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장밋빛 경제, ‘까만 호랑이’가 지켜본다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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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장밋빛 경제, ‘까만 호랑이’가 지켜본다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12.06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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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한국은행은 검은 호랑이의 해인 내년 글로벌 경제가 점차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픽사베이
한국은행은 검은 호랑이의 해인 내년 글로벌 경제가 점차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픽사베이

“대출을 못 갚더라도 집을 팔면 돈을 벌겠군.”

잔뜩 부풀어 올랐던 닷컴버블이 터지고 이라크 전쟁이 끝난 2001년, 미국은 경제를 띄우려 저금리 정책을 폅니다. ‘헬리콥터 머니’로 대출은 폭발적으로 늘고 집값은 미친 듯 뜁니다. 이자놀이에 혈안이 된 금융회사들은 비우량 대출자인 ‘서브프라임’에까지 돈을 퍼줍니다. 그로부터 5년 뒤, 주택시장의 거품은 ‘2조달러’에 달합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의 서막입니다.

‘미네르바’ 박대성씨. 미네르바는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을 정확히 예측하는 등 이명박정부 초기부터 포털 토론방에 경제 실정 등 100여건의 글을 올리며 누리꾼들의 환호를 받았다. /사진=YTN 뉴스 영상 갈무리
‘미네르바’ 박대성씨. 미네르바는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을 정확히 예측하는 등 이명박정부 초기부터 포털 토론방에 경제 실정 등 100여건의 글을 올리며 누리꾼들의 환호를 받았다. /사진=YTN 뉴스 영상 갈무리

“국가가 침묵을 명령했으니 여기서 멈추겠다.”

2009년 4월 20일, 법원은 인터넷 논객에게 무죄를 선고합니다. 혐의는 ‘정부 경제정책에 대해 인터넷상 허위사실 유포’. 이 논객은 이명박정부 초기부터 포털 토론방에 경제 실정 등 100여건의 글을 올리며 누리꾼들의 환호를 받습니다. 특히 세계 빅4 투자은행이었던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을 정확히 예측합니다. 인터넷 경제대통령으로까지 불렸던 그는 ‘미네르바’입니다.

‘풍선효과’. 풍선의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불룩 튀어나오는 것처럼 어떤 문제를 해결하면 다른 부분에서 문제가 다시 발생하는 현상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한국은행이 새해 글로벌 경제를 낙관하는 가운데 보험사의 가계대출이 풍선효과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에 누리꾼들은 리먼브라더스를 파산에 이르게 한 13년 전 세계 금융위기를 잊지 마라고 지적합니다.

올해 3분기 보험사들의 대출채권 잔액이 석 달 사이에 2조1000억원 늘어났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로 은행 대출 문턱을 높이자 보험사로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자료=금융감독원
올해 3분기 보험사들의 대출채권 잔액이 석 달 사이에 2조1000억원 늘어났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로 은행 대출 문턱을 높이자 보험사로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자료=금융감독원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보험사들의 대출채권 잔액은 모두 262조4000억원이었습니다. 불과 석 달 사이에 2조1000억원이 늘어난 것입니다. 이 가운데 가계대출 잔액은 1조1000억원 증가한 127조7000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로 은행 대출 문턱을 높이자 보험사로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가계대출 127조7000억원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50조2000억원으로 40%에 육박했습니다. 주택담보대출은 석 달 전보다 4000억원이 늘었는데, 집값이 하락할 경우 연쇄 부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밖에 신용대출은 7조원으로 1000억원 증가했습니다. 기업대출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1조원 늘어 134조5000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보험사들의 대출채권 연체율과 부실채권 비율은 감소했습니다. 9월 말 기준 대출 연체율은 0.14%로 석 달 전보다 0.03%포인트, 부실채권 비율은 0.12%로 0.02%포인트 낮아졌습니다. 눈에 띄는 것은 가계대출 연체율이 0.29%로 줄어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금감원은 이에 따라 보험사의 대출 건전성 지표에 대해 계속 모니터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국은행은 내년 세계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에서 점차 벗어나 회복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은 내년 세계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에서 점차 벗어나 회복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자료=한국은행

한편 한국은행은 전날 발간한 <해외경제 포커스>에서, 오미크론 등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 등장에도 내년 세계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에서 점차 벗어나 회복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습니다. 아울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완만한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은은 “오미크론의 등장으로 코로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긴 흐름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감염병 확산세가 점차 완화되면서 방역강도 완화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라고 진단했습니다. 따라서 세계 경제는 앞으로 치료제 보급과 백신 접종률 상승에 힘입어 추세적으로 회복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은은 “이달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통해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라면서도 “금리인상을 포함한 정상화 과정 자체는 완만한 속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시장 참가자들의 대체적인 평가”라고 말했습니다.

