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율’ 보니… 자동차 보험료 내려라 vs 못 내린다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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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율’ 보니… 자동차 보험료 내려라 vs 못 내린다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3.09.22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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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손보사 8월까지 손해율 77.76%, 보험료 인하 여지 ‘80%’ 밑돌아… 중소형사는 ‘난색’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누리꾼들은 과점상태에 있는 자동차보험시장 아래에서 보험료 인하를 놓고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누리꾼들은 과점상태에 있는 자동차보험시장 아래에서 보험료 인하를 놓고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잠자는 돈 98억3508만원 찾아가세요.”

보험료를 결정하기 위한 요율, 즉 보험요율을 산출하는 보험개발원이 자동차보험 가입자들에게 당부하는 말입니다. 지난해 말 기준 100억원에 가까운 휴면보험금 미지급 건수는 모두 11만468건입니다. 금액으로 1년 새 38.3% 늘어난 것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보험료를 더 내 돌려받는 과납 보험료 환급도 최근 3년간(2020~2022년) 1452건에 8485만원이었습니다.

이처럼 손해보험회사에 쌓이는 자동차보험 휴면보험금이 급증하는 가운데, 보험료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5대 손보사(삼성화재·현대해상·DB·KB·메리츠손해보험)의 1~8월 누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77.76%로 집계됐습니다. 1년 전보다 0.6%p 악화했으나, 손보사가 이익을 보는 ‘80% 아래’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회사별 손해율은 ▲삼성화재 78.1 ▲현대해상 77.8 ▲DB손해보험 77.7 ▲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각 77.6% 순입니다. 1년 전보다 삼성화재는 0.3%p 늘었고, 현대해상은 0.6%p 줄었습니다. 또 같은 기간 DB·KB손보와 메리츠화재는 각각 0.7, 0.4, 1.3%p 증가한 것입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의 보험료 인하 압박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상반기 자동차보험 시장의 점유율을 보면 대형 손보사들(삼성화재·현대해상·DB·KB손보)의 점유율이 85.2%를 차지, 과점 구조가 깊어지고 있다. /자료=금융감독원
상반기 자동차보험 시장의 점유율을 보면 대형 손보사들(삼성화재·현대해상·DB·KB손보)의 점유율이 85.2%를 차지, 과점 구조가 깊어지고 있다. /자료=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은 지난 11일 상반기 자동차보험 사업실적을 내놓으면서 “하반기 손해율이 상반기처럼 안정적으로 유지될 경우, 영업실적을 기초로 해 보험료 조정, 보상기준 합리화 등 제도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올해 초 2~2.5%의 보험료를 내린 대형 손보사들을 중심으로 추가 인하가 예상되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손보업계는 자동차 보험료 인하에 대해 난색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엿새에 달하는 추석 연휴 기간 차량 운행이 늘면 사고 가능성이 커지는 데다, 11~12월에는 폭설과 빙판길 등 계절적 요인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손해율이 80, 90%대로 높은 중소형·비대면 손보사들로서는 시장의 과점 구조가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걱정합니다.

상반기 기준 중소형·비대면 손보사들의 손해율은 한화(79.3%)와 롯데(79.1%)를 제외하고 모두 80%를 넘고 있습니다. 회사별로는 ▲엠지 96.5 ▲흥국 86.7 ▲악사 89.4 ▲하나 89.7 ▲캐롯 97.9%입니다. 이들 보험사의 손해율이 안정적이지 않은 이유는 자동차보험 물건이 적은 데다, 대형사에서 거절한 물건을 인수하게 되면 손해율이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이익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없으니 작은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을 섣불리 확대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형사들에는 ‘부익부’인 반면 중소형사들은 ‘빈익빈’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어쨌든 내년 총선까지 앞둔 상황에 손해율 추이만 지켜보고 있는 당국 앞에서 작은 손보사들의 속앓이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손보업계는 길어진 추석 연휴 등을 이유로 들며 자동차 보험료 인하에 대해 난색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손보업계는 길어진 추석 연휴 등을 이유로 들며 자동차 보험료 인하에 대해 난색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자동차 보험료 인하를 놓고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습니다.

“다른 걸로 많이 벌잖아. 모든 상품이 다 성공해야 하나”(volp****) “중, 소 보험사는 어떡하고”(ijb1****) “그래봐야 100프로 안 넘기면 이익 난 건데? 꼭 지금 당장 손해 난 거처럼 기사 쓰는 건 보험사”(soni****) “중.소형, 신생 회사들은 손해율이 높은데 죽으라는 이야기인가. 자율경쟁 시장에서 이래라 저래라 하는지 알 수가 없다”(ijb1****) “정형외과. 한의원이랑 짜고 치는 보험사기 나이롱 환자들만 잡아내도 보험료 30% 인하는 가능”(choi****).

보험개발원은 누리집에 ‘과납 보험료 및 휴면보험금 통합조회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자료=보험개발원
보험개발원은 누리집에 ‘과납 보험료 및 휴면보험금 통합조회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자료=보험개발원

한편 보험개발원은 누리집에 ‘과납 보험료 및 휴면보험금 통합조회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자동차보험 계약자가 간단한 본인 인증을 거치면 돌려받을 보험료가 있는지와 함께 환급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이 밖에 금감원의 금융소비자 정보 포털 ‘파인(FINE)’에서도 보험료와 보험금 환급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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