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면분할 9개월, ‘먹튀’로 추락한 카카오 주가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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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면분할 9개월, ‘먹튀’로 추락한 카카오 주가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2.01.12 1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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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주식의 액면변경은 액면분할과 액면병합으로 나뉘는데, 액면분할은 주식의 액면가액을 일정 비율로 나눠 주식 수를 늘리는 것이다. /사진=픽사베이
주식의 액면변경은 액면분할과 액면병합으로 나뉘는데, 액면분할은 주식의 액면가액을 일정 비율로 나눠 주식 수를 늘리는 것이다. /사진=픽사베이

“액면분할하고 확 떨어지면 공포가 찾아오지” “미안하지만 자료 찾아보면 액분하고 살짝 내려간다. 그리고 다시 상승한다. 잊지 마라” “삼성전자도 롯데칠성도 액분하고 바닥을 박박 기었는데 무슨 헛소리” “추세적으로 봤을 때 액면분할하고 잠깐 떨어지니까 그때 사면 됨” “다시 안 올 고점. 튀어라” “액분하고 개미에 물량 넘기며 가격 누를 듯”.

지난해 4월 9일, 사상 최고가인 55만8000원까지 오른 카카오(035720) 주가를 놓고 갑론을박이 펼쳐집니다. 보통주 1주를 5주로 쪼개는 ‘액면분할’ 엿새 전입니다. 이후 주말을 지나 사흘간 거래가 정지된 카카오는 11만8000원으로 다시 달리기 시작합니다. 그로부터 아홉 달이 지난 2022년 1월 12일, 카카오 주가는 9만7200원으로 거래를 마칩니다.

지난해 액면변경을 실시한 상장사는 모두 37개로, 1년 전보다 27.6% 증가했다. /자료=한국예탁결제원
지난해 액면변경을 실시한 상장사는 모두 37개로, 1년 전보다 27.6% 증가했다. /자료=한국예탁결제원

‘액면변경’. 주식의 액면금액을 바꾸는 것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이는 다시 액면분할과 액면병합으로 나뉩니다. 액면분할은 주식의 액면가액을 일정 비율로 나눠 주식 수를 늘리는 것이고, 액면병합은 액면분할의 상대적 개념으로 액면가가 적은 주식을 합쳐 액면가를 높이는 것을 뜻합니다.

1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법인 가운데 액면변경을 한 회사는 모두 37개사였습니다. 1년 전인 2020년의 29개사보다 27.6% 늘어난 것입니다. 시장별로 보면 유가증권(코스피)시장 상장사가 14개사로, 1년 만에 2개사 증가했습니다. 코스닥시장 상장사는 23개사로 같은 기간 6개사가 늘었습니다.

지난해 액면분할 회사 가운데는 500원에서 100원으로 분할한 상장사가 9개로, 액면병합 회사 가운데는 100원에서 500원으로 병합한 상장사가 8개로 가장 많았다(위). 지난해 말 기준 증권시장에는 1주당 100, 200, 500, 1000, 2500, 5000원 등 모두 6종류의 액면금액과 무액면주식이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한국예탁결제원
지난해 액면분할 회사 가운데는 500원에서 100원으로 분할한 상장사가 9개로, 액면병합 회사 가운데는 100원에서 500원으로 병합한 상장사가 8개로 가장 많았다(위). 지난해 말 기준 증권시장에는 1주당 100, 200, 500, 1000, 2500, 5000원 등 모두 6종류의 액면금액과 무액면주식이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한국예탁결제원

유형별로 보면, 지난해 코스피시장에서 액면분할을 실시한 상장사는 카카오(035720), 크래프톤(259960), 하이스틸(071090), SK텔레콤(017670), 대한제당(001790), 삼일제약(000520), 세기상사(002420), 일진하이솔루스(271940), 쿠쿠홀딩스(192400), 한국석유(004090), 한일시멘트(300720), 현대중공업지주(267250) 등 12개사입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에스앤디(260970), 판타지오(032800), 고영(098460), 나노브릭(286750), 파라텍(033540), 펄어비스(263750), 쌍용정보통신(010280), CBI(013720), 세종메디칼(258830), 디와이디(219550) 등 10개사가 액면분할을 실시했습니다. 반면 지난해 액면병합을 실시한 코스피시장 상장사는 우성(006980)과 미래산업(025560) 2개사였습니다.

