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닉의 ‘검은 목요일’… LG엔솔 상장 역효과?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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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닉의 ‘검은 목요일’… LG엔솔 상장 역효과?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2.01.27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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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2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LG에너지솔루션 상장 기념식에서 대표이사인 권영수 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2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LG에너지솔루션 상장 기념식에서 대표이사인 권영수 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이번 상장을 새로운 100년을 위한 출발점으로 생각하겠다.”

오늘(27일) LG에너지솔루션의 대표이사인 권영수 부회장이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의 박수를 받으며 상장 기념식에서 뱉은 말입니다. 첫 거래가 시작되자 권 대표는 거래소 대형 전광판에 기념 문구를 띄웠습니다. ‘고객에게 신뢰받고 사랑받는 기업이 되겠습니다’. 하지만 물적분할로 소액주주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탄생한 기업에 투자자들의 눈길은 곱지 않습니다.

27일 코스피지수가 2620.27을 가리키고 있다.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지수가 2700선이 무너진 것은 2020년 12월 3일 이후 13개월여 만이다. /자료=한국거래소
27일 코스피지수가 2620.27을 가리키고 있다.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지수가 2700선이 무너진 것은 2020년 12월 3일 이후 13개월여 만이다. /자료=한국거래소

‘상장효과’. 증권거래소에서 사고팔 수 있는 종목으로 지정됐을 때, 해당 종목 주가뿐 아니라 각종 지수 등 여러 분야에 끼치는 영향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말도 많았던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이 거래된 첫날, 상장효과는커녕 주식시장 전체가 공포에 휩싸였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시초가보다 15% 넘게 추락했고 코스피, 코스닥시장은 3% 넘게 급락했습니다.

27일 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94.75p(3.50%) 빠지며 2614.49로 2700선마저 무너졌습니다. 코스닥지수도 32.86p(3.73%) 급락하며 849.23으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유가증권(코스피)시장에서 첫 거래에 나선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공모가보다 99% 높은 59만7000원으로 출발했지만, 이후 15.41% 떨어지며 50만5000원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2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사진=연준 누리집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2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사진=연준 누리집

사실 이날 증시가 ‘검은 목요일’이 되리라는 것은 예견됐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일이어서 대형 종목을 중심으로 수급 충격이 나타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여기에 시장을 열기 직전 새벽에 나온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입니다. 예상대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오는 3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했습니다.

FOMC 직후 “3월 FOMC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면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밝힌 것입니다. 파월 의장은 또 “현재 노동시장은 매우 강력하며 노동시장을 위협하지 않은 채 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여지가 꽤 많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선 시장 예상치보다 기준금리 인상 횟수를 늘리거나, 한 번에 0.5%p도 올릴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파월 의장의 발언이 나오자 초반 상승세를 이어가던 이날 뉴욕증시는 하락으로 반전했습니다. 한때 500p 이상 치솟았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2% 이상 오르던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각각 0.38, 0.15% 하락했습니다. 장중 3% 이상 급등했던 나스닥 지수도 보합세로 장을 마쳤습니다.

주식시장 급락 소식에 누리꾼들은 물적분할로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을 향해 분노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주식시장 급락 소식에 누리꾼들은 물적분할로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을 향해 분노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물적분할로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을 향해 분노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이내 분노는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만 키우는 공매도에 대해 뒷짐을 지고 있는 금융당국과 거래소로 향합니다.

“개미의 피를 빨아 먹고 성장하는 거냐? 에이” “국장 개판 만든 원흉” “너거들 때문에 한국증시 아작 났다” “이런 물적분할은 주식시장 관리기능이 썩었다는 것이지. 미국에서도 이런 물적분할을 하다가는 소송에 망할 것임. 또한, 이런 물적분할은 시장을 왜곡시키는 큰 요인이지. 그래서 지주회사들의 평가가 낮은 것이지. 예로 지주회사 이익은 자회사들 이익을 중복 반영되는 등등” “엘지화학 소액주주였는데, 개 피눈물” “진심 저급 기업임. 기존 화학 주주들은 뭐가 되냐고” “고객한테 신뢰받는 기업이 되려고 국장을 이리 폭망시키냐” “강아지 같은 기업 같으니라고~”.

“코스피 기관 X들이 진짜 악질임. 생각하지도 않고 그냥 물적분할 상장시키게 해주네. 똑똑하다는 X들이 투자자들은 그냥 개돼지로 생각하네” “LG에너지, LG솔루션으로 또 물적분할 해라” “개인주주들의 고혈을 짜서 지들끼리 돈 잔치하고 연구에 집중하겠다고 쓰레기 같은 집단 엘지” “엔솔 덕에 한국증시 개박살 나는 중. 뭐하러 상장은 해서 전 국민을 힘들게 하는지. 진짜 ipo법 개선해라” “남의 눈에 피눈물 흘리게 해놓고 따상 갈 줄 알았냐” “지금이라도 팔아야 될지. 따상간다기에 기대했건만” “권영수 저 사람은 실적도 없는데 엘지에서 돌고 도네” “나라 전체를 뒤흔드는 개사기를 하게 놔두는 금융당국은 사기 공범이냐 이게 뭐하는 거냐 물적분할은 사기다”.

“미국장 2프로 오를 때도 우리나라는 개폭락이었다. 그냥 미국장 핑계되지마라. 공매도 XX것들 때문이니까” “그럼에도 금융위는 입으로만 모니터링을 강화한다고 하고 아닥 중. 금지시키라는 공매는 오히려 전 종목으로 확산시켜야 한다는 국민 정서와 거꾸로 가는 발언이나 하고 앉았고. 참으로 그 저의가 의심스럽다. 막말로 JP모건한테 뒷돈 받나???” “사탕 주는 척하면서 뒤에서 불법 공매도로 개미 피 말려 죽이고 세금은 더 걷어가려 하고. 개미는 XX는 수밖에 방법이 없다. 한국 주식시장은 내가 외국인이라도 장투할 이유가 없다. 호구로 불법 공매도 판치는 사기판에 들어온 호구 내가 잘못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이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모가가 희망밴드(5만7900~7만5700원) 하단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자료=한국거래소
현대엔지니어링이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모가가 희망밴드(5만7900~7만5700원) 하단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자료=한국거래소

한편 기업공개(IPO)를 통해 최대 1조2000억원을 조달하려던 현대엔지니어링의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종 수요예측 경쟁률이 50대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따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엔지니어링 IPO를 통해 손에 쥐게 될 자금도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설 연휴 직후인 다음 달 3~4일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번 IPO에서 정의선 회장은 534만주, 정몽구 명예회장은 142만주를 처분하면서 희망 공모가(5만7900~7만5700원) 상단 기준 각각 4000억, 1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공모가가 하단에서 결정되면 손에 쥐는 현금은 이보다 훨씬 줄어듭니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지난 2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거래소의 주요 업무 방향과 중점 과제인 핵심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지난 2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거래소의 주요 업무 방향과 중점 과제인 핵심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한국증시 레벨업을 위해 시장별 특화된 상장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여 사상 최대 IPO 활황 기조를 지속하겠다”. 손병두 이사장이 이틀 전 밝힌 올해 거래소 운영 방향입니다. IPO 역사를 갈아치운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일, 일부 증권사에서 수 분 동안 접속지연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손 이사장이 좇는 선진시장으로 가기 위해서는 할 일이 너무 많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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