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성추문’ 이어 이번엔 KB국민은행 ‘성추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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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성추문’ 이어 이번엔 KB국민은행 ‘성추행’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1.12.27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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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카드 장경훈 사장 ‘룸쌀롱’ 발언과 하나은행 지점장의 여성고객 ‘접대부 취급’
국민은행 임원, 파견 계약직 여직원 거부 의사에도 신체접촉 시도… 검찰로 넘겨져
국민은행 측 “성추행 사건 발생한 것 사실… 인사위 징계 한 달 받은 후 퇴사 처리”
KB국민은행 임원이 파견 계약직 여직원을 성추행한 사실이 알려졌다. /사진=KB금융그룹
KB국민은행 임원이 파견 계약직 여직원을 성추행한 사실이 알려졌다. /사진=KB금융그룹

국내 주요 금융권 임원들의 성추문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이들의 성인지 감수성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하나카드 장경훈 전 사장이 “룸쌀롱” 발언으로 사퇴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하나은행 모 지점장이 여성고객을 ‘접대부 취급’한 데 이어 하나금융그룹 계열사 임원들도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예쁘니 허락한다”는 성희롱성 발언으로 논란이 된 일이 있었는데요.

최근에는 KB국민은행에서도 한 임원이 파견 계약직 여직원을 성추행해 결국 퇴사한 일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27일 KB국민은행과 KB국민은행 노조 등에 따르면 은행 파견 계약직으로 근무하던 여직원 A씨가 지난 9월 IT담당 임원 B씨에게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임원 B씨는 식사 자리에서 여직원 A씨의 머리를 귀엽다고 쓰다듬는가 하면 코를 잡거나 이마를 치기도 했습니다. 또 팔짱을 끼고 허벅지에 손을 올리는 행동도 했다고 합니다. 임원 B씨는 피해여성 A씨가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신체접촉을 했다고 하더군요.

술 자리를 마치고 집에 돌아간 뒤에도 불쾌한 단어를 섞은 메시지까지 보냈다고 합니다. 결국 피해여성 A씨는 해당 임원 B씨를 경찰에 고소했고, 사건은 검찰로 넘겨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은행 내부에서도 징계위원회에 회부됐고, 정직 한 달의 징계가 내려졌습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성추행 사건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다”면서 “(성 비위 사건에 대해서는) 강한 잣대를 대고 있다”면서 “가해 임원 B씨가 퇴사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혔으나 인사위원회를 거쳐야 한다는 내부 규정에 따라 인사위에 회부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인사위에서 정직 한 달의 징계를 내렸다”면서 “임원 B씨가 강력히 퇴사를 원해 징계를 내린 후 결국 퇴사 처리를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피해 여직원 A씨도 이번 성추행 사건으로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이와 관련해 KB국민은행 측은 “은행과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여직원 A씨는 프로젝트를 위해 용역업체와 계약을 했다”면서 “용역업체와의 프로젝트가 마무리돼 계약이 끝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올해 3월에는 장경훈 하나카드 전 사장이 지난해 2월 회의에서 한 성희롱성 발언 녹취가 공개돼 논란이 일었는데요. 장 사장의 발언은 다음과 같습니다.

“아무리 예쁜 여자여도 내가 하루 오늘 즐겁게 놀 건 모르겠지만, 이 여자하고 평생 간다고 했을 때 너 그런 여자랑 평생 살겠냐, 안 살지. 무슨 이야기냐면 카드를 고르는 일이라는 것은 애인이 아니라 와이프를 고르는 일이거든.” “여자를 구할 때, 예를 들어 룸살롱에 가거나 어디 갈 때 목표는 딱 하나야. 예쁜 여자야. 예쁜 여자는 단가가 있어요. 오늘 갔을 때 옆에 앉으면 20만원 얼마, 시간당 얼마 이렇게 차지(요금)가 정확하잖아.”

이뿐 아니라 “저 미친 XX들이. 너희 죽여버릴거야” 등 직원들에게 입에 담지 못할 욕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장 사장은 해당 발언에 대해 시인했습니다. 이어 해당 사건이 알려진 지 열흘 뒤인 4월 6일 결국 사퇴했습니다.

또 4월에는 하나은행의 한 지점장이 대출 상담을 원하는 여성고객을 술자리에 불러내 ‘접대부 취급’했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일었습니다.

해당 지점장은 여성고객에게 오후 4시쯤 전화를 해서는 뜬금없이 한 횟집으로 불렀다고 합니다. 해당 횟집에는 이미 다른 일행과 한바탕 술판이 벌어져 있는 상태였고, 해당 지점장은 술을 마시지 못한다는 여성고객에게 “술을 못마셔?”라고 반말을 하면서 음주를 강요했습니다.

그러면서 같이 있던 회장이라는 사람에게 “요즘 80년생 90년생들은 아직은 어려서 처음 자리에는 긴장해서 다들 저렇다”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대리를 불러줄테니 술마셔라”라고도 했다고 합니다. 하나은행 측은 해당 지점장에게 대기발령 조치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 11월에는 하나금융그룹 계열사 임원들이 회사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여직원에 대한 성희롱성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져 또다시 논란이 일었는데요. 해당 임원들은 수차례에 걸쳐 다른 계열사 여성 간부와 입사 지원자를 놓고 성희롱성 발언과 성차별적 발언을 했습니다.

2019년 5월 31일, C 대표가 다른 계열사 여성 간부에 대해 “줏대가 없는 듯하다”고 하자 D 이사는 “예뻐서 그렇다. 예쁜 분들은 인생이 치열하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C 대표도 “동감…대체로 확률이”라고 했습니다.

같은 해 6월 13일에는 해당 여성 간부가 사무실을 방문하고 싶다고 하자 D 이사는 “바빠 죽겠는데…예뻐서 오라고 허락을”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여성 입사 지원자를 두고도 성차별적 메시지를 주고 받았는데요. 지난해 8월 수시 채용 당시 한 여성 지원자가 입사를 거부하자 B 이사는 “여자 애들이 원래 그런가”라고 말했습니다.

이들 임원의 여성 차별적 발언은 일상적이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올해 초에 퇴사한 여성 직원은 “지난해 하반기 회의 중 A 대표가 ‘애 있는 여성 CEO가 경영하는 회사에 투자하는 것은 다시 고려해야 한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2013년 5월 초에는 하나금융지주의 E 부사장이 결혼한 여직원에게 “결혼하고 나서 달라진 것이 뭐가 있느냐”라고 묻는 등 성희롱 수준의 발언을 했는데요. 해당 사건은 하나금융그룹 회장에게 알려져 결국 E 부사장은 사표를 냈습니다.

금융권 임원들의 일상이 된 듯한 성희롱성 발언, 이런 행태가 언제까지 되풀이될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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