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터졌는데 왜 비트코인이 오를까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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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터졌는데 왜 비트코인이 오를까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2.03.02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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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포털 지식검색 서비스에 가상화폐 전망을 묻는 질문이 늘고 있다. /사진=네이버 갈무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포털 지식검색 서비스에 가상화폐 전망을 묻는 질문이 늘고 있다. /사진=네이버 갈무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나는데 왜 코인 가격이 오르나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다음 날, 포털의 지식검색 서비스에 올라온 질문입니다. 궁금증처럼, 4500만원대까지 하락했던 비트코인 가격이 어제(1일) 하루에만 11% 넘게 뛰어 5000만원을 돌파했습니다. 러시아에 대한 금융제재가 본격화한 뒤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자 나타난 현상입니다. 난리통에 탈중앙 화폐인 코인의 몸값이 다시 오르고 있는 것입니다.

4개 원화거래 사업자와 20개 코인마켓 사업자가 제출한 통계 자료를 기초로 집계한 결과, 국내 가상자산 시장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55조2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자료=금융정보분석원
4개 원화거래 사업자와 20개 코인마켓 사업자가 제출한 통계 자료를 기초로 집계한 결과, 국내 가상자산 시장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55조2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자료=금융정보분석원

‘코인전쟁’. 가상화폐를 놓고 벌이는 전쟁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싸움이 코인전쟁으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가상자산(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첫 실태조사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조사 결과, 우리나라 경제활동인구 5명 가운데 1명이 가상화폐를 거래하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하루에 네 차례, 한 번에 75만원어치를 사고팔았습니다.

지난해 말 29개였던 가상자산 사업자(24개 거래업자, 5개 기타업자)는 지난달까지 33개로 늘었다. /자료=금융정보분석원
지난해 말 29개였던 가상자산 사업자(24개 거래업자, 5개 기타업자)는 지난달까지 33개로 늘었다. /자료=금융정보분석원

2일 금융정보분석원(FIU)의 <2021년도 하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가상자산 시장규모는 55조2000억원이었습니다. 시장별로는 원화마켓이 53조3000억원으로 96%, 코인마켓이 1조9000억원으로 4%를 차지했습니다. 이번 조사는 국내에 신고된 29개 가상자산 사업자(24개 거래업자, 5개 기타업자)를 집계한 결과입니다.

지난해 이들 가상자산 사업자를 이용한 사람은 모두 1525만명이었습니다. 다만 중복을 포함한 실제 거래에 참여한 이용자는 558만명이었습니다. 연령별로는 30대와 40대가 각각 174만, 148만명으로 58%를 차지했습니다. 이어 ▲20대 이하 134만명(24%) ▲50대 80만명(14%) ▲60대 이상 23만명(4%) 순이었습니다. 성별로는 남성(67%)이 여성(27%)의 2배를 넘었습니다.

지난해 가상화폐거래소를 이용한 사람은 30대와 40대가 각각 174만, 148만명으로 58%를 차지했다. /자료=금융정보분석원
지난해 가상화폐거래소를 이용한 사람은 30대와 40대가 각각 174만, 148만명으로 58%를 차지했다. /자료=금융정보분석원

이들 가운데 절반이 넘는 56%는 100만원 이하의 가상자산을 보유한 소액 투자자였습니다. 반면 1000만원 이상 가상자산을 보유한 이용자도 82만명으로 전체의 15%를 차지했습니다. 가상자산 거래에 참여한 투자자들은 하루 평균 4회 거래(매도 및 매수)에 참여했고, 1회 거래금액은 약 75만원 수준으로 조사됐습니다.

