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포스코에도 밀린 롯데… 재계 순위 6위로 하락”
지난달 25일,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대기업집단 순위가 나오자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집니다. 2010년부터 5위를 지켰던 롯데가 포스코에 자리를 내준 데 대한 반응입니다. 일본기업이냐, 아니냐부터 월급이 짜다는 등 롯데에 대한 반감이 대부분입니다. 재계 톱5에서 밀려난 롯데가 빚이 많은 기업집단으로는 삼성을 제치고 톱3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랜드와 카카오 등 7개 기업집단(계열)이 ‘주채무계열’에 새로 편입됐습니다. 주채무계열이란 <은행업감독규정>에 따라 빚이 많은 계열을 주채권은행으로 하여금 통합 관리하게 하는 제도를 뜻합니다. 금감원은 해마다 주채무계열을 지정하는데, 새로 포함된 기업집단은 지난해 빚이 많이 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전체 주채무계열 38곳 가운데 올해 새로 지정된 계열은 ▲이랜드 ▲카카오 ▲태영 ▲현대백화점 ▲한온시스템 ▲DN ▲엘엑스(LX)입니다. 반면 동국제강은 제외됐습니다. 주채무계열 선정기준은 지난해 말 총차입금이 2조717억원 이상이면서, 은행권에 진 포괄적 빚인 신용공여액이 1조2094억원 이상인 기업집단입니다.
빚이 많은 이들 주채무계열은 계열사 간 지급보증을 통한 신규여신 취급이 불가능하게 되고 기존에 있던 지급보증도 해소해야 합니다. 또 채권은행으로부터 재무구조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평가 결과 미흡한 계열은 부채를 줄이고 수익성을 높이는 재무구조개선 약정 등을 맺어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합니다.
신규 지정 주채무계열을 보면 LX의 경우 LG 계열에서 친족 분리돼 독립된 기업집단을 형성했으며, 카카오·현대백화점·DN 등은 기업 인수합병(M&A)을 비롯한 투자 확대를 위한 차입이 증가한 데 따른 것입니다. 이와 달리 주채무계열에서 이름을 지운 동국제강은 영업흑자 등에 따른 차입금 상환으로 총차입금 선정기준에서 벗어났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말 38개 주채무계열의 은행권 신용공여액과 총차입금은 각각 322조6000억, 609조7000억원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상위 5대 계열의 신용공여 잔액과 총차입금은 각각 158조7000억, 339조5000억원으로, 1년 새 14.8, 6.1% 늘었습니다. 이들 5대 계열이 주채무계열 전체 신용공여 잔액과 총차입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49.1, 55.7%에 달했습니다.
올해 상위 5대 주채무계열은 총차입금 기준으로 ▲현대차 ▲SK ▲롯데 ▲삼성 ▲LG 순입니다. 삼성(3→4위)과 롯데(4→3위)가 1년 새 자리를 맞바꿨습니다. 38개 주채무계열의 주채권은행을 보면 ▲우리은행(11개) ▲산업은행(10개) ▲하나은행(8개) ▲신한은행(6개) ▲국민은행(2개) ▲SC제일은행(1개) 등 모두 6곳입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특정 기업을 가리키며 방만한 경영을 지적합니다. 아울러 기업들의 사회 환원을 환기하고 있습니다.
“대기업들 국민들이 맡긴 돈 가지고 사업해서 돈 벌면 사회에 많은 환원을 해야 하는데 지들배만 채운다. 은행들도 마찬가지다” “상여금파티 하지 말고 부채상환부터 하자” “OOO는 제조업도 아닌데 빚 얻어서 뭐 한 거야?” “무능한 OOOOO 경영진 빚은 빚대로 늘고 성과는 미미하고 물러나야 될 거 같은데 물러나지도 않네”.
“와~~ 국내 선두 그룹 모두가 부실하군~~ 이거 또 IMF 구제금융 가야 할 것 같네” “자본주의는 빚에 따른 이자로 돌아가는 세상인데 빚을 못 갚으면 당연히 파산하는 것이 이치이다. 국가는 파산에 대한 적정한 처리를 관여하는 것이다. 빚을 질 수 있는 능력과 그 빚으로 사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 능력으로 자본주의 세상은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