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주의보 내렸는데… ‘국장 기업’ 믿고 투자할까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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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주의보 내렸는데… ‘국장 기업’ 믿고 투자할까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3.05.18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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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코스닥 상장사 1분기 영업이익 반 토막… 경기 민감 업종 2분기도 실적 개선 힘들 듯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5년 6개월여 전인 2017년 10월 30일 오전 11시 10분 코스피지수가 2500.63을 가리키고 있다. 전날(17일) 종가는 오히려 이보다 낮은 2494.66포인트였다. /사진=이미지투데이
5년 6개월여 전인 2017년 10월 30일 오전 11시 10분 코스피지수가 2500.63을 가리키고 있다. 전날(17일) 종가는 오히려 이보다 낮은 2494.66포인트였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뭐 때문에 영국까지 가서 거래하냐. 국내 주식이나 잘해라. 탄력 있는 거 엄청 많다” “국내 주식이 더 위험하다” “모든 증권사의 도덕성을 검증해야 합니다. 도덕 시험 문제 출제 후 일제 시험 실시. 60점 미만 퇴출”.

어제(17일) 금융감독원이 이른바 ‘서학개미’(해외주식 투자자)에게 유의사항을 안내하자 누리꾼들 반응입니다. 런던거래소에서 10영업일 동안 885만원어치의 주식을 사고팔았는데, 55만원의 수수료가 부과됐다는 것입니다. 이에 누리꾼들은 국내외 주식시장을 평가하며 갑론을박을 펼칩니다. 그러면서도 증권사들의 장삿속에 대한 비난은 잊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한 기업들의 올해 1분기 성적표는 어땠을까요.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코스닥시장에 상장한 12월 결산법인들의 올해 1~3월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년 새 반 토막이 되었습니다. 같은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각각 10.75, 24.77% 뛴 것을 감안하면, ‘동학개미’(국내주식 투자자)의 매수세가 더욱 놀랍습니다.

코스피시장 12월 결산법인 622개사의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52.7% 급감한 25조1657억원이었다.  /자료=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코스피시장 12월 결산법인 622개사의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52.7% 급감한 25조1657억원이었다. /자료=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먼저 코스피시장 12월 결산법인 622개사의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52.7% 급감한 25조1657억원이었습니다. 매출액은 697조3744억원으로 5.69%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18조8424억원으로 57.6% 쪼그라들었습니다. 다만,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코스피 상장사의 영업이익 감소 폭은 37.4%로 낮아집니다.

삼성전자 매출액 비중도 코스피 전체 상장사의 9.14%로 낮아졌는데, 1년 새 2.63%p 감소한 것입니다. 반면 삼성전자 주가는 이 같은 실적 부진에도 지난해 말 5만5300원에서 올해 3월 말 6만4000원으로 15.7% 올랐습니다. 다만 지난 3월 공시한 삼성전자 소액주주(지분율이 1% 미만)는 지난해 말 기준 581만3977명으로, 6개월 사이에 10만8716명 줄었습니다.

코스피 상장사 업종별로 보면, 증권사와 보험사 등 금융회사들의 영업이익 증가세가 두드러졌습니다. 금융업 42개사의 영업이익 합계는 15조3103억원으로, 1년 새 9.5% 증가했습니다. 특히 증권사 영업이익은 1조5886억원으로 28.1% 늘었고, 보험사 영업이익도 4조27억원으로 16.3% 불었습니다. 투자자들이 증권사 수수료 수익 등에 민감한 이유입니다.

올해 1분기 코스닥시장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은 1조9746억원으로, 1년 새 반 토막 수준인 45.0% 감소했다. /자료=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올해 1분기 코스닥시장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은 1조9746억원으로, 1년 새 반 토막 수준인 45.0% 감소했다. /자료=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코스피뿐 아니라 코스닥 상장 1402개사의 영업이익과 순이익 역시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1분기 코스닥시장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은 1조9746억원으로, 1년 새 반 토막 수준인 45.0%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2조7265억원으로 20.8% 줄었습니다. 다만 매출액은 45조20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7% 늘었습니다.

코스닥 상장사 업종별로 보면, 영업이익은 산업 전반적으로 감소했습니다. 운송장비 및 부품(자동차 등) 제조업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각각 23.4, 149.8% 증가했지만, 반도체·IT 부품 제조 중심의 IT 하드웨어 업종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6.0, 76.1% 줄었습니다. IT 실적 하락이 코스닥 상장사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금융투자업계는 반도체·정보통신(IT)·석유화학 등 경기 민감성이 높은 종목은 2분기에도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관건인 수출 회복에 먹구름이 낀 데다, 물가 상승과 금리 등 글로벌 불확실성도 여전하다는 것입니다. 다만, 경기 민감성이 낮은 필수소비재와 수주 잔액이 많은 조선·방위산업·자동차 등은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외화증권거래 약관에서는 국내 증권사의 책임 있는 사유 없이 예탁 보관의 지연 또는 불능이 발생하면 국내 증권사가 책임지지 않음을 명시하고 있다. /자료=금융감독원
외화증권거래 약관에서는 국내 증권사의 책임 있는 사유 없이 예탁 보관의 지연 또는 불능이 발생하면 국내 증권사가 책임지지 않음을 명시하고 있다. /자료=금융감독원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나름대로 우리나라 증시를 평가하면서도 서로서로 신중한 투자를 당부하고 있습니다.

“이익 대비 고평가 구간이라고 얼마 전 OO투자증권 보고서 나왔습니다. 산적한 난제들까지 감안하면 보수적 접근이 합리적일 듯함!” “요즘 장이 실적과 관계가 있었나요. 이차전지를 보나 로봇주를 보나 삼성전자를 보나 보다보다 요즘 장 같은 X판 도박장 첨 봅니다. 실적과 관계없는” “조만간 2000 무너진다. 기다려라, 기회가 곧 온다. 지금 들어가면 호구 잡히는 거다” “언젠 실적 좋다고 급등했나? 매번 반대로 움직이더만” “경기순환주는 고per(저실적)에 사서 저per(고실적)에 팔아라. 2023년 한국 시장은 아직까지 거대한 경기순환주 덩어리라고 보면 된다. 미래는 모르지만”.

한편 금감원은 해외주식에 투자할 때, 외화증권거래매매계좌 약관에 기재된 위험성과 증권사 책임 범위를 충분히 이해하고 계약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미국 주식의 경우 상한가와 하한가가 없지만, 예상치 못하게 변동성이 커지면 ‘트레이드 홀트’(Trade Halt) 등 해당 종목 매매가 제한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 주식배당이나 주식분할 등 권리 내역이 발생한 해외주식 종목이 현지에서 거래 중이라도 국내 반영까지 시간이 걸려 매매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해외주식 거래 수수료도 주문 체결에 드는 비용 등이 증권사나 국가별로 다를 수 있고, 일부 나라에서는 건별 최소 수수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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