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쥐와 한패가 된 고양이… 2022년 증시 ‘묘서동처’?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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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쥐와 한패가 된 고양이… 2022년 증시 ‘묘서동처’?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12.1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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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교수신문은 지난해 ‘아시타비’(我是他非,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위)에 이어 ‘묘서동처’(猫鼠同處, 고양이와 쥐가 함께 있다)가 올해의 사자성어에 뽑혔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사진=교수신문
교수신문은 지난해 ‘아시타비’(我是他非,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위)에 이어 ‘묘서동처’(猫鼠同處, 고양이와 쥐가 함께 있다)가 올해의 사자성어에 뽑혔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사진=교수신문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사이는 물론, 사회 도처에서 ‘내로남불 사태’가 불거졌다.”

지난해 12월 20일, 해마다 ‘올해의 사자성어’를 뽑는 <교수신문>은 스무 번째 네 글자를 선정합니다. ‘아시타비’(我是他非),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는 뜻입니다. 모두 906명의 교수가 2개씩 고른 사자성어 가운데, 아시타비는 32.45%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교수신문은 설문조사에서 정치인뿐 아니라 언론과 검찰을 질타하는 교수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고 밝혔습니다.

‘묘서동처’(猫鼠同處). 고양이와 쥐가 함께 있다는 뜻으로, 고양이가 쥐를 잡지 않고 쥐와 한패가 된 걸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교수신문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묘서동처를 뽑은 가운데, 우리나라 주식시장 상황을 이에 빗댄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국내주식을 다시 사들이는 외국인 투자자와 공매도에 혈안인 기관, 이를 방조하는 당국이 묘서동처라는 것입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달 국내주식 2조538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한 달 만에 ‘사자’로 돌아섰다. /자료=금융감독원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달 국내주식 2조538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한 달 만에 ‘사자’로 돌아섰다. /자료=금융감독원

13일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2021년 11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국내 상장주식 2조5380억원어치를 순매수하고, 상장채권 2조7930억원을 순투자했습니다. 지난 10월 국내주식 3335억원어치를 팔아치운 외국인이 한 달 만에 순매수로 전환한 것입니다. 다만 채권투자는 올해 1월 이후 순투자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주식투자를 항목별로 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6580억, 코스닥에서 88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습니다. 지역별로는 유럽이 2조4000억, 미주가 1조원을 순매수한 반면, 중동은 1조2000억, 아시아는 10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습니다. 국가별로는 영국(1조8000억원), 미국(1조원) 등이 순매수했고, 아랍에미리트(9000억원), 사우디(2000억원) 등은 순매도했습니다.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주식을 국적별로 보면 전체의 40%인 293조3000억원을 미국인이 갖고 있고, 이어 유럽 227조6000억, 아시아 104조8000억, 중동 24조6000억원 순이었습니다. 외국인의 국내주식 매수세는 이달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말 시가총액 기준 733조3577억원이던 외국인 보유주식은 이날(13일) 785조4580억원으로 52조1004억원 늘었습니다.

외국인 보유주식은 이달 들어서도 13일까지 52조원 넘게 늘었다. /자료=한국거래소
외국인 보유주식은 이달 들어서도 13일까지 52조원 넘게 늘었다. /자료=한국거래소

