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반대 vs LG엔솔 상장, 뭣이 중헌디?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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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반대 vs LG엔솔 상장, 뭣이 중헌디?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2.01.26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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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지난 2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거래소의 주요 업무 방향과 중점 과제인 핵심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지난 2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거래소의 주요 업무 방향과 중점 과제인 핵심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왜 자꾸 적발한다고만 하는지? 아예 불법 공매도를 못 하게 시스템을 구축하라니까.”

강산이 두 번 바뀌고 코스닥지수가 장중 ‘천스닥’을 찍은 1년 전 오늘(26일), 한국거래소 수장이 유튜브에 등장합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신년 기자회견을 연 것입니다. 그는 재개를 앞둔 공매도의 폐지 여론을 의식한 듯, 불법 공매도에 대한 적발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합니다. 하지만 원하는 답변을 듣지 못한 개인투자자들은 분노를 쏟아냅니다.

‘핵심전략’. 경제 따위의 사회적 활동을 하는 데 가장 중심이 되는 방법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손병두 이사장은 전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거래소의 핵심전략을 내놨습니다. 손 이사장은 이 자리에서 ‘공매도 전면 허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공매도 반대 여론이 또 한 번 들끓고 있습니다.

손 이사장은 간담회에서 “금융당국하고 의견 소통이 이뤄져야 하지만 선진자본시장으로 발돋움하려면 공매도를 전면 허용해야 한다”라고 입을 열었습니다.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선진지수 편입이 논의되고 있고, 다른 나라는 코로나 시국에도 제한을 안 했는데 우리만 계속 제한하는 건 납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라는 이유입니다.

그러면서 “규제를 풀어나가는 방법과 수순이 필요하다”라며 “구체적인 얘기를 하기는 시기상조다. 방향만 제시했고 시기나 방법은 정부 당국과 논의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습니다. MSCI 선진지수 편입과 관련해서는 “이제는 발돋움을 위해 필요한 시점이라는 여론이 조성됐다”라면서도 “계량적 요건은 갖췄는데 시장 접근성에서 6개를 못 갖췄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거래소는 올해 핵심전략으로 불법 공매도 등을 감시하는 체계를 더욱 고도화해 투명하고 신뢰도 높은 공매도가 이뤄지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1년 전 내용과 별 차이가 없다. /자료=한국거래소
거래소는 올해 핵심전략으로 불법 공매도 등을 감시하는 체계를 더욱 고도화해 투명하고 신뢰도 높은 공매도가 이뤄지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1년 전 내용과 별 차이가 없다. /자료=한국거래소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행사에 대한 대응에 대해서는 “상장 이후의 스톡옵션 매각 제한 논의도 있다”라면서 “다만 금지하는 제도는 시장 친화적이지 않기 때문에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도록 신고하게 하고 일정 기간이 지난 다음에 행사하게 하는 식의 간접적으로 규제하는 방안이 선진적이라는 게 사견”이라고 밝혔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이나 포스코 등 기업들의 물적분할을 통한 쪼개기 상장에 대해서는 “앞서 세미나가 있었는데 물적분할로 모자회사가 같이 상장을 못하게 금지하는 방안과, 상장심사 때 소액주주 의견을 수렴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항목에 반영하는 방안 등이 거론됐다”라며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나 신주인수권 부여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손 이사장은 다만 “법 개정은 국회의 몫이니 결과를 지켜보는데 여론을 모아야 하는 절차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횡령 사태가 발생한 오스템임플란트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여부 결정에 대한 조사기간 연장에 대해서는 “검토에 필요한 자료가 충분히 제공되지 못하고 늦게 제공됐다”라고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손 이사장은 간담회에서 거래소의 올해 주요 업무 방향과 중점 과제를 담은 <혁신선도 자본시장을 향한 핵심전략>을 내놨습니다. 핵심전략은 ▲한국증시 레벨업(단계 상향) ▲확고한 시장 신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이니셔티브 ▲거래소 체질 전환 등 4대 과제이며 이를 위한 12개 실행전략으로 구성됐습니다.

거래소는 올해 핵심전략에서 디지털 가상자산 시장으로의 구체적인 진입 시점과 방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미국 시장의 비트코인 ETF, 비트코인 선물 상품 안착, 해외 거래소의 관련 인덱스 개발 및 플랫폼 사업 진출, 해외 정책 당국의 가상자산 거래 규제체계 도입 경과 등을 검토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자료=한국거래소
거래소는 올해 핵심전략에서 디지털 가상자산 시장으로의 구체적인 진입 시점과 방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미국 시장의 비트코인 ETF, 비트코인 선물 상품 안착, 해외 거래소의 관련 인덱스 개발 및 플랫폼 사업 진출, 해외 정책 당국의 가상자산 거래 규제체계 도입 경과 등을 검토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자료=한국거래소

“공매도 전면 허용”이라는 손 이사장의 입장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부글부글 끓고 있습니다. 시장조성자라는 이름의 기관과 외국인의 불법 공매도에 너무나 많이 당해왔기 때문입니다. 전면 재개를 논하기 전에 불합리한 제도부터 손질하라는 것입니다. 무기한 상환 조건 폐지 등 손질 방법도 내놓습니다. 거래소를 공공기관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눈에 띕니다.

