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도 주가도 ‘꼴찌’… 우리금융 주주 물 먹인 라임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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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도 주가도 ‘꼴찌’… 우리금융 주주 물 먹인 라임사태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1.03.10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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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기순이익 최하위, 주주 배당·배당성향 ‘반토막’
주가도 1만원 밑돌며 상장 2년 만에 34%나 증발
사진=우리금융그룹
사진=우리금융그룹

국내 4대 금융지주사(신한·KB·하나·우리)의 배당 계획이 마무리된 가운데 우리금융지주의 주당배당금이 꼴찌를 기록했습니다. 라임펀드 사태에 따른 실적 하락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여기에 주가도 1만원 언저리에서 헤매며 지지부진한 행보를 보이고 있어 주주들은 마음이 편치 못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본지가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각 금융지주사의 주당 배당금은 KB금융이 1770원으로 가장 많고, 신한금융 1500원, 하나금융이 1350원을 책정한 가운데 우리금융은 이보다 훨씬 적은 360원으로 꼴찌를 기록했습니다. 우리금융의 주당 배당금은 2019년 700원에 비하면 반토막 수준으로 확 줄었습니다.

주주 배당이란 기업이 1년간 발생한 수익의 일부를 지분에 따라 배분하는 것으로, 당기순이익과 전체 주식수, 배당성향 등에 따라 결정되는데요. 우리금융의 경우는 당기순이익은 가장 적지만 전체 주식수는 가장 많아 주주 배당금이 가장 적게 책정된 것입니다.

실제로 각 사의 당기순이익을 살펴보면 지난해 연결기준 신한금융의 당기순이익은 3조4980억7600만원, KB금융 3조5022억8100만원, 하나금융 2조6848억7800만원, 우리금융 1조5152억4900만원으로 4대 금융지주 중 우리금융이 가장 낮은 수익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대비 증감비율은 신한금융 -4%, KB금융 5.7%, 하나금융 25.5%인데 반해 우리금융은 -25.6%로 막대한 손실이 발생했는데요. 우리금융의 이 같은 손실은 다른 지주사들에 비해 증권사나 보험사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추지 못한 이유도 있지만, 지난해 라임사태의 영향이 큰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입니다.

우리금융은 이러한 실적에 따라 총 배당금도 4대 금융사 중 가장 적은데요. 신한금융의 배당금 총액은 8038억원, KB금융 6897억원, 하나금융 3936억원, 우리금융 2600억원이 책정됐습니다. 우리금융의 배당금 총액은 주당 배당금이 반토막 나면서 총 배당금 역시 2019년 5506억원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입니다.

여기에 우리금융은 다른 금융지주사에 비해 전체 주식수도 월등히 많은 관계로 같은 규모의 이익을 냈더라도 주주들에게 배당되는 금액은 적은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요.

실제로 각 금융지주사의 전체 주식수를 보면 하나금융 3억24만2062주, KB금융 4억1580만7920주, 신한금융 5억1659만9554주, 우리금융 7억2226만7683주로, 우리금융의 주식수가 타 금융지주사에 비해 훨씬 많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의 주당 배당금도 최하위를 기록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죠.

우리금융지주 10일 주가 현황
우리금융지주 10일 주가 현황

주가 또한 지지부진한 행태를 보이며 주주들을 더욱 울상 짓게 합니다. 첫 상장일인 2019년 2월 13일 1만5300원(종가기준)으로 출발한 우리금융 주가는 다음날 1만6000원으로 최고가를 나타낸 이후 계속 내리막길을 걷다가 지난해 3월 23일에는 6560원까지 추락했습니다. 이후 점차 회복세를 보이며 8000~9000원대를 유지하다가 9일 1만100원으로 마감했습니다. 2년 만에 34%나 빠진 것입니다. 10일에는 장중 9830원까지 하락하며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반면 신한금융은 9일 종가 기준 전 거래일보다 1.84% 오른 3만5900원에 장을 마감했으며, KB금융 5만2600원(+5.31%), 하나금융 4만850원(+2.25%)에 거래됐습니다. 우리금융 주가는 4대 금융지주사 중 가장 높은 KB금융에 비해 무려 5분의 1 수준으로, 꼴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은행은 배당성향 역시도 신한 22.7%, KB 20%, 하나 20%보다 낮은 19.8%에 머물렀는데요. 물론 이는 앞서 금융위원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에 대응해 올해 6월까지 배당을 순이익의 20% 이내로 제한하라고 권고한 수치를 따른 것입니다. 신한금융만이 당국의 권고를 어기고 배당성향을 높게 책정한 것입니다. 우리금융의 2019년 배당성향은 27%로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높았습니다.

우리금융은 “이번 배당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손실흡수 능력을 확충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한편 권광석 우리은행장의 임기 1년 연장 결정을 두고 금융권에서는 그 배경에 라임사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라임사태로 손태승 회장이 직무정지 상당의 중징계를 통보받은 등 라임사태와 관련한 분쟁 조정 절차와 금융당국 제재 등을 앞둔 상황에서 은행장까지 교체할 경우 안정적인 조직 운영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인 것입니다.

사실 권 행장 임기 중인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조3073억원으로 전년 1조5271억원 대비 10.3% 줄었지만 우리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실적개선에 실패한 행장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고 임기 연장을 용인한 것이라는 해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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