높아진 소비자물가 등이 미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를 앞당길 것으로 보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완만한 속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자료=한국은행
높아진 소비자물가 등이 미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를 앞당길 것으로 보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완만한 속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자료=한국은행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직접 겪은 대출 시장의 현실과 함께 당국의 규제를 손보라고 쓴소리를 쏟아냅니다. 아울러 ‘묻지마 돈 빌리기’에 대해 주의도 당부합니다. 중앙은행의 새해 장밋빛 경제 전망에 대해서는 믿을 수 없다며 과거 오판 사례까지 들먹입니다.

“와이프 아들 하나, 셋이 살 연고지에 분양권을 샀음. 분양권 하나에 지금 사는 집 하나. 분양권도 주택으로 보는 일시적 2주택자임. 당연히 돈 부족하고 입주할 때 지금 사는 집 팔고 가야 함. 근데 중도금 대출도 꽁꽁, 신용대출도 꽁꽁. 발령이 타지역으로 나서 분양권 팔고 돌아올 때 다시 사고 싶어도 실거주 2년 요건 때문에 가족 생이별하고 난 원룸 들어가서 강제 주말부부 해야 함. 내가 살 집도 이렇게 고생해야 하나” “왜 신용대출, 담보대출을 투기와 집 사는 데만 했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네. 자영업자나 수술비 등 큰돈 들어갈 데 있어 울며 겨자 먹기로 대출받은 사람들만 더 큰 피해를 보네. 좀 넓은 시야로 현상을 바라보고 금리나 대출 규제를 개선하기를 바랍니다”.

“저거 다 대출로 이자 메꾸고 있는 겁니다. 보험사 대출은 이율이 더 높습니다. 더 높은 이율로 빌려 낮은 이율로 빌린 이자를 갚는 중입니다. 내년 본격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주식 부동산 코인 대폭락 옵니다” “3년 뒤 이 기사로 다시 와라. 보험사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 가관도 아닐 거다” “아파트 호가대로 내놓은 거, 전세가 나가지 않고 있네요” “대출 막아놓고 시간 벌어서 집 못 사게 막은 다음에 금리 올려서 아예 집 살 생각을 못하게 하다니 갈채를 보낸다” “이것마저 막힐라. 기사 그만 내라”.

“리먼 터졌을 때도 우리나라는 괜찮다고 말했었지” “국내경제도 제대로 예측 못 하는 것들이 뭔 세계 경제??” “경제를 조금만 아는 사람이라면 이 말 곧이곧대로 안 믿지” “이말 믿는 흑우 없지? 저 말이 진짜였으면 기준금리가 이랬을까?” “정신 나간 소리! 더 큰 충격으로 세계 경제 마비가 올 것을 왜 모를까” “골드만은 그렇게 안보던데 올해보단 내년 내후년 둔화예측” “한은 얼마 전까지 오미크론 때문에 파월이 금리 인상 늦출 거라 예상하지 않았나?? 그 후에 파월에 오히려 테이퍼링 가속화에 금리 인상도 빨라질 거라 했지. 한은이 뭐 제대로 맞춘 적이나 있었냐”.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8월 6일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금융감독원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8월 6일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금융감독원

“부실 확대와 자산 가격조정 등 다양한 리스크가 일시에 몰려오는 ‘퍼펙트 스톰’이 발생할 수도 있다”. 지난 8월 취임 당시 이랬던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연일 친시장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머리글에서 소개한 미네르바는 1997년 외환 위기 때 극단적 선택을 한 친구 부모님을 보며 시장 감시자가 되었습니다. 까만 호랑이의 해에는 예측 가능한 경제를 바라봅니다.

“세계 경제 나아가 우리나라 경제도 나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코로나로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는 모든 분께 응원을 보냅니다. 내년에는 다들 더 행복해지길 바랍니다.”

우정사업본부는 2022년 임인년 검은 호랑이의 해를 맞아 호랑이를 주제로 한 연하우표를 지난 1일 발행했다. /사진=우정사업본부
우정사업본부는 2022년 임인년 검은 호랑이의 해를 맞아 호랑이를 주제로 한 연하우표를 지난 1일 발행했다. /사진=우정사업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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