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 주주 17만4186명, ‘2월 18일’ 지켜본다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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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젠 주주 17만4186명, ‘2월 18일’ 지켜본다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2.01.19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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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18일 해명자료를 통해 “오스템임플란트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여부 결정을 위한 조사기간 연장과 심사일정에 대해 확정된 바 없다”라고 밝혔다. /자료=한국거래소
한국거래소는 지난 18일 해명자료를 통해 “오스템임플란트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여부 결정을 위한 조사기간 연장과 심사일정에 대해 확정된 바 없다”라고 밝혔다. /자료=한국거래소

“오스템임플란트도 상폐 되려나 불안하다.”

어제(18일)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가 신라젠의 상장폐지를 결정하자 터져 나온 누리꾼의 반응입니다. 같은 날 거래소는 보도자료를 내놨습니다. ‘<횡령 오스템, 상폐 여부 대선 이후 4월 결정한다> 제하의 기사관련 해명’. 거래소는 “오스템임플란트의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 결정을 위한 조사 기간 연장과 심사 일정에 대해 확정된 바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신라젠 주가가 2020년 5월 6일 종가 1만2100원에서 멈춰 있다. /자료=한국거래소
신라젠 주가가 2020년 5월 6일 종가 1만2100원에서 멈춰 있다. /자료=한국거래소

‘상장폐지’. 상장증권이 매매대상 유가증권으로서의 적격성을 잃어 상장 자격이 취소되는 것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19일 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업심사위원회에서 신라젠의 상장폐지를 결정했습니다. 다만 상장폐지까지는 코스닥시장위원회의 최종 결정이 남아 있습니다. 이에 신라젠 지분을 90% 넘게 가지고 있는 소액주주들은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앞서 신라젠은 전·현직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로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해 2020년 5월 주식거래가 멈췄습니다. 이에 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는 같은 해 11월 ‘1년’의 개선기간을 줬습니다. 신라젠도 지난해 7월 엠투엔을 새로운 최대주주로 맞아들이고, 두 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1000억원의 자본을 조달했습니다.

2020년 7월 10일 한국거래소 앞에서 신라젠 주권 회복 및 거래재개 촉구 집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신라젠행동하는주주모임
2020년 7월 10일 한국거래소 앞에서 신라젠 주권 회복 및 거래재개 촉구 집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신라젠행동하는주주모임

아울러 신약 개발과 신사업방안이 담긴 경영개선 계획서를 지난달 21일 제출했지만, 상폐 결정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의 판단에 영향을 미친 것은 영업 측면에서 기업 존속의 불확실성이었습니다. 2016년 12월 6일 기술특례로 상장한 신라젠은 6년차부터 연간 매출 30억원 이상을 달성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할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됩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라젠의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은 2억3447만원입니다. 1년 전(8억7177만원)보다 73% 줄었습니다. 같은 기간 누적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131억, 83억원입니다. 이제 신라젠의 최종 상폐 여부는 기업심사위원회 결정이 난 날로부터 20일(영업일 기준) 안에 열리는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확정됩니다.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가 신라젠의 상장폐지를 결정한 18일, 소액주주 카페에는 신규 가입자도 늘어나고 있다. /자료=신라젠소액주주모임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가 신라젠의 상장폐지를 결정한 18일, 소액주주 카페에는 신규 가입자도 늘어나고 있다. /자료=신라젠소액주주모임

설 연휴와 주요 일정을 고려하면 다음 달 18일 최종 상폐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신라젠이 여기서도 이의신청을 할 경우, 코스닥시장위원회는 다시 심의하게 됩니다. 신라젠은 전날에도 “즉각 이의 신청하겠다”라며 “향후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적극적으로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소액주주 연대인 신라젠주주연합 회원들도 같은 날 서울 여의도 거래소 앞에서 집회를 열고 주식거래 재개를 촉구했습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신라젠의 소액주주는 17만4186명, 주식 수는 6625만3111주로 지분율만 92.60%에 달합니다. 현재 거래가 중단된 주가 1만2100원으로 따지면, 소액주주가 들고 있는 주식 가치는 8016억원에 이릅니다.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가 신라젠의 상폐를 결정하면서 이제 공은 코스닥시장위원회로 넘어갔다. 사진은 거래소 서울 여의도 사무소. /사진=한국거래소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가 신라젠의 상폐를 결정하면서 이제 공은 코스닥시장위원회로 넘어갔다. 사진은 거래소 서울 여의도 사무소. /사진=한국거래소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개인투자자에게 불공정한 ‘게임의 룰’을 한목소리로 성토하고 있습니다. 문은상 신라젠 전 대표 일가의 재산을 환수해서 주주들에게 나눠주고, 추후 피해가 없게 회사는 상폐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이어집니다. 다만 8년째 거래정지 종목 주주라며, 아직 상폐 이전에 기회는 있다며 따뜻한 격려의 말들도 잊지 않습니다.

