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익편취’ 논란에 휩싸인 LG그룹 구광모의 고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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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익편취’ 논란에 휩싸인 LG그룹 구광모의 고모들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0.05.13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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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훤미·구미정 소유 ‘지수아이앤씨’, 노동착취 등 갑질 의혹
청소노동자 “수당 안주고 주말 근무시키려고 노동시간 꺾기 꼼수”
LG트윈타워
LG트윈타워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집안 어른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게 생겼습니다. 바로 구광모 회장의 고모인 구훤미(73)·구미정(65) 때문인데요. 구훤미와 구미정은 LG그룹 창업주인 고 구인회 명예회장의 손녀이자 고 구자경 명예회장의 딸입니다. 구자경 회장은 슬하에 4남2녀를 뒀는데, 이들 자매는 2년 전 세상을 떠난 고 구본무 회장의 누이이기도 합니다. 

이들은 지수아이앤씨의 지분을 각각 50%씩 100% 소유했는데요. 지수아이앤씨는 2009년 9월 24일 설립된 법인으로 위생관리용역업, 용역경비업(시설경비업), 건축물시설유지관리업, 근로자파견업, 특수경비업 등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지수아이앤씨는 LG그룹의 종속회사인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과 LG트윈타워의 청소업무도급계약을 맺고 LG트윈타워의 청소업무를 맡고 있는데요.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은 ㈜LG가 지분 100%를 소유한 자회사입니다.

문제는 지수아이앤씨가 청소노동자들에게 노동시간과 임금 그리고 고용불안 야기 등 각종 갑질을 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들 자매는 매년 수십억원의 배당금으로 배를 두둑이 불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LG트윈타워에서 일하는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 소속 청소노동자들에 따르면 지수아이앤씨는 청소노동자들에게 수당 지급 없이 주말근무를 시키기 위해 '시간 꺾기'를 하면서 노동을 시키면서도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지급해 고용불안을 야기하고 있다고 합니다.

주당 40시간 근무할 경우 주말근무 시 회사는 근로자에게 수당을 지급해야 합니다. 하지만 지수아이앤씨는 수당을 지급하지 않기 위해 점심시간을 1시간 30분으로 늘려 1일 노동시간을 7시간 30분, 1주로 계산하면 37시간 30분으로 맞춰 놓고는 40시간을 채우기 위해 주말에도 근무를 시켰다는 것입니다. 또 대부분 60세 이상인 촉탁직 청소노동자들과 매년 계약을 하면서 “적자를 보면서 운영한다”는 으름장을 놓는 등 고용불안을 야기시키고 있답니다.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은 최저시급 209시간 기준으로 2018년 157만3770원, 2019년 174만5150원을 월급으로 받았습니다. 추가 근로에 따른 수당을 합해도 월 200만원을 넘지 못했습니다.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2018년 비혼단신 노동자의 월 평균 실태생계비는 201만4955원입니다. 청소노동자들은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들은 가정을 꾸리고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는 사람으로 실제 필요한 실태생계비는 이보다 훨씬 높다”면서 “회사에서 주는 최저임금으로는 삶을 꾸려나갈 수 없다”고 토로했습니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관계자는 “인력파견 및 건물관리 용역업을 수행하는 지수아이앤씨의 이윤 창출 구조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돌아가야 할 노동력의 대가를 착취하는 수밖에 없다”면서 “청소노동자들에게 정당한 임금을 지급하지 않음으로써 지수아이앤씨는 구훤미와 구미정에게 지난해에 각각 30억원씩 배당금을 지급했다”고 폭로했는데요.

본지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이들은 매해 적게는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씩 배당금을 챙겼습니다. 심지어는 당기순이익보다도 많은 배당금을 받아갔더군요.

구훤미와 구미정이 배당금을 챙기기 시작한 시점은 설립 후 1년 반 만인 2011년부터인데요. 지수아이앤씨는 이들에게 그해 6억원을 배당했습니다. 2012년에는 당기순이익이 전년(27억원)보다 줄어든 25억원을 기록했는데도 배당금은 7억2000만원으로 늘립니다.

2013년과 2014년에는 각각 7억원씩 배당하다가 2015년에는 10억원으로 껑충 뜁니다. 당기순이익은 31억원에서 34억원으로 소폭(9.7%) 올랐는데 배당금은 42.9%나 올린 것입니다. 2016년는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9.9% 올랐는데, 현금배당은 2배가 오른 20억원을 합니다.

2017년에는 40억원으로 또 2배가 뜁니다. 이는 당기순이익(39억5500만원)을 뛰어넘는 금액입니다. 현금배당성향은 101.13%로, 결국 이익보다도 많은 현금배당으로 배를 채운 셈입니다. 2018년에도 전년보다 10억원이 오른 50억원을 현금배당 합니다. 그나마 배당성향은 91.99%로 100%를 넘기지 않았네요. 2019년에도 현금배당금은 60억원으로 또 오르는데요. 배당성향은 무려 134.78%나 됩니다. 9년간 구훤미와 구미정이 챙긴 배당금은 총 207억2000만원입니다.

이처럼 지수아이앤씨는 2011년부터 한해도 거르지 않고 매년 큰 폭의 배당금을 구훤미와 구미정에게 지급하고 있었는데요. 청소노동자들은 "일감몰아주기로 인한 사익편취"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청소노동자들은 “LG그룹과 친인척관계인 지수아이앤씨는 LG그룹 경영권 승계과정에서 지분정리로 대규모기업집단에 속하지 않도록 하는 편법을 통해 실제로는 일감몰아주기로 손쉽게 부를 축적하고 있지만 관련규제는 피해가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재벌총수 일가에게 돌아가는 수십억원의 배당금은 청소노동자, 경비노동자, 시설노동자에게 돌아갈 임금을 중간에서 빼먹는 것으로 만들어진다”고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지수아이앤씨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분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지배구조를 보면 LG그룹이 자회사인 에스앤아이코포레이션에 LG그룹의 건물, 공장 등의 자산을 관리하는 용역을 주고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은 이를 다시 지수아이앤씨에 도급을 주는 형식인데요.

결국 ㈜LG→에스앤아이코포레이션→지수아이앤씨의 지배구조를 보이는 셈입니다.

LG그룹은 일감몰아주기로 부당하게 이익을 챙겨 사회적 지탄을 받자 2018년 12월 1일 서브원의 MRO(소모성 자재구매 부문) 사업부문을 물적분할 하면서 일감몰아주기에서 벗어납니다. 일감몰아주기에서 탈피는 했지만 청소노동자들의 착취로 배불리는 족벌기업이라는 오명에서는 아직 벗어나지 못한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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