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여기’에 투자하라 -1부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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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여기’에 투자하라 -1부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 조수연 편집위원(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장)
  • 승인 2020.07.28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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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기치 못하게 발발한 코로나19는 조기 회복 기대로 주가가 급락한 뒤 급반등했으나, 기대와 달리 다시 맹위를 떨치고 있다. 코로나19의 글로벌 집계 사이트인 월드오미터가 제공하는 일일 확진자 그래프를 보면 지난 3월 중반 이후 우상향 곡선의 기울기가 가파르다. 7월 28일 오전 9시 기준 세계 확진자 수는 1630만명으로 이 속도라면 2000만명이 머지 않은 것 같다. 정말 무서운 속도다.

그런데도 코로나19에 굴복하지 않으려는 불굴의 인간 정신의 표상을 보이려는 것인지 증시는 아직도 고점을 유지하고 있다. 이 정도 되면 많은 금융소비자는 어느 장단을 따라야 할지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 칼럼은 증시의 단기 반등을 허락한 코로나19가 장기적으로 경제 구조와 투자 전망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를 필자 나름대로 정리해본다.

초저금리로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마이너스 금리를 받는 상황이므로 예금만으로는 손해본다는 것을 대부분 금융소비자들도 익히 들어 봤을 것이다. 마이너스 금리라는 개념이 쉽지는 않은데 그래도 사람들은 가만 있으면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금융투자상품 판매회사의 줄기찬 홍보 덕분일 것이다.

필자가 보기에 사실은 금융투자를 모르고 뛰어드는 것보다 예금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지만, 어떻든 홍보 덕분에 많은 사람이 펀드를 살까, 주식을 살까, 금을 살까, 나름대로 고민이 많은 것 같다. 또한 누구를 위하는지 정체도 모르게 쏟아지는 금융 정보도 금융소비자를 당황스럽게 한다. 불확실성이 클수록 중립적인 금융정보가 필요하다. 또한 금융정보는 항상 제공자의 이해관계를 고려해서 참고하기를 권한다. 필자는 금융산업이나 금융상품 판매에 이해관계가 없다는 점을 밝혀 둔다.

◆ 미국·중국·한국 증시의 반등은 유지될까

한편 경제나 투자 전망은 사용자에 따라 달라야 한다. 필자는 금융소비자에게 단기 투자보다는 2~3년 이상의 경제 변화에 근거한 메가 트렌드 투자를 주장한다. 실패 확률, 즉 위험과 투자 비용을 확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칼럼은 단기 투자자에게 필요하지 않은 글이다. 이런 관점과 용도에서 지금부터 코로나19 이후 2~3년에 걸친 메가 트렌드를 분석하고 이에 따른 투자 전망을 시도한다.

먼저 현재의 경제와 금융시장을 정리해보자. 코로나19는 발발부터 그 영향과 결과까지 모두 예상할 수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경제학자나 시장전문가는 이러한 불확실성(Uncertainty)을 가장 싫어한다. 통상 시장에서 사용하는 위험이란 확률분포로 분석 가능한 위험이다. 통계적으로 잡히지 않고 예상할 수 없는 것은 위험 리스트에 끼지 못한다. 이것을 불확실성이라고 한다.

코로나19의 경제적 충격을 예측하기 위해 경제학자는 경험과 통계가 필요한데 1918년 인플루엔자 이후 바이러스의 경제적 충격 추정에 필요한 자료가 없어 그야말로 현재의 경제는 ‘불확실한’ 상황에 빠진 것이다. 이런 경우 전문가들은 대부분 이런저런 근거를 대며 떠들 수 없으니 싫어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렇게 불확실한 상황에도 미국 증시는 3월 23일 이후 최근까지 급반등했다. 이 또한 예기치 못한 증상으로 "증시가 경제와 따로 움직인다"며 경제전문가들은 당황하고 있다. 해설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설득력 있는 것은 로버트 실러 등 행동경제학 관점의 해설이다.

