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희 사람’ 아니면 농협 간부 명함도 못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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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희 사람’ 아니면 농협 간부 명함도 못 만든다?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02.19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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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회장 취임하자마자 불어 닥친 ‘인사 칼바람’, 1년 만에 ‘최측근’으로 채워져
취임 한 돌을 맞은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의 측근 챙기기가 도를 넘어섰다는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자료사진=농협중앙회
취임 한 돌을 맞은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의 측근 챙기기가 도를 넘어섰다는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자료사진=농협중앙회

“농협 핵심 금융계열사에 ‘자기 사람’ 심기가 시작됐다.”

지난해 3월 9일, 농협금융지주의 임원후보추천위원회 구성이 마무리되면서 새 농협은행장 하마평이 쏟아집니다. 이성희 중앙회장이 새로 오면서 ‘이 회장 사람’이 앉을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합니다. 그러면서 손병환 농협금융 부사장과 오병관 전 농협손해보험 대표가 유력 주자로 떠오릅니다. 그로부터 열이틀 뒤, 손 부사장이 차기 농협은행장으로 어김없이 내정됩니다.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이 지난 9일 본사 화상회의실에서 ‘농협금융 DT추진최고협의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농협금융지주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이 지난 9일 본사 화상회의실에서 ‘농협금융 DT추진최고협의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농협금융지주

“네 차례 관 출신 ‘낙하산’ 고리 끊고 내부 출신 내정”

지난해 12월 23일, 출범 열 돌을 앞둔 농협금융지주는 새 회장 후보로 손병환 농협은행장을 추천합니다. 언론들은 ‘관피아’(관료+마피아) 논란을 잠재운 인사라며 호들갑을 떱니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손 내정자는 은행장 임기의 절반인 1년도 채우지 못한 것입니다. 게다가 9개월 전 은행장 내정 때부터 ‘이성희 회장 사람’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온 인물입니다.

지난 2일로 취임 한 돌을 맞은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을 두고 뒷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핵심 금융사뿐만 아니라 다른 계열사까지 업계 경험이 없는 인물을 임원에 앉히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회장의 ‘내 사람 챙기기’가 도를 넘어섰다는 것입니다. 이에 해당 계열사 노동조합은 총파업을 불사하며 낙하산 인사를 저지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농협중앙회 이성희 회장(앞줄 오른쪽)이 취임 1주년을 맞아 지난달 26일 농협 안성농식품물류센터를 방문, 농산물도매분사 MD(구매담당자)에게 운동화를 직접 신겨주는 착화식 행사를 갖고 있다. /사진=농협중앙회
농협중앙회 이성희 회장(앞줄 오른쪽)이 취임 1주년을 맞아 지난달 26일 농협 안성농식품물류센터를 방문, 농산물도매분사 MD(구매담당자)에게 운동화를 직접 신겨주는 착화식 행사를 갖고 있다. /사진=농협중앙회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지난해 말 계열사 임원 추천 현황을 발표하며 농우바이오 전무이사와 감사실장에 금융 관련 농협 계열사 출신 인물을 내정했습니다. 농우바이오 전무이사에 이우종 전 농협금융지주 시너지추진본부장을, 감사실장에 전 농협은행 성남시지부장을 임명한 것입니다.

이를 두고 농협 내부에서는 전문성은 물론 업계와도 연관이 없는 인사를 계열사 임원자리에 앉힌 것은 명백한 낙하산 인사라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특히 농우바이오 감사실장에 선임된 인물은 이 회장의 출신지역과도 같아 지나친 측근 챙기기가 아니냐는 의혹까지 불거진 상태입니다.

​여기에 권준학 전 중앙회 기획본부장이 농협은행장으로 임명된 것에 대해서도 뒷말이 무성합니다. 업계에 따르면 권 행장은 이 회장의 최측근 인사로 알려져 있으며, 중앙회 기획조정본부장을 맡은 것도 이 회장의 취임 직후라는 점에서 설득력을 더합니다. 이에 따라 농협 안에서도 이 회장의 입김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는 불만이 쌓이고 있습니다.

NH농협중앙회노동조합 농우바이오지부는 농우바이오 대표이사에 대한 농협중앙회 임원추천 계획에 반발하며 지난달 20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사진=NH농협중앙회노동조합 농우바이오지부.
NH농협중앙회노동조합 농우바이오지부는 농우바이오 대표이사에 대한 농협중앙회 임원추천 계획에 반발하며 지난달 20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사진=NH농협중앙회노동조합 농우바이오지부.

이 같은 내부의 불만은 해당 계열사 노조의 파업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NH농협중앙회노동조합 농우바이오지부는 농우바이오 대표이사에 대한 농협중앙회 임원추천 계획에 반발하며 지난달 20일부터 파업에 돌입했습니다. 앞서 농협중앙회는 지난해 말 외부공모를 통해 농우바이오 대표이사를 선임한다는 내용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에 농우바이오 노조는 종자업계의 특수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대표이사를 맡아선 안 된다며 내부 인사를 요구, 농협경제지주와 협의를 진행해 왔으나 결렬돼 파업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농협경제지주는 반발이 커지자 내·외부 인사 지원이 가능한 ‘공모’로 선임방식을 바꿨으나 농우바이오 노조는 내부에서 대표를 뽑아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유재섭 NH농협중앙회노동조합 농우바이오지부장은 “농우바이오는 국내 1위 종자업체로서 전문성이 뛰어나고 종자업계에 미치는 파급력도 크다”라면서 “이를 고려하면 종자업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사람이 대표이사가 되는 것이 바람직한데 농협이 받아들이기 힘든 인사권을 휘두르고 있다”라고 불만을 털어놨습니다.

유 지부장은 그러면서 “특히 농우바이오는 그간 내부 전문가 중에서만 대표이사를 뽑아왔으며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경영지표가 개선될 정도로 실적도 냈는데 굳이 종자업을 잘 모르는 타 농산업분야 사람도 공모할 수 있도록 하는 이유에 대해 공감이 가지 않는다”라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1961년 8월 15일생 농업협동조합이 잊어선 안될 태생적 사명은 ‘신토불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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