국내에 유통되는 가상자산은 모두 623종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특정 사업자를 통해서만 거래가 가능한 단독상장 가상자산이 403종으로 65%를 차지했습니다. 이에 대해 금융정보분석원은 “단독상장 가상자산의 절반(219종)은 최고점 대비 가격하락률(MDD)이 70% 이상으로, 이용자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우리나라 가상자산 시장은 글로벌 시장보다 비트코인·이더리움 같은 주요 코인 비중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금융정보분석원
우리나라 가상자산 시장은 글로벌 시장보다 비트코인·이더리움 같은 주요 코인 비중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금융정보분석원

또 우리나라 가상자산 시장은 글로벌 시장보다 비트코인·이더리움 같은 주요 코인 비중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주류나 단독상장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이야기입니다. 주요 가상자산 거래 비중은 글로벌마켓에서 59%가 이뤄졌습니다. 반면 국내 원화마켓과 코인마켓에서의 거래는 각각 27, 9%에 그쳤습니다.

금융정보분석원은 “이번 실태조사는 국내 가상자산시장에 대한 첫 번째 조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면서도 “자금세탁방지 의무 준수를 위한 전담 인력이 크게 부족한 것으로 확인된 만큼 사업자들의 노력이 요구된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반기별 실태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해 국내 가상자산시장 데이터를 축적해나가겠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우리나라 가상자산시장 첫 실태조사 결과가 나오자, 누리꾼들 반응은 코인 예찬론과 쪽박론으로 나뉘었다. /사진=픽사베이
우리나라 가상자산시장 첫 실태조사 결과가 나오자, 누리꾼들 반응은 코인 예찬론과 쪽박론으로 나뉘었다. /사진=픽사베이

우리나라 가상자산시장 첫 실태조사 결과가 나오자, 누리꾼들은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습니다. 큰 흐름은 투자자로 추정되는 이들의 코인 예찬론과, 투자를 하지 않는 이들의 쪽박론으로 나뉩니다.

“코인은 그냥 단순 가상화폐가 아닙니다. 코인은 이미 현실에서 사용되고 있고 그 사용 범위가 점점 더 확대될 겁니다” “이제는 가상자산이라는 말은 빼라. 간 보지 말고 비트코인 나온 지가 10년이 넘었다 급변하는 시대에 한심하다” “1000조 금방이다. 털리지 마라. 비트코인 100억 낼모레니까” “생각이 깨어있는 사람이 많구먼” “코인 투자하는 모두들 코인 성투(성공투자)해서 20년 후 2030세대들이 ‘야 니네 4050은 코인이 돈 복사해준 시대에서 꿀 빨았잖아’라고 하는 때가 왔으면 좋겠다. 성지가 되어라~”.

“불법, 자금세탁에 자주 사용되긴 하지. 일반인들 실생활엔 전혀 쓸 일 없음. 지금 오르는 것도 러시아 금융 다 막히니 코인으로 비자금 세탁, 전쟁자금 세탁하고 있어서임. 이미 기사까지 뜬 내용이니 미국에서도 인지하고 있어서 조만간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할 듯” “558만명이 한 테이블에 앉아서 하는 도박이지. 테이블을 제공하는 수수료 빼먹는 하우스는 거래소고, 있어 보이는 듯한 기술로 도박할 때 쓰는 칩(코인)을 만들고. 봐봐라 ‘이 칩이 인류를 발전시킬 기술이니 이것은 도박이 아니라 미래기술이다’라고 하는 것이지”.

2일 오전 11시 34분 기준 비트코인 거래가격이 5347만원을 가리키고 있다. /자료=업비트
2일 오전 11시 34분 기준 비트코인 거래가격이 5347만원을 가리키고 있다. /자료=업비트

한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가상자산 시장도 요동치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이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러시아를 배제하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 모두 가상자산을 통해 군사 자금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러시아 화폐인 루블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비상용으로 비트코인을 선택하는 수요도 크게 늘었습니다.

러시아는 비트코인 채굴 분야에서 세계 3위 수준이며, 러시아인이 보유한 비트코인 예치금만 28조8000억원입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가상자산 제재까지 검토하는 이유입니다. 이날 오후 2시 44분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5355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같은 시각 두나무의 디지털자산 공포·탐욕 지수도 중립을 넘어 ‘탐욕’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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