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쿠홀딩스 구본학 일가의 배 불려주는 ‘엔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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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쿠홀딩스 구본학 일가의 배 불려주는 ‘엔탑’은?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0.04.16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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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쿠전자 등 매출의 88%가 내부거래… 오너 일가에 수십억 배당으로 순환 제공
오너 3부자 지난해 배당금, 3개사로부터 264억… 기부는 2100만원으로 0.08%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쿠쿠전자의 자회사인 ‘엔탑’이 지주사 쿠쿠홀딩스의 부(富) 축적에 일등공신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예상됩니다.

쿠쿠홀딩스는 구자신 회장(6.97%), 구 회장 장남 구본학 쿠쿠홈시스 대표(42.36%), 차남 구본진 제니스 대표(18.37%) 그리고 쿠쿠사회복지재단(1.37%) 등 특수관계인이 69.07%의 지분을 가지고 쿠쿠그룹을 지배하고 있는데요. 쿠쿠홀딩스는 쿠쿠전자의 지분 100%를, 엔탑 지분 42.2%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제니스는 구본진이 지분 100%를 가진 개인회사입니다.

즉, 구본학 등 오너 일가→쿠쿠홀딩스→쿠쿠전자·엔탑 등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입니다.

논란은 엔탑이 쿠쿠전자와 제니스로부터 일감을 받고 이를 통해 벌어들인 돈을 배당금 형식으로 쿠쿠홀딩스에 지급하면서 구본학 등 오너일가 배를 채우고 있다는 것입니다. 쿠쿠전자는 그동안 일감몰아주기 논란과 오너 일가 고배당으로 챙긴 자금을 세습에 이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는데요.

엔탑은 불화탄소수지 코팅 알루미늄판의 제조·판매업을 영위하는 회사로, 쿠쿠전자의 주력제품인 밥솥의 내·외부 코팅 도료 등을 쿠쿠전자에 납품하고 있습니다. 제니스도 엔탑과 마찬가지로 도료제품의 제조, 불화탄소수지 코팅업 등을 주업으로 하고 있습니다.

엔탑이 쿠쿠전자와 제니스로부터 받은 일감은 무려 90%에 육박합니다. 엔탑이 지출한 배당금의 절반 이상은 쿠쿠홀딩스로 흘러들어갔습니다.

엔탑의 지난해 매출 417억원 중 쿠쿠전자와 제니스로부터 올린 매출액은 각각 365억8000만원, 1억2000만원 등 총 367억원으로, 88%입니다. 전년도에도 매출 448억원 가운데 쿠쿠전자와 제니스로부터 87.1%인 390억원의 일감을 받았습니다.

쿠쿠전자 CI
쿠쿠전자 CI

이렇게 특수관계자로부터 일감을 받아 낸 이익의 상당부분을 배당금으로 쿠쿠홀딩스로 보냈습니다. 엔탑이 지출한 총 배당금 지난해 130억원, 전년도에도 80억원으로, 지분율(42.2%)에 따라 쿠쿠홀딩스로 배당금이 흘러갔는데요. 지난해 54억5800만원, 전년에도 33억7500만원입니다. 지난해에만 구본학 등 오너 3부자(67.7%)가 챙긴 배당금은 36억9500만원이네요.

배당금에 대한 또 다른 문제는 당기순이익이 줄었는데도 더 많은 배당금을 지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해 엔탑의 당기순이익은 74억5000만원으로, 전년(83억6500만원)보다 11% 줄었습니다. 하지만 배당금은 전년 80억원에서 130억원으로 늘렸습니다. 중간배당(50억원)까지 했기 때문인데요. 이에 따라 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 지급 비율도 95.6%에서 107.4%로 확대됐습니다. 앞서 2015과 2016년에도 당기순이익이 각각 140억원, 150억원이었으나 배당금은 이보다 많은 각각 200억원을 지출했습니다. 지분율에 따라 쿠쿠홀딩스(42%)는 각각 84억원씩을 챙깁니다.

엔탑의 실적 흐름을 보면 특수관계자로부터 들어오는 일감이 줄어들면 매출과 당기순이익이 줄어드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오너 배불리기에는 거침이 없는 듯합니다. 하지만 사회공헌의 척도로 읽혀지는 기부금 내역에 대해서는 항목조차 찾을 수 없습니다.

구본학 등 쿠쿠 오너 일가는 쿠쿠홀딩스와 쿠쿠전자 등으로부터도 매년 100억원대의 배당금을 챙기고 있는데요. 쿠쿠홀딩스로부터는 최근 3년간(2017~2019년) 배당된 총 554억원 중 지분율(69.07%)에 따라 382억원을 받았습니다. 지난해만 따지면 총 배당금 186억4600만원 중 쿠쿠 오너 일가 3부자(67.7%)는 126억2300만원을 챙겼습니다.

쿠쿠홈시스가 2018년 배당한 33억원 중 특수관계인은 지분율(75.44%)에 따라 25억원 정도를 챙겼으나, 지난해에는 배당금 31억원을 5% 이하 주주들에게 차등지급함에 따라 오너일가는 제외됐습니다. 하지만 주당 현금배당금이 전년 2800원에서 주주들에게 차등배당을 실시한 지난해에 갑자기 560원으로 5분의 1토막 난 것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입니다.

쿠쿠전자도 2018년 25억원에서 2019년에는 150억원을 배당, 지분율(100%)에 따라 전액 쿠쿠홀딩스로 보내졌습니다. 문제는 당기순이익이 551억6900만원에서 531억2500만원으로 감소했는데도 배당금은 되레 6배나 늘었다는 것입니다. 지난해 쿠쿠 오너 일가 3부자가 챙긴 배당금은 101억5500만원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감사보고서에 기부금 항목이 보인다는 것인데요. 2018년 2020만원에 이어 2019년에는 2100만원을 기부했네요. 매출액 대비 각각 0.004%네요. 오너 3부자가 챙긴 배당금 대비로는 0.2% 수준입니다.

지난해 3부자가 쿠쿠홀딩스와 쿠쿠전자, 엔탑으로부터 총 264억7300만원을 배당금으로 받은 것으로 계산이 나오는데요. 3부자가 받은 배당금 대비로 따지면 기부금 비율은 0.08%로 확 떨어집니다.

기업의 배당금 확대 정책은 주주환원 차원에 꼭 필요한 것으로, 비난 받을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오너 일가가 지분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도덕적 차원으로 볼 때 다릅니다. 게다가 일감몰아주기로 벌어들인 돈일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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