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제보로 주가조작 사태 파악한 김주현, 해외 출장 간 이복현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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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제보로 주가조작 사태 파악한 김주현, 해외 출장 간 이복현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3.05.12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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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장 대응 아니라는 김 위원장 “CFD 계좌 3400개 전수조사”… 이 원장은 피감기관장들과 IR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지난 3월 31일 열린 김주현 금융위원장(오른쪽)과 금융지주 회장단 간담회에 이복현 금감원장이 예정과 달리 참석했다. /사진=금융위원회
지난 3월 31일 열린 김주현 금융위원장(오른쪽)과 금융지주 회장단 간담회에 이복현 금감원장이 예정과 달리 참석했다. /사진=금융위원회

“7만명이 8000억원 정도를 손해를 봤는데, 1년여 전부터 벌써 시중에 소문이 나고 제보도 들어가고 다 들어갔는데도 금융위는 아무것도 몰랐다는 말이냐.”

#1. 어제(11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박재호 의원이 김주현 금융위원장을 향해 되물은 내용입니다. 이날 김 위원장은 SG증권발 주가조작 사태에 대해 “사실 언론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제보받은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 위원장은 한술 더 떠 “이런 속도감 있는 조사는 사례가 없다”라며 “대응이 늦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전혀 공감이 안 된다”라고 항변했습니다.

“SG발 주가조작 사태가 심각한데 통보도 없이 나간 것은 굉장히 유감이다. 이런 시기에 꼭 나갔어야 했는지 의문스럽다.”

#2. 같은 날, 같은 장소. 백혜련 정무위원장이 불출석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을 가리킨 말입니다. 이 원장은 윤종규 KB금융, 함영주 하나금융,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원종규 코리안리, 홍원학 삼성화재 대표 등과 해외 기업설명회를 진행 중입니다. 김종민 의원이 “피감독기관장들과 나간 것은 아주 부적절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이 이유입니다.

CFD 이용 개인 투자자 지정 현황. /자료=이용우 의원실(금융투자협회 제공)
CFD 이용 개인 투자자 지정 현황. /자료=이용우 의원실(금융투자협회 제공)

SG증권발 주가조작 사태로 금융당국 수장들의 행태가 도마에 오른 가운데, 사태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차액결제거래(CFD)를 이용하는 개인투자자가 2만7000명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12일 이용우 의원이 금융투자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CFD를 이용하는 개인투자자는 2만7584명이었습니다.

2016년 교보증권이 처음 도입한 CFD 이용자는 ▲2019년 3331명 ▲2020년 1만1623명 ▲2021년 2만3813명 ▲지난해 2만7386명으로 증가 추세입니다. 도입 당시 고위험에 전문투자자만 이용할 수 있는 등 진입 장벽이 높았지만, 2019년 11월 금융투자상품 잔액 기준이 5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대폭 하향되면서 이용자가 급증했습니다.

여기에 증권사들이 거래 수수료를 낮추는 등 고객 유치 경쟁에 나서면서 투자 수요도 늘었습니다. 이에 따라 CFD 거래 잔액도 ▲2019년 1조2000억원 ▲2020년 4조7000억원 ▲2021년 5조4000억원 ▲지난해 2조3000억원 ▲올해 2월 말 기준 3조500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이용우 의원은 “CFD는 고위험 상품으로 전문투자자만 거래할 수 있는데 금융위원회가 요건을 완화하면서 개인 전문투자자 규모를 무분별하게 양산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금융위의 무분별한 규제 완화가 사태를 키운 것”이라며 “예견되었던 사태인 만큼 금융당국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레버리지 상품인 CFD는 수익도 손실도 눈덩이지만, 특정 종목에 물량이 얼마나 쌓였는지 투자자는 전혀 모르는 구조다. /자료=금융감독원
레버리지 상품인 CFD는 수익도 손실도 눈덩이지만, 특정 종목에 물량이 얼마나 쌓였는지 투자자는 전혀 모르는 구조다. /자료=금융감독원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당국의 뒷북 대응을 질타하며 기관 폐지론까지 주장하고 있습니다.

“국무총리도 신문 보고 알고 금융위원장도 언론제보로 알고~~ 급여는 왜 받니?” “외인보다 X관(기관) 연기금 비정상적인 공매도 치는 건 안보이냐? 그놈의 모니터링은 언제까지 할 건데. 언론에서 보도해야지 신경 쓴다? 금감원 금융위는 뭐 하자는 건지. 기능도 못 하는 정부 금융기관 이참에 그냥 없애라”.

“증시에 시세 조정, 주가조작 되고 있는 종목들이 눈에 선하게 넘쳐나는데 그걸 언론에서 제보해야 안다는 건 관련 부처의 직원들 모두 월급루팡이란 얘기지” “아 뭔 경제 수사했다고 회계사 자격증 있다고 금감원장을 앉히냐. 사실상 금융 대통령 기세더만. 금융위원장 한은총재 존재감을 덮고” “금감원장이 해외투자 유치하는 자리냐”.

법무법인 원앤파트너스는 SG증권과 CFD 계약을 맺은 키움증권 등 증권사들을 상대로 집단소송 원고를 모집한다고 알렸다. /출처=법무법인(유)원앤파트너스 누리집
법무법인 원앤파트너스는 SG증권과 CFD 계약을 맺은 키움증권 등 증권사들을 상대로 집단소송 원고를 모집한다고 알렸다. /출처=법무법인(유)원앤파트너스 누리집

한편 김주현 위원장은 전날 국회 정무위에서 “CFD 계좌 3400개를 전수조사하는 등 기획 테마 조사를 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개인 전문투자자가 95%를 차지하고 있다는 걸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보고 있다”라며 “신청받고 승인받는 과정, 전문투자자 요건에 이르기까지 전부 들여다보겠다”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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