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 부실 맞먹는 NH투자증권의 ‘성과급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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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 부실 맞먹는 NH투자증권의 ‘성과급 잔치’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1.10.18 1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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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펀드 피해액 4327억원인데… 펀드 판매 이후 3년간 임직원 성과급 3690억원
옵티머스펀드 부실 판매의 주범인 NH투자증권이 펀드를 판매한 해부터 수천억원대의 성과급을 지급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NH투자증권
옵티머스펀드 부실 판매의 주범인 NH투자증권이 펀드를 판매한 해부터 수천억원대의 성과급을 지급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NH투자증권

4000억원대의 옵티머스펀드를 팔아치워 부실 판매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는 NH투자증권이 펀드 판매액과 맞먹는 규모의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옵티머스펀드는 옵티머스 자산운용이 2017년 12월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사모펀드로, 투자자들에게는 ‘안전한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해 연 3%의 수익을 보장한다’며 고객을 끌어모았습니다.

NH투자증권은 2019년 6월부터 해당 펀드를 판매하기 시작했는데요. 하지만 실상은 페이퍼컴퍼니에 투자하는 데 자금을 쓴 사실이 드러나며 사기로 밝혀졌고, 지난해 6월 환매가 중단돼 5151억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한 사건입니다. NH투자증권은 전체 펀드 판매액의 84%인 4327억원을 팔았고 피해자만 모두 871명이 발생했습니다.

문제는 옵티머스펀드를 판매하기 시작한 2019년부터 현재까지 피해액과 맞먹는 수준의 임직원 성과급을 지급하는 등 NH투자증권의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것입니다. 본지가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윤재갑 국회의원실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9년부터 NH투자증권이 임직원에게 지급한 성과급은 3690억원에 달했습니다.

최근 3년간(2019~2021년) NH투자증권 인센티브 내역을 보면 2019년 임원에 219억, 직원에는 816억원 등 총 1034억원을 지급했습니다. 지난해에도 임원과 직원에 각각 247억, 805억원 등 1052억원을 인센티브로 제공했습니다. 올해에도 임원(196억원)과 직원(1408억원)에게 총 1604억원을 인센티브로 지급했습니다. 3년간 임직원에게 지급한 인센티브는 모두 3690억원입니다.

정영채 대표이사(사장)만을 별도로 보면 상여금 형식으로 2019년 10억4200만원, 지난해 7억7000만원을 받았는데요. 급여가 각각 5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급여보다 2배 정도 많은 금액을 상여금으로 받은 셈입니다. 특히 올해 직원들에게 제공한 인센티브(1604억원)는 올해 늘어난 순이익(1015억원)보다 많은 금액입니다.

NH투자증권의 수익 대부분은 증시 호황에 따른 중개 수수료로 ‘빚투, 영끌’에 빠진 청년들의 고혈 덕이라는 지적인데요. 이런 고혈로 수천억원대의 성과급 잔치는 도가 지나치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윤재갑 의원은 “NH투자증권의 올해 순수익 증가는 직원들의 노력에 의한 투자 실적향상이 아닌 주식투자 열풍으로 인한 수수료와 이자수익 증가 등 외부요인 때문”이라며 “옵티머스 펀드의 대부분을 판매한 NH투자증권이 3년간 임직원에게 3700억원의 성과급 잔치를 했다고 하면 과연 이를 용납할 국민이 얼마나 될지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한편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옵티머스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 지난 3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문책 경고’를 받은 바 있습니다. 금감원이 사전에 통보했던 ‘3개월 직무정지’ 원안보다는 한 단계 수위가 내려간 것입니다. 하지만 금융위원회를 통해 징계로 확정되면 연임이 불가하고 3~5년간 금융권 취업도 할 수 없게 된다는 점에서 중징계로 분류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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