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마사회장 후보에 친정부 인사 접수… 또 낙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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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마사회장 후보에 친정부 인사 접수… 또 낙하산?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1.12.13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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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 후보 시절 조직보좌역 지낸 선병렬 전 의원 응모
문재인 캠프서 활동한 김낙순 뒤 이은 김우남도 열린우리당 출신
박근혜정부 시절 친박 인사였던 현명관·이양호 등도 줄줄이 낙하산
한국마사회 차기 회장 공모에 친정부 인사가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사진=한국마사회
한국마사회 차기 회장 공모에 친정부 인사가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한국마사회

김우남 한국마사회장이 욕설과 막말로 물의를 일으키며 임기 10개월 만에 해임되면서 그 후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그동안 마사회장 자리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친정부 인사들이 임명되면서 낙하산 집합소라는 오명을 받고 있는데요. 일각에서는 김우남 후임으로 친정부 인사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어 또다시 낙하산이 내려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올해 2월 26일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마사회장으로 임명된 김우남 전 회장의 임기는 2024년 2월까지 3년이었습니다. 하지만 김 전 회장은 취임 직후 의원 시절 보좌관을 마사회 비서실장으로 채용하라고 인사 담당자에게 지시했으나, 규정을 들어 이를 반대하는 인사 담당자들에게 폭언과 욕설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7월 30일 직무 정지됐는데요. 약 두 달 뒤인 10월 2일 결국 문재인 대통령에 의해 해임됐습니다.

김우남 전 회장은 고 노무현 대통령이 이끌던 열린우리당에서 2004년 17대 국회의원에 이어 18~19대는 민주통합당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친정부 인사입니다. 김 전 회장이 마사회장으로 내정될 당시에 낙하산 인사로 지목되면서 노동조합의 거센 반발을 불러왔습니다.

당시 노조는 “그동안 낙하산 회장이 한국 경마와 마사회를 얼마나 망쳐왔는지 목격해왔던 우리는 또 한명의 낙하산 회장의 부임을 지켜보고 있다”며 “정치적으로 마사회장직을 조건으로 제주지사 경선 포기를 종용했다는 의혹의 주인공이 실제 마사회장에 내정됐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본인의 정치적 야욕만을 바라보는 회장에게 경마와 마사회의 미래 재설계를 요구할 수 있을지, 직원들에게 막말과 갑질로 일관했던 회장에게 조직 활성화와 사기 증진을 이야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불량 낙하산 회장이라고 힐난했습니다.

이처럼 낙하산 인사에 대해 노조의 극렬한 반대에 부딪혔던 한국마사회에 또다시 친정부 인사의 낙하산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습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차기 회장 후보자 공모 접수 결과, 선병렬 전 국회의원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밖에도 전·현직 마사회 관련 인사 8명도 마사회장 후보자 공모에 접수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눈에 띄는 인물은 선병렬 전 의원입니다. 선 전 의원은 충청남도 논산 출신으로 1995년 새천년민주당 대전 동구갑지구당 위원장을 시작으로, 2002년 제16대 대통령선거에서 노무현 후보 조직보좌역을 거쳤는데요. 2004년에는 열린우리당 후보로 17대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정치권에 입문했습니다.

이후 통합민주당, 새정치민주연합, 더불어민주당을 거친 친정부 인사입니다. 2016년에는 안철수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당에서 20대 국회의원 후보로 나서며 잠깐 외도(?)를 했으나 낙선한 뒤 지금은 민주당 대전시당 위원장직을 역임하고 있습니다.

이번 차기 마사회장 후보자 공모에 친정부 인사인 선병렬 전 의원이 접수하면서 선 전 의원의 깜짝 발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습니다. 지금까지 마사회장 자리는 정권의 입김에 휘둘렸던 전례가 강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마사회 관련 경력이 있느냐는 것입니다. 선 전 의원은 국회의원 시절 상임위는 산자부에서 시작한 이후 국보법 폐지안 처리를 위해 법사위로 이동해 일했습니다. 마사회 관련 이력이 전혀 없는 것입니다. 선 전 의원이 마사회장으로 깜짝 발탁된다면 논란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현 정부 들어 잇따른 낙하산 인사이기 때문입니다.

문재인정부 들어 첫 마사회장은 17대 국회에서 열린우리당 의원을 지낸 김낙순씨였습니다. 전임 이양호 회장이 박근혜정부 시절인 2016년 12월 임명된 뒤 1년 만에 “새롭게 시작하는 국정에서 물러나는 게 도리”라면서 사임한 뒤, 2018년 1월 신임 마사회장으로 취임했습니다.

김낙순 전 회장은 지난 대선 기간 문재인 캠프에서 활동한 대표적인 친문 인사로 꼽힙니다. 김 전 회장은 과거 코미디언 심형래씨가 설립한 영구아트무비의 대표직을 잠시 맡기도 했지만, 말과 관련한 산업에 종사한 경력은 없었습니다. 때문에 당시 마사회 노조는 “전문성 없는 낙하산 CEO는 반대한다”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앞선 정권도 낙하산 인사로 채워졌습니다. 박근혜정부의 첫 마사회장인 현명관 전 회장은 대표적인 친박인사였으며, 삼성과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며 비선실세였던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를 특혜 지원했다는 의혹에 시달리기도 했습니다. 그 뒤를 이어 2016년 12월 임명된 이양호 전 회장 역시 영남고와 영남대를 나온 친박 인사로 분류되는 인물입니다.

임기 6개월 남은 현 정권에 또다시 알박기 낙하산 인사가 내려 앉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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