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 계열사가 이호진 조카들에게 ‘일감 몰아주는’ 스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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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 계열사가 이호진 조카들에게 ‘일감 몰아주는’ 스킬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1.04.23 1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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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시스가 흥국생명으로부터 받은 일감을 ‘프로케어’로 넘기는 방식 사용
태광 측 “공정한 경쟁입찰 통해 선정됐기 때문에 일감 몰아주기가 아니다”
허지안·허민경 100% 지분 프로케어, 일감 88% 받아… 배당금도 ‘싹쓸이’
허승조 태광그룹 고문이 아버지이고, 이호진은 허씨 자매의 외삼촌
사진=펙셀즈
사진=펙셀즈

태광그룹 계열사가 오너 사돈 회사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에 휩싸였습니다. 그 중심에는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의 조카 회사인 ‘프로케어’가 있는데요.

프로케어는 2014년 11월 설립된 건물(시설)관리, 시설경비, 위생관리용역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로, 이듬해인 2015년 1월 GS그룹 계열사로 편입됐습니다.

프로케어는 허승조 GS리테일 전 부회장의 두 딸인 허지안씨와 허민경씨가 지분을 각각 50%씩 보유, 오너 일가가 100% 지분을 가지고 있는 개인 회사인데요. 허 전 부회장은 태광그룹 故 이임룡 창업주의 맏딸 이경훈씨와 결혼해, 결국 태광그룹의 오너인 이호진 전 회장은 허지안·허민경씨에게는 외삼촌이 되는 것이죠. 문제는 프로케어가 태광그룹 계열사의 일감으로 연명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본지가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보고된 프로케어의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프로케어의 영업수익(매출)은 100% 용역매출에서 나왔는데요. 태광그룹 계열사인 ‘티시스’로부터 올린 매출 비중이 무려 90%에 육박했습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8년 총 매출액 115억294만107원 중 티시스와의 거래에서 올린 용역매출은 106억6600만1600원입니다. 비중은 92.7%입니다. 2019년에는 총 매출 133억408만6696원 중 113억6778만8000원을 티시스로부터 올렸습니다. 매출 비중은 85.5%입니다. 2020년에는 134억4696만7942원 중 115억4308만9000원으로, 전체 매출의 85.8%를 차지합니다. 3년 평균 매출 비중은 88%에 달합니다. 티시스가 없었더라면 프로케어도 살아갈 수 없는 구조인 것이죠.

2020년 프로케어가 티시스로부터 올린 매출액.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2020년 프로케어가 티시스로부터 올린 매출액.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티시스는 시스템통합(SI) 업체로서 태광그룹 계열사들이 입주한 부동산 시설 관리를 맡고 있는데요. 티시스가 흥국생명 본사 및 지사 빌딩관리 등 다른 계열사들로부터 수주한 용역이 다시 프로케어로 넘어가는 구조인 셈입니다. 흥국생명→티시스→프로케어 구조인 것이죠.

흥국생명이 프로케어에 맡긴 건물관리는 광화문 본사를 비롯해 서울 강남·영등포, 경기 성남·일산, 강원 동해, 전남 순천 사옥과 흥국생명 연수원 등입니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공정한 경쟁입찰을 통해 선정됐기 때문에 일감 몰아주기가 아니다”고 해명했습니다.

허씨 자매는 프로케어로부터 올린 순이익을 배당이라는 형식으로 모두 챙기고 있는 것으로도 확인됐습니다.

2018년 순이익 11억1256만원 중 10억6800만원을 챙겼고, 2019년에는 순이익 16억3100만원 모두를 배당금으로 가져갔습니다. 지난해에도 14억6037만8196원의 순이익 가운데 자투리 금액을 뺀 14억6000만원을 챙겼습니다.

허씨 자매는 외갓집으로부터 일감을 몰아 받고 또 거기서 생긴 이익의 전부를 자신들의 호주머니를 채우는데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태광그룹 바로잡기 공동투쟁본부는 지난 2018년 7월 흥국생명 일감몰아주기 규탄 기자회견에서 “태광그룹은 법의 허점을 이용해 특수관계인에 포함되지 않는 친인척 기업에까지 일감몰아주기를 하고 있다”면서 “태광그룹과 사돈 기업이자 오너의 친인척인 회사에 흥국생명이 건물 관리를 맡긴 것은 명백한 일감몰아주기”라고 꼬집었습니다. 그러면서 “태광그룹 고문의 지위를 이용한 업무상 배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허씨 자매의 아버지인 허승조 GS리테일 전 부회장은 2017년 9월 태광그룹 산하 일주학술문화재단 등 3개 재단의 이사장과 태광그룹의 고문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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