지난해 상장법인 가운데 액면변경을 한 회사는 모두 37개사였다. /자료=한국예탁결제원
지난해 상장법인 가운데 액면변경을 한 회사는 모두 37개사였다. /자료=한국예탁결제원

코스닥시장에서는 ES큐브(050120), 코아시아옵틱스(196450), 장원테크(174880), 디지탈옵틱(106520), 덴티스(261200), 초록뱀컴퍼니(052300), 디와이디(219550), 애머릿지(900100), 큐브엔터(182360), 앤디포스(238090), FSN(214270), 스카이이앤엠(131100), 스튜디오산타클로스(204630) 등 13개사가 지난해 액면병합을 실시했습니다.

액면분할 회사 가운데는 1주당 액면금액을 500원에서 100원으로 분할한 상장사가 양 시장 통틀어 9개(40.9%)로 가장 많았습니다. 액면병합 회사 가운데는 100원에서 500원으로 병합한 상장사가 8개로 절반 이상이었습니다. 또 500원에서 5000원으로 병합한 회사가 2개였고, 500원에서 1000원, 200원에서 1000원, 200원에서 500원으로 병합한 회사도 있었습니다.

지난해 액면변경을 실시한 상장종목 12일 종가.
지난해 액면변경을 실시한 상장종목 12일 종가.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증권시장에는 1주당 100, 200, 500, 1000, 2500, 5000원 등 모두 6종류의 액면금액과 무액면주식이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예탁결제원 권오훈 주식권리팀장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시장에 다양한 액면금액의 주식이 유통돼 주가의 단순 비교가 어렵다”라면서 “투자할 때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조언했습니다.

카카오 주가 추이. 카카오는 지난해 4월 15일 보통주 1주를 5주로 쪼개는 액면분할을 실시했다. 당시 11만8000원으로 새 출발한 카카오는 12일 종가 기준 1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자료=한국거래소
카카오 주가 추이. 카카오는 지난해 4월 15일 보통주 1주를 5주로 쪼개는 액면분할을 실시했다. 당시 11만8000원으로 새 출발한 카카오는 12일 종가 기준 1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자료=한국거래소

한편 지난해 4월 액면분할을 했던 카카오 주가가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습니다.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해 1월 11일부터 전날까지 카카오를 4조원어치 사들였습니다. 이들의 평균 매수 단가는 12만5538원으로, 이날 종가 9만7200원과 견주면 평균 손실률이 22.6%에 달합니다.

류영준 전 카카오 공동대표 내정자가 ‘스톡옵션 매도’ 논란으로 지난 10일 자진 사퇴했음에도 주가 하락세가 진정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카카오의 지난해 4분기 실적도 시장 예상치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다만 금융투자업계는 카카오의 주가 전망에 대해 엇갈리는 입장입니다.

지난해 11월 25일 여민수 대표이사(오른쪽)와 함께 카카오 공동대표에 내정된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이사. 류 전 내정자는 지난 10일 카카오페이 스톡옵션 먹튀 논란에 스스로 물러났다. /사진=카카오
지난해 11월 25일 여민수 대표이사(오른쪽)와 함께 카카오 공동대표에 내정된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이사. 류 전 내정자는 지난 10일 카카오페이 스톡옵션 먹튀 논란에 스스로 물러났다. /사진=카카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카카오에 집중됐던 정부의 온라인 플랫폼 규제는 올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라면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온라인 플랫폼 심사지침을 발표한 데 이어 정치권에서는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규제 강화 입장이 유지되고 있어, 최소 대통령선거일까지 카카오에 대한 투자 심리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반면 허지수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도 정부의 규제 기조로 성장은 다소 둔화할 수 있으나 신사업 진출과 성과를 감안하면 최근 주가 하락은 과도하다”라며 “카카오톡 비즈니스는 광고와 커머스 시너지로 안정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콘텐츠는 웹툰 글로벌 진출로 높은 성장세가 예상된다”라고 전망했습니다. 지난해 카카오 액면분할 직전 누리꾼 반응입니다.

“어서들 수익 내서 대출 갚고 맘 편하게 주식 하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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