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게 웃는 게 아냐’… 지금 떨고 있는 은행장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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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게 웃는 게 아냐’… 지금 떨고 있는 은행장님들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01.29 1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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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기업은행 제재심’ 결정 연기… 제재 대상 ‘신한·하나·우리은행’ 경영진 촉각
신한·하나·우리은행의 전현직 경영진이 라임펀드 판매와 관련해 대거 금융당국 제재 대상에 올라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도진 전 기업은행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 지성규 하나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사진= 각 은행
신한·하나·우리은행의 전현직 경영진이 라임펀드 판매와 관련해 대거 금융당국 제재 대상에 올라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도진 전 기업은행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 지성규 하나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사진= 각 은행

금융감독 당국이 라임펀드와 디스커버리펀드 판매로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입힌 김도진 전 기업은행장에 대한 중징계를 확정하지 못하면서 은행권의 긴장감이 더해지고 있습니다. 김 전 행장의 징계 결과가 문제의 사모펀드를 판매한 나머지 7개 은행들 제재 수위의 ‘가늠자’인데 미뤄졌기 때문입니다.

이들 가운데 신한·하나·우리은행의 경우 현직 회장과 은행장이 제재 사정권에 있습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 지성규 하나은행장, 위성호 흥국생명 부회장(당시 신한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등입니다. 특히 손 회장과 함 부회장의 경우 1년 전에도 DLF 사태로 중징계를 받은 바 있어 징계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어제(28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및 중소기업은행에 대한 부문검사 결과 조치안을 상정, 심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습니다. 금감원은 “법률관계인을 포함한 회사 측 관계자들과 (금감원) 검사국의 진술, 설명을 충분히 청취하면서 심의를 진행했다”라며 “그 결과 다음달 5일 다시 회의를 속개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습니다.

라임펀드 판매로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입힌  기업은행에 대한 금감원 제재심 결정이 다음 주로 미뤄졌다.
라임펀드 판매로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입힌 기업은행에 대한 금감원 제재심 결정이 다음 주로 미뤄졌다.

이번 제재심 결정이 미뤄진 것은 양쪽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입니다. 당국이 내부통제 부실 등 책임 규명에 주력한 반면, 은행은 투자자 피해 구제 노력 등을 내세워 적극 방어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6월부터 약 한 달에 걸친 현장검사를 통해 기업은행의 라임·디스커버리펀드 판매 실태를 점검했습니다.

그러면서 펀드 당시 CEO로 재직했던 김도진 전 행장을 제재 대상에 포함하는 한편, 이달 초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 경고’를 미리 알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금융회사 임원 제재는 ▲해임 권고 ▲직무 정지 ▲문책 경고 ▲주의적 경고 ▲주의로 분류되는데, 문책 경고 이상의 징계를 받으면 3~5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됩니다.

은행권은 다음 주 속개하는 제재심에서 김 전 기업은행장의 중징계가 나올 경우, 다른 곳도 중징계가 불가피할 것으로 봅니다. 기업은행이 294억원어치를 판매한 라임펀드만 봐도 우리은행이 3577억, 신한은행 2769억, 하나은행이 871억원어치 팔았기 때문입니다. 이밖에 부산은행 527억, 경남은행 276억, 농협은행 89억, 산업은행이 37억원어치의 펀드를 팔았습니다.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에 대한 감독 책임론에 휩싸인 금감원이 지난 21일 자산운용 담당 조직을 대폭 보강했다. /자료=금융감독원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에 대한 감독 책임론에 휩싸인 금감원이 지난 21일 자산운용 담당 조직을 대폭 보강했다. /자료=금융감독원

금감원은 다음 달과 3월에 기업은행 외에 신한·하나·우리은행에 대한 제재심을 잇따라 개최할 예정입니다. 라임펀드를 판매한 신한·우리은행의 경우에는 빠르면 다음 달 18일이나 25일 열릴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여기서 DLF 사태로 이미 문책 경고를 받은 손태승 회장과 함영주 부회장이 추가 중징계를 받을 경우 경영 부담이 상당히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하나금융의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함 부회장의 경우 이번 제재심이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은행권에서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연임을 조심스레 점치는 이유입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이번 제재심에서 CEO 중징계가 나온 뒤 금융당국과 금융사간 법적 분쟁이 또 다시 발생할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DLF 사태에 대한 금감원의 중징계가 내려졌을 때, 손 회장과 함 부회장은 법원에 행정소송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습니다. 이어 법원이 인용하면서 손 회장은 연임에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금감원은 다음 주 기업은행에 대한 제재심을 속개합니다. 앞서 언급한 6명의 은행장들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긴 일주일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라임펀드 판매와관련한 제재심 결정이 미뤄지면서 감독당국에 대한 비난여론이 거세다. 사진은 윤석헌 금감원장. /사진=금융감독원
라임펀드 판매와관련한 제재심 결정이 미뤄지면서 감독당국에 대한 비난여론이 거세다. 사진은 윤석헌 금감원장. /사진=금융감독원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가재는 게 편’이라며 당국의 눈치 보기와 감독 소홀을 성토하고 있습니다,

“정말 금감원은 금융소비자와 금융기관에서 중립을 지켜야 하는데...이것들은 소비자와 은행 중에서 편 들라면 무조건 은행 쪽이다.. 진정서 내도 그렇고...정말 웃기는 상전 역할하고 있다. 은행 업무는 X도 모르면서...철밥통들” “은행과 금감원 유착 더 이상 안된다” “정치입김에 놀아나 고졸 신화, 여성 지점장 선발 이런 걸로 정책기조에 맞춰 놀아나는 임원진의 당연한 말로인 듯” “바꿔라 바꿔” “금융범죄는 미국처럼 징역 20년 이상”.

“결론을 못내는 이유는 여기저기 눈치 보는 것 때문 아니니... 규정과 법과 원칙대로 해라..아니면 어짜피 같은 편이니까.. 눈치 보는 거니” “퇴직하고 끈 떨어진 행장에게 제재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관리감독 소홀한 금감원부터 징계해야한다. 대형 금융사고에 늘 뒷북치고 책임은 전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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