“공매도 전면재개를 논하기 전에 잘못된 공매도 제도부터 먼저 손질해라! 아님 자신 없으면 아예 폐지를 하든지” “선진국 가려면 제대로 제도나 손질부터 하시고 그런 말씀을... 에휴ㅜㅜ” “선진시장 같은 소리 하고 XX졌네. 거래소와 금융당국이 우간다만도 못한 후진 시장인데 무슨 선진시장을 간다고 주접을 싸고 있냐? 너희 공매도 옹호론자들 공매도 폐해는 하나도 없고 공매도 허용하면 외국인 수급이 돌아온다고 짖어대고 공매도 허용했는데 외국인 매도만 하고 있으니 이제는 선진시장이라고 짖는 거냐? 과거 일본에 나라 팔아먹은 인간만 매국노 같아? 너희가 하고 있는 짓거리는 뭔 거 같냐?”.

“가장 큰 문제가 무기한 상환조건임. 이걸 폐지하고 유효기간을 주면 지금처럼 공매로 인해 시장이 망가지는 걸 어느 정도 억제할 수는 있음” “공매도 전면 재개 좋다. 그러면 외인과 기관에게도 개(인)투(자자)와 같은 상환기간을 정해라. 그래야 공정한 게임이 되지 않겠나. 미국은 그렇게 하는데 왜 한국은 다르게 하는가? 이유가 무엇인가? 개투는 외인, 기관의 ATM 역할만 하면 된다는 것인가? 누가 대통이 되든 이 부분은 반드시 공정하게 해야 한다” “공매도 상환기간을 정하라고. 뇌는 우동 사리냐?”.

“손병두 아웃. 이러니 공매도랑 한통속이란 거지. 거래소. 공공기관으로 지정해라” “거래소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라! 개인 소액주주 피 빨아먹은 불순세력 처단해야 됩니다” “개미들이 공매도를 왜 반대하는지는 공매도 기사에 댓글만 읽어도 알 텐데. 그런 건 선진국 따르면서 전산화랑 상환기간 제한 같은 건 왜 안 따름. 수기작성과 무기한 연장이 선진시장인가요?” “불법 공매도 조사도 안해 조치도 안해. 무슨 선진국 선지국이나 잡숴” “말로만 이래봤자 소용없고 개미들 다 털고 나오고 코스피 1000 아래로 바닥 뚫고 들어가면 바로 공매도 손 볼 텐데. 개미들 잘못임”.

“공매도를 전면 허용해야 한다”라는 손병두 거래소 이사장의 입장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부글부글 끓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공매도를 전면 허용해야 한다”라는 손병두 거래소 이사장의 입장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부글부글 끓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한편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전날 금융발전심의위원회가 끝난 뒤, “주식시장 모니터링 단계를 한 단계 상향하려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금융위 시스템에 따라 판단해보면 어제(24일)부로 ‘주의’ 단계에 진입했다”라는 게 이유입니다. 그러면서 최근 논란이 커지고 있는 물적분할, 스톡옵션 등에 대해서도 제도 손질을 시사했습니다.

고 위원장은 “연초부터 코스닥 상장법인에서 발생한 사건들로 국민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라며 “자본시장의 공정성과 안정성이 제고될 수 있도록 투자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고 필요하다면 제도 개선에도 적극 나서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누리꾼들은 “백날 뒷북” “맨날 검토, 관찰” 등의 표현을 써가며 당국의 늑장 대처를 꾸짖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5일 LG에너지솔루션이 오는 27일 유가증권시장에 신규상장한다고 알렸다. /자료=한국거래소
한국거래소는 지난 25일 LG에너지솔루션이 오는 27일 유가증권시장에 신규상장한다고 알렸다. /자료=한국거래소

<LG에너지솔루션, 상장 D-1… 투자자 ‘따상’ 염원 이뤄질까> <‘상장 첫날’ 팔까 vs 말까… 고민 커지는 LG엔솔 투자자들> <“어렵게 2주 받았는데”… LG엔솔, 언제 팔면 좋을까?>. 연일 뉴스포털 경제면을 채우고 있는 기사들 제목입니다. 언론이 주목해야 할 금융당국, 당국의 감독을 받아야 할 한국거래소를 보면서 <곡성>의 효진이를 떠올립니다.

“지금 뭣이 중헌디, 뭣이 중허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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