즉, 코로나19의 불확실성을 덮은 것은 코로나19에서 조기에 벗어날 수 있고, 이에 급락한 주가가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 심리와 2008년 금융위기 때 중앙은행의 저금리, 무제한 통화공급으로 최근까지 미국 증시 S&P500이 5배 상승했다는 학습효과라는 것이다. 여기에 코로나19 발발 후 전례 없는 규모의 재정과 통화정책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결과가 현재의 증시라는 것이다.

어떻든 미국, 중국과 한국 증시는 반등했다. 미국 증시는 3월23일 이후 지속 반등했고 특히 나스닥은 전고점을 돌파하고 말았다. 중국 증시도 3월23일 이후 약한 반등세였으나 6월30일부터 급반등하며 전고점을 상회한 상태다. 한국 증시도 개인투자자의 선전으로 미국 증시처럼 3월 이후 반등했으나 6월8일 이후는 횡보를 보이고 있다. 그러면 지금의 미국, 중국, 한국 증시 반등은 앞으로도 유지될까? 금융소비자들은 증시의 급락, 급등으로 혼란스럽기만 하다. 코로나19 이후에는 장기적으로 어디가 유망할 것인가. 아니면 버블이 터질 것인가.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코로나19 이후 경제의 메가 트렌드를 알려면 세계 경제의 구조적 변화(Dynamics)를 알아야 한다. 세계 경제는 좋든 싫든 하나의 유기체로 움직이도록 세계화(globalization) 되었기 때문이다. 세계화된 경제의 특징은 ▲자본, 자금의 국가 간 자유 이동 ▲국제 분업화된 경제구조라고 요약할 수 있다.

자본의 이동이 각국 금융시장의 가격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 자본은 각국간 금리와 통화 가치의 차이로 이동한다. 일물일가의 경제원칙 아래에서 경제변수, 가격의 차이에 따라 자본, 노동이 이동하는 것을 재정거래(arbitrage)라고 하는데 경제 현상의 중요한 용어이니 알아두는 것이 좋다. 금융 시장의 모든 기쁨과 우환이 이 재정거래에서 발생한다. 그런데 세계 경제의 기본 거래통화, 즉 기축통화가 달러인 만큼 달러의 금리, 통화 가치는 국가 간 자본 이동의 가장 중요한 변수다. 즉, 달러 대비 상대국의 금리와 통화 가치에 따라 자본은 세계를 이동한다.

다음으로 국제 분업, 즉 글로벌 가치사슬(global value chain)은 GDP로 총칭되는 각국의 경제활동과 산출, 소득에 영향을 준다. 국제 분업에 의한 상품, 요소의 이동은 국제수지로 측정되며 기축통화인 달러에 대비한 각국의 통화가치에 영향을 주도록 연쇄반응 장치를 가지고 있다. 결국 달러 가치의 변화와 국제 분업구조의 변화가 세계화 시대 각국의 경제, 금융 전망을 좌우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고 코로나19가 국제분업 구조와 달러 가치에 대해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 지가 코로나19 이후 경제와 투자 전망의 핵심이다. 이러한 분석 툴에서 최근 외신과 경제전문가가 내놓는 다양한 분석을 정리하여 코로나19 이후 2~3년의 경제 트렌드와 투자 전망을 제시하겠다.

◆ 국제 분업구조와 ‘달러’를 주목하라

먼저 코로나19의 달러 금리와 통화 가치에 대한 영향 첫번째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 정책이다. 미 증시에 ‘FED와 싸우지 말아라(Don’t fight the Fed)’는 격언이 있다. 세계 경제, 금융의 기본 거래 통화인 기축통화 달러를 발행하는 FED의 정책은 영향력이 절대적이니 전 세계 투자자는 유의하라는 격언이다.

