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만 4명… ‘낙하산 내려앉은’ 예금보험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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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만 4명… ‘낙하산 내려앉은’ 예금보험공사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2.02.22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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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 동안 친정부 인사 16명 둥지 틀어… 금융공공기관 가운데 최다
이사회 일원으로 예산과 인사 등 관여… 감사는 지속적으로 친정부 인사
문재인정부 5년간 금융공공기관 가운데 예금보험공사에 낙하산 인사가 가장 많이 내려앉았다. /사진=예금보험공사
문재인정부 5년간 금융공공기관 가운데 예금보험공사에 낙하산 인사가 가장 많이 내려앉았다. /사진=예금보험공사

문재인정부 5년간 금융공공기관 가운데 예금보험공사에 친정부 성향 인사가 가장 많이 낙하산을 타고 내려 앉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재도 4명의 낙하산 인사가 주요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22일 본지가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와 강민국 국민의힘 국회의원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올해 1월까지 5년간 8개 금융공공기관에 임명된 친정부·친여당 성향 임원은 총 63명으로 집계됐는데요. 이 중 16명(25.4%)이 예금보험공사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금융공공기관 낙하산 인사 4명 중 1명이 예금보험공사에 자리를 잡은 셈입니다.

예금보험공사에는 아직도 낙하산 인사가 이사회에 근무하고 있는데요. 총 4명입니다. 예금보험공사 이사회는 14명으로 이뤄진 공사의 최고 집행기구인데요. 이 가운데 4명으로, 비율로 보면 28.5%나 됩니다.

이사회는 예금보험공사 정관의 변경, 예산의 편성과 변경 및 예산 운영계획의 수립과 변경, 결산, 경영목표의 수립 및 변경, 조직·인사·회계 및 보수에 관한 규정의 제정 등에 관한 사항을 의결하는 최고 집행기구입니다. 낙하산 인사들이 정관의 변경과 예산의 편성·운영계획 등에 관여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예금보험공사에 근무하고 있는 친정부 성향의 임원은 박상진 상임이사, 선종문 비상임이사, 김정범 비상임이사 그리고 이한규 감사입니다.

박상진 상임이사는 21대 총선에서 속초·인제·고성·양양 민주당 예비후보로 출마했습니다. 선종문 비상임이사 역시 21대 총선에서 서울시 용산구 민주당 예비후보로 나섰습니다. 김정범 비상임이사는 지난 17대 총선 때는 열린우리당 후보로, 19대 총선 때는 통합민주당 예비후보로 출마했으며, 민주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 이사 이력이 있습니다. 이한규 감사는 김진표 민주당 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민주당 정책위원회 정책실장을 맡았습니다.

특히 이사회 임원 중 감사는 그간 지속적으로 친정부 인사가 맡고 있었습니다. 이한규 감사에 앞서 2018년 감사위원을 맡은 선환규 감사는 18대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선거 캠프 금융특보였습니다. 선환규 감사 임기 2년 만료 후 2020년부터 이한규 감사가 바통을 이어받았습니다.

강민국 의원은 “문재인정부는 출범 초기 부적격자의 낙하산·보은 인사는 없도록 하겠다는 공언을 허언으로 만들었다”며 “지난 5년 동안 대선 캠프 출신과 코드가 맞는 사람, 더불어민주당 인사뿐만 아니라 참여정부 시절 인사들까지 정부 기관에 골고루 내려주는 논공행상 잔치판을 벌였다”고 비판했습니다.

예금보험공사 외에도 금융공공기관에 낙하산 인사가 수두룩했는데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신용보증기금·산업은행 각 9명, 한국주택금융공사 8명, 서민금융진흥원 6명, 중소기업은행 4명, 예탁결제원 2명 등입니다.

각 기관별 주요 낙하산 인사를 보면 한국자산관리공사에는 천정우 상임이사(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민주당 예비후보), 박성현 비상임이사(민주당 부산 동래구 지역위원장), 박영미 비상임이사(21대 총선 부산시 중구·영도구 민주당 예비후보), 박상현 비상임이사(민주당 부산시당 오륙도연구소 부소장)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신용보증기금에는 윤대희 이사장(19대 대선 문재인 후보 캠프 경제정책 자문단), 최상현 비상임이사(민주당 대구시당 정책실장), 한승희 비상임이사(노무현 정부 대통령비서실 산업통상비서관), 서종식 비상임이사(5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민주당 광양시장 후보), 박미혜 비상임이사(18대 대선 문재인 대통령 후보 캠프 경남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 등이 있습니다.

산업은행에는 이동걸 은행장(19대 대선 문재인 캠프 비상경제대책단), 주태현 감사(대통령 직속 정책청년기획위원회 소득주도성장추진단 정책지원관), 육동한 사외이사(21대 총선 춘천·철원·화천·양구갑 민주당 예비후보), 정동일 사외이사(문재인 정부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 등 친정부 인사들이 주요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에는 이정환 사장(19대 대선 민주당 부산시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대위원장), 이동윤 감사(19대 대선 문재인 후보 부산시 선거대책위원회 대외협력단장), 서채란 비상임이사(대통령비서실 선임행정관), 조민주 비상임이사(제19대 대선 문재인 후보 국민주권 부산선대위 공동본부장), 손봉상 비상임이사(민주당 부산시 사상구 의원) 등 낙하산 인사들이 포진돼 있습니다.

서민금융진흥원에는 조성두 감사(19대 총선 서울시 서초을 민주당 예비후보), 김선 비상임이사(청와대 행정관), 우정영 비상임이사(민주당 박범계 의원실 4급 보좌관) 등 낙하산 인사들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은행에는 윤종원 은행장(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 정재호 감사(20대 민주당 국회의원), 김정훈 사외이사(제18대 대선 민주금융발전 네트워크 운영위원으로 문재인 대통령 후보 지지 운동) 등이 있습니다.

한국예탁결제원에는 이명호 사장(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전문위원)와 안상섭 상임감사(18대 대선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법조인 350명 지지 선언 법조인)가 낙하산 주요 인사로 꼽힙니다.

특히 지난해 9월 황현선 전 청와대 행정관 출신을 한국성장금융의 투자금융2본부장에 앉히려다가 결국 낙마한 사실이 있었는데요. 당시 국민의힘 측에서 낙하산 이사라는 비판이 강하게 나오자 청와대까지 나서 방어한 일은 유명합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한국성장금융은 청와대·정부와의 소통이 중요하다며 무자격자라도 상관이 없다고 했다”며 “무자격자를 낙하산 태워 모셔오기 위해 기존 제도에 없던 본부장 자리를 새로 만들었다고까지 한다”고 비판했는데요.

그러자 청와대 측은 “한국성장금융 투자운용본부장 관련해서 이것은 청와대가 관여하는 인사가 아니다”라며 발끈한 것입니다. 결국 황현선씨는 낙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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