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라더니… 농협금융지주 손병환의 국감 위증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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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라더니… 농협금융지주 손병환의 국감 위증 논란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1.10.29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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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 사태 책임 NH투자증권 정영채 사퇴 촉구에 지분율 핑계
“지주가 증권사 지분 49%만 보유하고 있어 소액주주와 관계 고려”
국감 보름 전 유상증자 공시하고 이틀 전에 지분율 49→51%로 변동
정 대표 감싸기 위해 소액주주 핑계? 정 “연임 생각 없다” 했지만…
언론에서는 ‘연임’ 단어 제목→‘환수’로 교체… ‘연임 의지 표현’ 의혹
안병길 의원 “NH투자증권이 일할 생각은 안하고 기사 막기에만 급급”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의 국감 발언에 대해 위증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NH농협금융지주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의 국감 발언에 대해 위증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NH농협금융지주

“임기도 내년 3월까지라는 점에서 중간교체가 부담된다고 판단해서 계속 업무를 하도록 지시했다. 지주가 증권사 지분을 49%만 보유하고 있어 소액주주와의 관계도 고려해야 했다.”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15일 열린 농협중앙회 및 계열사에 대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홍문표 의원이 옵티머스펀드와 관련한 책임 소재를 지적하며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자 밝힌 답변입니다.

NH투자증권은 전체 옵티머스펀드 판매액의 84%인 4327억원어치를 팔았고, 피해자가 871명 발생하며 부실판매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손 회장의 이날 답변이 ‘위증’ 논란으로 커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바로 “지주가 증권사 지분을 49% 보유하고 있다”는 내용인데요.

그러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서 확인해보면 NH투자증권은 지난달 30일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습니다. 이번 유상증자는 재무구조의 개선과 초대형IB 경쟁력 강화 등이 목적인 제3자 배정으로, 유상증자 대상을 농협금융지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NH농협금융지주의 NH투자증권 지분율은 49.12%에서 51.80%로 변동됐습니다. 변동일(계약체결일)은 지난 13일입니다. 국감은 변동일 이틀 뒤인 15일 열렸습니다. 따라서 손 회장이 이미 국감 전에 지분 확대 사실을 모를 리 없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입니다.

하지만 농협금융지주 측은 위증이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신주 상장 예정일이 오는 27일이기 때문에 국감 시점이 상장 효력 발생 전이라는 것입니다. 만약 손 회장의 발언이 거짓으로 밝혀지면 위증죄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위증 등의 죄)에 따르면 선서한 증인 또는 감정인이 허위의 진술(서면답변을 포함)이나 감정을 하였을 때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집니다. 다만 범죄가 발각되기 전에 자백하였을 때에는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하지만 자백은 국회에서 안건심의 또는 국정감사나 국정조사를 종료하기 전에 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손 회장이 지분 변동을 알았을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그러면서 NH농협금융 계열사의 인사권을 쥐고 있는 손 회장이 정 대표를 감싸기 위해 소액주주 핑계를 댄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합니다. 일각에서는 손 회장이 정 사장을 감싼 것은 정 대표의 3연임과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합니다.

정 대표는 옵티머스펀드 사태와 관련해 지난 3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 경고’를 받았는데요. 금융위에서 징계가 확정되면 연임과 3~5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되는 중징계입니다.

그러나 NH투자증권은 정상참작의 여지가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옵티머스 사태는 NH투자증권이 문제 발견 직후 금감원에 자진 신고해 이번 사태가 수면 위로 부각됐고, 대규모 환매중단 사태를 발견한 공로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어 금감원이 중징계안을 통보했더라도 제재심에서 외부위원들이 참여하는 대심제에서 다소 완화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입니다. 실제 앞서 진행됐던 라임펀드 판매사에 대한 제재심에서 일부 CEO에 대한 징계수위가 경감된 사례가 있습니다.

정 대표에 대한 징계 수위가 경감될 경우 3연임이 불가능한 것도 아닙니다. 정 대표는 김광수 전임 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대표에 오르고, 연임까지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 대표는 옵티머스 사태에 대한 책임을 의식한 듯 “연임 생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 3월까지 대주주의 뜻에 따르겠다고 밝혔습니다.

정 대표의 이런 발언에도 불구하고 언론에서는 정 대표의 ‘연임 안하겠다’는 제목의 기사들이 다른 제목으로 바뀌면서 연임설이 흘러 나오고 있습니다. 이 같은 사실은 국감에서도 제기됐는데요.

지난 20일 농림축산식품부 정리국감에서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은 “정 대표가 연임에 대해 어떤 생각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했지만 “언론 관련한 움직임을 보면 그런(연임) 생각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안 의원은 “지난 14일 농협 국감에서 나온 정 대표의 ‘연임 안하겠다’는 답변이 표제로 달린 기사들이 불과 몇시간 만에 ‘환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내용으로 표제가 바뀌고 있다”며 실제로 연임을 하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 아닌지 의구심을 표출했습니다.

또 “관계자들이 강하게 어필하지 않으면 기사 제목이 바뀔 수가 없다”며 “NH투자증권이 일할 생각은 안하고 기사 막기에만 급급하다”고 질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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