이런 위력을 가진 FED는 코로나19 발발 이후 훼손된 미국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선언했고, 즉각 시행했다. 이 내용은 6월 미국 연준 통화정책회의 의사록에 명문화하고 있다. 미 연준은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 할 것이다(We are strongly committed to using our tools to do whatever we can)’라고 문자화했다. 이에 따라 7월 초 연준은 보유 자산을 3조달러나 증가시켰다. 단단위 숫자로 표현해서 감이 오지 않을 수가 있는데, 이 규모는 2019년 한국 GDP의 2배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규모다. 미국 실업자 약 3000만명을 구제하기 위해 5000만 인구, 한국의 1년 먹을거리 2배를 쓴 것이다.

그런데도 제롬 파월 의장은 최근 통화정책회의, 의회 청문회에서 미국경제의 미래는 불확실하고 회복에 장기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미국 경제 전망을 여러 차례 확인하고 있다. 갈 길이 멀다는 말도 반복하고 있다. 이미 FED는 제로 상태 저금리를 2022년까지 지속할 의사를 6월 통화정책회의 의사록에서 공식화하고 있다. 이러한 장기적 저금리 상황은 장기적인 달러 약세 전망에 부합한다. 또한 미국의 장기적 저금리와 달러 약세 전망이 결합하여 미국 달러 표시 자산의 투자 수익 하락을 의미한다. 결국 수익을 추종하는 글로벌 투자자는 미국 이외 고수익 자산으로 투자처를 찾아 자본을 이동할 가능성이 커졌다.

2019년까지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발생하면 글로벌 투자자들은 달러를 안전자산으로 인식하고 자금을 이동시켰다. 그러나 코로나19 위기의 불확실성은 조금 다른 상황을 조성하고 있다. 미국이 코로나 19 방역에 실패하고 막대한 달러공급, 저금리, 재정적자가 겹치며 달러 가치가 6월 이후 하락했다. 오히려 코로나19에서 조기 회복이 전망되는 중국의 위안화가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7월8일 중국 위안화는 달러당 7위안 이하로 강세를 보이며 하락했는데 중국 관영통신 글로벌타임스는 이 위안화 강세를 주목하는 기사를 내기도 했다. 환율 표시가 달러 기준일 때는 숫자가 낮을수록 해당 통화 가치는 강세를 보인다.

다양한 외신이 중국 위안화가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일 수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 것으로 보도한다. 먼저 국제통화기금 IMF는 6월 코로나19 충격을 반영한 수정 세계 경제 전망에서 중국은 2020년과 2021년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보이는 국가로 추정했다. 중국은 2020년 +1%, 2021년 +8.2%의 GDP 성장률이 전망된다. 이에 따라 코로나 위기 이후 중국 위안화 표시 자산의 안전 자산 인식 가능성으로 중국의 투자 수익률이 부각되었다.

선진국 국채가 대부분 초저금리인 상황에서 중국 국채 수익률은 우위를 보인다. 7월 24일 5년 만기 중국 국채 금리는 약 2.6%이고 미국 국채는 0.27% 내외다. 안전이 담보된다는 가정 아래 약 10배 가까운 금리 차이라면 보험, 연금산업 등 글로벌 장기투자자들은 중국 국채 투자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또한 위안화는 IMF 특별인출권 SDR 바스켓과 글로벌 채권 인덱스에 포함되며 국제통화로 신뢰도가 높아졌고, 글로벌투자자의 투자기준(벤치마크)인 MSCI 지수에 중국 A주가 편입되며 기본적인 수요가 확보되었다. 중국은 위안 국제화를 위해 해외투자자의 중국 본토 증시투자 자격 제한(QFII)을 폐지하며 자본시장의 장벽을 제거하기도 했다. 장기적인 달러 약세 구조와 위안화 신뢰 상승으로 달러 표시 자산에서 자금이 이동할 통로가 위안화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세계 경제 트렌드와 투자 전망을 한편의 칼럼에 담으려 하니 내용이 너무 많아 나머지는 2부에서 정리하겠다. 경제 전망 보고서는 통상 분량이 100쪽을 넘는다. 가장 축약하더라도 한편에 담기에는 독자들의 피로감도 만만치 않고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다. 2부는 달러 약세의 요인인 미국 경제의 구조적인 원인과 국제 분업구조 변화에 대해 살펴보고 투자 전망과 방법을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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