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율 공개, 감산 딜레마’ 빠진 삼성전자, 주가도 빠졌다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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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율 공개, 감산 딜레마’ 빠진 삼성전자, 주가도 빠졌다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3.04.0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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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종목, 감산 따른 하반기 실적개선 기대… 4월 첫날은 나란히 하락 마감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금투업계 전문가들은 우리 반도체기업들의 실적이 하반기에는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금투업계 전문가들은 우리 반도체기업들의 실적이 하반기에는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수율 공개는 원가 공개나 마찬가지인데 이참에 공정까지 화끈하게 보여주고 마이크론 좋은 일 시킬 듯. 땅 주고 일본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 좋은 일 시켜주는데 하물며 미국 업체는 더 말해 무얼 하겠나. 명불허전 국제 호구답다.” -twin****

지난 31일, 미국 정부가 <반도체과학법> 보조금 신청 기업에 재무·영업 정보가 담긴 파일을 제출하라며 압박에 나섰다는 소식에 한 누리꾼의 반응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우리 반도체기업이 보조금을 받으려면 ‘수율’ 등을 내놓으라는 것입니다. 수율은 ‘결함이 없는 합격품의 비율’로, 반도체 제조 경쟁력의 핵심 지표이자 영업기밀로 꼽힙니다.

미국 반도체 공장 건설 기업에 대한 투자 보조금 신청이 시작된 가운데, 우리 반도체기업들의 실적이 하반기에는 나아질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이에 따라 이들 기업의 미래 주가에도 먹구름이 걷히고 있습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의 목표주가가 잇따라 상향됐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앞줄 맨오른쪽)이 지난해 10월 광주광역시의 협력사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앞줄 맨오른쪽)이 지난해 10월 광주광역시의 협력사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먼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보면, ▲신한투자증권(7만→8만2000원) ▲IBK투자증권(7만→8만원) ▲NH투자증권(7만2000→7만9000원) ▲SK증권(7만5000→8만원) ▲키움증권(7만3000→7만8000원) 등 지난달 22일부터 최고 8만2000원까지 올랐습니다. 이러한 흐름 뒤에는 올해 반도체 경기가 상반기에 저점을 형성할 것이라는 인식이 자리합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삼성전자는 상당한 규모로 감산을 진행 중”이라며 “D램 재고가 많이 쌓여 이를 만회하기 위해 감산 수준을 확대할 것으로 예측된다”라고 내다봤습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도 “자연 감산 및 생산공정 최적화에 따라 오는 3분기 재고 감소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라고 가세했습니다.

과거 반도체 감산은 주가 바닥의 신호가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2015~2016년 삼성전자가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량을 10~30% 줄이자, 2016년부터 3년간 반도체 종목 주가는 슈퍼 사이클로 이어졌습니다. 이에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 바닥에 대한 인식이 확산하면서 올해 하반기 실적은 상반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예상했습니다.

삼성전자와 함께 SK하이닉스도 3분기부터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사진=SK하이닉스
삼성전자와 함께 SK하이닉스도 3분기부터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사진=SK하이닉스

금투업계는 삼성전자와 함께 SK하이닉스(000660)도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49% 감소한 3조9600억. 영업손실은 4조200억원으로 시장 전망치를 하회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메모리 업체의 공격적인 저가 출하 전략이 업황 부진을 심화했다”라는 것입니다.

도 연구원은 다만 “메모리 가격 하락 추세가 지속됨에 따라 SK하이닉스의 실적 부진은 올해 2분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3분기부터 실적 반등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재고 수준이 2분기부터 감소하고 감산이 진행 중인 점이 긍정적”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1만7000원을 유지했습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뉴스에 팔아라’는 투자 격언을 잊지 말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이어 장기 투자론을 놓고서는 갑론을박을 펼칩니다.

“희한한 건, 바로 이런 신호 나왔다고 할 때부터 빠지더라구” “빠져야 니들이 파는 거 사서 목표치까지 올리고 이득 보니까” “1분기 실적 최악이라 더 빠질 예정. 오늘부터 시작인 듯” “주식을 바로 앞만 보고 사니까 계속 꼬라박지. 최소 5~10년은 생각하고 사 모아야지. 반도체 호황기는 다시 온다” “X소리 작작 하고 너나 5년 10년 사놔. 주식은 그냥 묻어두라는 X소리 하는 것들 너 같은 호구 덕에 오늘도 단타로 수백억씩 벌어가는 중이거든. 그냥 둘 거면 땅을 사라”.

4월 첫날인 3일 삼성전자(위)와 SK하이닉스 주가는 나란히 하락했다. /자료=한국거래소
4월 첫날인 3일 삼성전자(위)와 SK하이닉스 주가는 나란히 하락했다. /자료=한국거래소

한편 누리꾼들의 예언처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나란히 하락했습니다. 이날 삼성전자는 1.41% 하락한 6만3100원, SK하이닉스는 1.58% 빠진 8만72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이 1분기 최대 4조원대 영업손실을 낼 수 있다는 전망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 실적 발표일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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