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비싼’ 한국 스타벅스, 커피값 올린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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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비싼’ 한국 스타벅스, 커피값 올린 진짜 이유?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2.01.14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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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음료 가격 최대 400원 인상… 매장 직원 시급 1만원대로 올려
인건비 부담 소비자에게 전가?… “여러 요인 복합적으로 작용” 해명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 1818억원으로 전년도 전체 이익 이미 추월
스타벅스의 커피값 인상과 직원급여 인상이 공교롭게 맞물리면서 인건비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사진=스타벅스
스타벅스의 커피값 인상과 직원급여 인상이 공교롭게 맞물리면서 인건비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사진=스타벅스

모기업 오너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멸공’ 발언으로 불매운동에 엮인 스타벅스코리아가 지난 13일부터 일부 음료 가격을 최대 400원 올리면서 소비자들의 시선이 따갑습니다.

사회 전반의 물가상승을 반영한 결과이지만, 우리나라 스타벅스 커피값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어서 소비자들의 불만은 더욱 가중되는 모습인데요. 공교롭게도 스타벅스의 커피값 인상과 동시에 매장 직원들의 급여도 올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뒷말이 나오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스타벅스 매장 직원들의 인건비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그것인데요. 인상된 커피값으로 직원들의 급여를 올려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살 만한 대목입니다.

스타벅스는 13일 음료 46종의 가격을 100~400원 올렸습니다. 대표적으로 아메리카노와 카페라떼, 카푸치노 등 음료 23종은 400원이 인상됐습니다. 이에 따라 아메리카노는 기존 4100원에서 4500원, 카페라떼는 4600원에서 5000원에 판매됩니다. 카라멜 마키아또, 돌체 라떼, 더블 샷 등의 음료 15종은 300원, 프라푸치노 일부 등 7종의 음료는 200원, 돌체 블랙 밀크 티 1종은 100원이 올랐습니다.

스타벅스 측은 “최근 급등한 원두 가격 등 각종 원·부재료와 국제 물류비 상승 등으로 가격 압박 요인이 누적돼 음료 가격을 올리게 됐다”고 설명합니다.

그렇지만 스타벅스의 이같은 설명과는 달리 일각에서는 스타벅스가 최근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배경으로 인건비 부담이 상당한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원부자재값이 올랐으나 이미 우리나라의 스타벅스 커피 가격은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이를 상쇄하기에 충분하다는 것입니다.

아메리카노 톨(tall) 사이즈 기준 미국 스타벅스 커피값은 2.25달러로, 우리 돈 2708원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인상된 가격 4500원에 비해 무려 1800원 정도 저렴합니다. 영국(2파운드·약 3259원), 캐나다(3.25캐나다달러·약 3074원), 호주(4.5호주달러·약 3874원), 일본(385엔·약 3999원)도 우리나라보다 쌉니다.

또 다른 대표 상품인 라떼 가격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 스타벅스의 톨 사이즈 라떼 한 잔은 인상된 가격으로 5000원인데요. 미국은 2.95달러로서 약 3550원 수준입니다. 영국(2.75파운드·약 4481원), 캐나다(3.95캐나다달러·약 3736원), 호주(4.8호주달러·약 4133원), 일본(418엔·약 4343원) 역시 우리보다 가격이 저렴합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가격 인상의 주된 요인으로 최근 급등한 커피 원두값을 들었습니다. 실제로 지난달 미국 뉴욕 ICE 선물거래소에서 아라비카 원두 선물은 파운드(약 454g)당 2.5달러에 거래돼 10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초와 비교하면 두 배로 뛴 수치입니다.

이렇게 원두 가격이 치솟았으나 다른 나라 스타벅스의 커피값 인상 소식은 없습니다. 유독 우리나라만 가격을 올린 것입니다. 스타벅스 측은 이번 가격 인상이 꼭 원두 가격 인상 때문은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다른 요인도 작용했다고 합니다.

스타벅스 측은 “지금까지는 가격 인상 요인을 내부적으로 흡수해왔으나, 한국 시장에서의 여러 요인과 원두값 급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더 이상은 그렇게 하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합니다. 여기에 인건비 즉, 직원들의 급여가 상당한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지난해 10월 일부 스타벅스 매장 직원들은 잦은 이벤트와 낮은 임금으로 인한 인력난을 호소하며 사상 초유의 트럭시위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노조가 없는 스타벅스에서 직원들이 단체행동에 나선 것 또한 이례적인 사건이었습니다.

당시 직원들은 “스타벅스코리아는 과도한 판촉 비용을 감축하고 인사 비용을 강화해 인력난을 개선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이에 스타벅스 측은 “파트너들이 힘든 상황을 인지하고 있고 근로 환경에 있어 미흡한 부분은 계속 파악해 보완해나갈 계획”이라며 직원들의 처우를 개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커피값 인상 요인 중에 직원들의 처우, 즉 급여 개선도 포함된 것 아니냐는 설명이 가능한 대목입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스타벅스 측은 커피값 인상에 대해서 “한국 시장에서의 여러 요인과 원두값 급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에 최저임금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입니다. 매년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직원들의 급여도 매년 올려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작용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올해 최저임금은 지난해(8720원)보다 5.1% 오른 시급 9160원입니다. 스타벅스 매장 직원의 임금은 최저임금보다는 다소 높은 편입니다.

기존 바리스타 시급은 9200원, 중간관리자급인 수퍼바이저는 9700원이었습니다. 올해는 각각 8.7, 8.2% 오른 1만, 1만500원으로 책정했습니다. 매장 점장과 부점장 등 관리자 임금을 기본 11% 올리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스타벅스 매장 전 직원의 임금이 모두 오르게 된 것인데요. 직원들의 처우 개선 약속을 지킨 것입니다. 문제는 커피값을 올린 이유가 직원 급여를 인상해 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입니다. 스타벅스 수익만으로도 직원들 급여를 충분히 인상해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영업이익은 1818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미 2020년 전체 영업이익(1644억원)을 뛰어넘는 수치입니다. 코로나19 여파에도 장사가 잘 된다는 방증입니다. 커피 가격을 인상하면서 올해 영업이익은 20% 이상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지난해 전체 매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처럼 이익이 넘쳐나는 데도 굳이 커피값을 올린 것에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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