금융투자업계는 외국인의 순매수 확대가 내년 2분기를 기점으로 반도체 업황이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고 풀이합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퀄컴 프리미엄 제품을 전량 위탁생산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코로나 장기화로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외국인이 공매도한 주식을 갚으려 숏커버링(환매수)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김경훈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이후 외국인 자금 유입은 추세 형성이라기보다, 축적된 숏포지션(매도한 상태 또는 매도 초과 상태) 청산일 개연성이 있다”라며 “공매도 강도가 강했던 종목일수록 최근 강하게 사들이고 있는 숏커버링 양상을 의미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누리꾼들은 공매도 세력 쫓아내기와 함께 ‘외인과 기관의 공매도 상환기간 설정’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월 27일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공매도 재개 모의시장 운영상황 점검 모습. /사진=금융위원회
누리꾼들은 공매도 세력 쫓아내기와 함께 ‘외인과 기관의 공매도 상환기간 설정’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월 27일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공매도 재개 모의시장 운영상황 점검 모습. /사진=금융위원회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우리나라 증시는 외국인과 기관이 짜고 치는 도박판’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아울러 새해 증시에 대한 기대와 함께 차라리 주가 하락에 투자하거나 해외주식을 사라는 등 조언을 쏟아냅니다. 특히 공매도 세력 쫓아내기와 함께 금융당국에 ‘외인과 기관의 공매도 상환기간 설정’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외국인들은 오르면 팔고 내리면 사고 해서 돈만 버네. 저 돈이 필요한가. 한국인들 힘들게 일해서 번 돈 외국인이 다 X먹네” “놀고 있네, 기관하고 돌아가면서 짜고 치면서, 이런 식으로 기사 내면 개미 모일 거 같나? 한국 증시는 끝났다. 차라리 코인에 투자하는 게 더 낫다” “꼬시는 걸로밖에 안 보인다. 올해 오른 실적은 이미 주가에 다 반영됐어. 이제 언제 떨어뜨릴까 그것만 보고 있으면 돼” “내려서 싸니까 단타몰이 하려고 샀겠지” “백날 외국인에 치이다 끝나네” “개미들 다 빠지니까 기어들어 오네” “연말 배당금 X드시겠지”.

“22년에 최소 20만 가자” “미국장 오르니 한국도 오르는 거다. 아마도 내년 1월까지는 상승장 같다” “반도체 위주로 지수가 팍팍 올라가네” “외국인이 사들인 11월 주식 ㅈㄴ떨어졌지? 외국인들 평균 보유기간 20일. 자 이제 12월의 개미 불태우기 시작된다. 잘 봐라” “마이너스 난 사람들은 매수하지 말고 버텨라. 양전(주가 상승)하면 다 팔고 미장으로 떠나라. 이거 다 개미 꼬시기다” “폭락장에도 반등은 있고 폭등장에도 조정은 있다” “이제 팔아야 한다고 시그널 주네” “결국 다 망한다. 한국을 왜 사 바보들아. 한국 곱버스나 미국 사라”.

“공매도 때리겠다는 소리군” “지들이 시장을 좌지우지 움직이는 건데, 모르는 척은. 외인 X들이 하락시키고 싶으면 공매도 때렸다가 올리고 싶으면 선물 현물 매수” “외인들이 대한민국 주식 안 사면 어느 나라 주식 사겠냐? 이 시국에!” “공매 실컷 치고 내리니 커버 치는 거지. X(기)관은 따라다니고. 개미만 피 빨리는 거지” “사는 게 더 불안하다. 무슨 장난치려고” “코스피는 외인과 공매세력 현금인출기! 네이버카페 OOO은 불합리한 공매제도와 주식양도세 개선을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습니다. 많은 가입과 응원 바랍니다!” “외인, 기관 공매도 상환기간이나 만들어”.

교수신문은 ‘묘서동처’(猫鼠同處)가 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묘서동처란 고양이와 쥐가 함께 있다는 뜻으로, 고양이가 쥐를 잡지 않고 쥐와 한패가 된 걸 일컫는 네 글자다. /사진=픽사베이
교수신문은 ‘묘서동처’(猫鼠同處)가 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묘서동처란 고양이와 쥐가 함께 있다는 뜻으로, 고양이가 쥐를 잡지 않고 쥐와 한패가 된 걸 일컫는 네 글자다. /사진=픽사베이

한편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 3일, 공매도 ‘전면’ 재개와 관련해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사가 발표하는 세계 주가지수) 선진지수 편입 등을 위해 언젠가는 가야 될 길”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MSCI는 한 번도 우리나라에 공식적으로 공매도 전면 재개를 선진지수 편입의 요건으로 요구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13년에는 금융주에 적용됐던 공매도 제한을 폐지했지만, MSCI는 오히려 다음 해 우리나라를 선진국지수 관찰 대상국에서 아예 빼버렸습니다. 공매도 전면 재개가 중요한 변수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전날 전국의 대학교수 880명 가운데 514명(복수 응답)이 ‘묘서동처’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꼽았습니다. 그 이유 가운데 하나입니다.

“단속하는 자와 단속받는 자가 야합하면 못 할 짓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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