신세계 정유경, GS 허태수에 ‘판정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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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정유경, GS 허태수에 ‘판정패’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1.08.2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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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시장에 나온 국내 1위 보톡스 업체 ‘휴젤’, GS그룹 품으로
휴젤 인수전에 적극 뛰어들었던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사장(오른쪽)이 GS그룹 허태수 회장에게 판정패했다. /사진=각 사
휴젤 인수전에 적극 뛰어들었던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사장(오른쪽)이 GS그룹 허태수 회장에게 판정패했다. /사진=각 사

M&A(인수합병)로 회사 덩치를 키우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켰던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최근 공들여온 ‘휴젤’ 인수전에서 GS그룹 허태수 회장에게 패했다.

2001년 설립된 휴젤은 국내 1위 보톡스 업체로,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50%를 넘어섰다. 2010년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보툴리눔 톡신 개발에 성공했으며 2015년 기업공개(IPO)했다. 2017년엔 공동 설립자 가운데  한 곳인 동양에이치씨가 지분을 베인캐피털에 9275억원에 매각했다. 지분 매각을 통해 투자금 회수 절차에 나선 베인캐피털은 최근 휴젤을 매물 시장에 내놨다.

매물로 나온 휴젤에 가장 먼저 눈독을 들인 곳이 신세계백화점이다. 휴젤 인수전에는 신세계백화점의 정유경 총괄사장이 적극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유경 사장은 10년 전부터 뷰티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정 사장은 2012년 색조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를 인수한 데 이어 2016년에 화장품 편집숍 브랜드 ‘시코르’, 2018년 자체 스킨케어 전문 브랜드 ‘연작’ 등을 잇따라 론칭했다. 2020년에는 스위스 뷰티 브랜드 ‘스위스퍼펙션’을 인수하면서 뷰티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에 질세라 GS그룹도 휴젤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휴젤을 둘러싼 인수전이 후끈거렸다.

GS그룹이 휴젤 인수전에 뛰어든 것은 신성장동력 확보 차원이다. GS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GS칼텍스, GS에너지 등 정유 업종의 성장성이 한계에 봉착한 데다 세계적으로 탈탄소 사회를 지향하고 있어 미래 먹거리 사업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허태수 회장 체제가 들어선 뒤 본격적인 사업다각화에 시동을 걸면서 휴젤 인수전도 적극 추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휴젤 인수전 승자는 GS그룹에게로 돌아갔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GS컨소시엄은 이날 베인캐피털의 지분 42.9%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컨소시엄은 GS그룹과 국내 사모펀드 IMM인베스트먼트가 공동 출자한 해외법인 SPC, 아시아 헬스케어 투자 펀드 CBC 그룹, 중동 국부펀드 무바달라(Mubadala)로 구성돼 있다.

매각 대금은 1조7240억원이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인수합병 중 역대 최고 거래 금액이다. 이로써 GS그룹은 출범 후 처음으로 의료바이오 사업에 진출하게 됐다.

GS는 이번 투자를 통해 보톨리눔 톡신 및 히알루론산 필러 관련 글로벌 시장과 미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국내외 보톨리눔 톡신 및 히알루론산 필러 시장의 생태계 확장에 주력하기로 했다.

또 의료바이오 시장 확대를 통해 기존의 산업바이오 사업과 시너지를 추구하며, 친환경 그린바이오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해 GS그룹의 바이오 사업 플랫폼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GS그룹 관계자는 “휴젤에 대한 지분 투자는 의료바이오 사업 진출에 대한 초석으로 의미가 있다”며 “기존의 산업바이오 사업뿐 아니라 친환경 그린바이오 등 GS그룹의 바이오사업을 다각화하는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또 글로벌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도 마련한 셈”이라고 말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휴젤은 국내외 수많은 바이오기업 가운데 검증된 제품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향후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며 “GS그룹의 바이오사업을 다각화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육성해 미래 신사업인 바이오사업을 더욱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휴젤 관계자는 “다양한 바이오 사업을 전개 중인 GS그룹과 헬스케어 분야에서 다양한 성공 사례를 갖춘 IMM인베스트먼트는 물론, 아시아 최대 바이오 및 헬스케어 전문 투자 펀드인 CBC그룹과 무바달라와의 유기적인 시너지를 통해 세계 메디컬 에스테틱 시장에서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 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휴젤은 중국, 동남아, 중동, 러시아, 라틴아메리카 등 28개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과 유럽을 필두로 한 전 세계 31개국 HA필러 시장에 진출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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