“한국 주식시장은 개인만 불리한 불공정한 게임이다. 상폐되면 개관 외인들은 돈방석 위에 올라앉고 개인들은 빈털터리 되니 이게 무슨 공정한 주식판이냐” “개미들만 불쌍. 큰손들은 다 해 먹고 나갔겠지” “기심위? 너희 금융마피아 조직은 철퇴를 맞아야 정신 차릴 것이다” “어찌 개미들 지분이 90%가 넘지? 한마디로 기획된 느낌이다. 일반투자자들을 누가 달래줄 것인가?” “상장폐지하고 대표는 무기징역 보내라. 주식 가지고 장난 치지 못하도록 엄벌해라” “상폐 되면 개인들 한 푼도 얻지 못하는데~ 23년부터는 양도세로 세금 내라는 국가? 양도세 폐기해라”.

“문은상 및 일가친척 재산 몰수해서 주주들 나눠주고 종신형 때려라. 그리고 상폐 해라. 상폐 하지 않으면 향후 매수자 타인에게 피해를 전가하게 된다” “이 상황에서 거래 재개해달라고 하는 건 누군가 모르고 들어오는 사람에게 팔고 떠넘기겠다는 것” “또 다른 피해자를 막으려고 상폐 하는 겁니다. 개미들 살리려고 만든 제도임. 누가 다 해쳐 먹고 껍데기만 남은 회사를 거래시켜서 득 될 게 뭐가 있냐” “1년 동안 개선기간 줬는데도 개선기간 연장이 아니라 상폐 결정했다는 건 운영진 바뀌어도 애초에 신라젠은 아무것도 없었다는 걸 의미하는 듯”.

“주주들한테 뭐라 하지 마세요. 속아서 산 걸 수도 있습니다” “신라젠이 기술특례로 상장된 기업 아닌가? 상장시켜줄 땐 관리감독 못하고 상장시키고 배임횡령이라고 상폐시키면 소액주주 다 죽이자는 거지. 상장시키고 돈 번 X 따로 있을 텐데” “아래스 주주입니다. 8년째 매매 거래 정지 중에 있습니다. 신라젠도 상장폐지 안 될 것입니다” “아직 상폐 아니다! 코스닥시장 위원회로 이첩된 거다. 걱정 마라. 코시위서 상폐 결정 나도 또 이의 신청하면 된다!” “주식 하는 개미로서 마음이 아픕니다. 좋은 결말 기원합니다”.

기업심사위원회가 신라젠의 상장폐지를 결정한 지난 18일, 한국거래소는 오토앤의 코스닥 상장을 승인했다. /자료=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가 신라젠의 상장폐지를 결정한 지난 18일, 한국거래소는 오토앤의 코스닥 상장을 승인했다. /자료=한국거래소

1월 5일 ‘SK쉴더스’ ‘쏘카’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 신청서 제출. 6일 ‘샤페론’, 12일 ‘미래에셋비전기업인수목적1호’, 14일 ‘태성’ 코스닥시장 상장예비심사 청구서 접수. 6일 ‘브이씨’ ‘인카금융서비스’, 18일 ‘세아메카닉스’ ‘보로노이’ 코스닥시장 상장예비심사 승인. 20일 ‘DB금융제10호기업인수목적’ ‘오토앤’ 코스닥시장 상장. 21일 ‘코스텍시스템’ 코넥스시장 상장.

2022년 임인년 첫 달, 상장을 준비하거나 처음 주식거래를 앞둔 종목들의 시간표입니다. 한쪽에서는 상장폐지의 갈림길에 서 있고, 또 한쪽에서는 투자자들을 맞을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가 신라젠의 상장폐지를 결정한 다음 날, 스스로 13년차 투자자라고 밝힌 누리꾼의 댓글입니다. 조심하라고만 하기에는 당국이 염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주식은 아무도 예상 못 한다. 뛰어난 실적이 있어도 내려가고 적자 기업인데 테마주로 묶여서 2~3배 뛰기도 한다. 주식 전문가라 말하는 사람들이 내일 상한가 종목을 알 수만 있다면 영끌(영혼을 끌어모아)하고 대출해서 올인하겠지. 주식은 제발 여윳돈으로 하세요. 이 돈 없어도 괜찮을 금액으로 해서 적당히 존버하면(끝까지 버티면) 한달에 은행이자 이상은 충분히 먹고 나옵니다. 절대 무리하지 말고 경제 기사도 보고 흐름 정도만 파악하세요. 주식일기 앱도 나오는 세상이니 스스로 적당히 공부하고 주식일기 기록하시길” -주식 13년 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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