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경제] ‘지구의 날’, 삼성의 세번의 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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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지구의 날’, 삼성의 세번의 쇄신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04.22 14: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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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2007년 태안 앞바다 기름 유출 사고 당시 인천광역시 의회 소속 의원·직원들이 기름 방제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인천광역시
2007년 태안 앞바다 기름 유출 사고 당시 인천광역시 의회 소속 의원·직원들이 기름 방제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인천광역시

“불가항력이라는 말 나오지 않도록 총동원하라.”

2007년 12월 11일 충남 태안군을 찾은 대통령은 해양경찰청장에게 최선의 방제를 엄명합니다. 삼성중공업 해상 크레인과 유조선 허베이스피리트가 충돌한 현장입니다. 코로나19를 우한폐렴으로 부르는 언론에서는 ‘삼성’을 빼고 ‘태안기름유출사고’로 이름 붙였습니다. 4월 22일, 오늘은 1969년 미국 산타바바라 기름유출 사고를 계기로 제정한 ‘지구의 날’입니다.

2008년 4월 '삼성그룹 경영쇄신안'을 발표하는 이학수 당시 부회장. /사진=와이티엔 뉴스영상 갈무리
2008년 4월 '삼성그룹 경영쇄신안'을 발표하는 이학수 당시 부회장. /사진=와이티엔 뉴스영상 갈무리

“순환출자 해소 문제를 계속해서 검토하겠습니다.”

2008년 오늘, 서울 태평로 삼성본관에서 이학수 삼성그룹 부회장은 10개의 경영 쇄신안을 내놓습니다. 이건희 회장 사퇴, 전략기획실 해체, 홍라희 리움미술관장 사임, 차명계좌 헌납, 사외이사 투명화…. 같은 해 10월 그룹 법무팀장이 폭로한 ‘이건희 비자금’에 못 이긴 경영 쇄신안 발표입니다. 앞서 2년 전 ‘삼성 엑스파일’ 이후 나온 쇄신안에 이어 두번째입니다.

‘동학개미’.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기관과 외국인에 맞서 국내 주식을 대거 사들인 상황을 1894년 반외세 운동인 ‘동학농민운동’에 빗댄 네 글자입니다. 이른바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 행렬이 국내외 주식을 가리지 않고 강하게 이어지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보다 해외 주식에서 더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관련 IT(정보기술) 산업이 차세대 먹을거리로 각광을 받고 있는데 관련 기업들이 미국 증시에 주로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개인 투자자가 국내 주식을 순매수한 규모는 약 7조2618억원, 해외 주식 순매수 규모는 2조3427억원(18억9726만달러)입니다.

/자료=한국거래소
/자료=한국거래소

해외보다 국내 주식 순매수 규모가 3배 이상 많은데 수익률을 비교하면 달라집니다. 같은 기간 국내외 주식 순매수 상위 10개사의 수익률을 비교한 결과, 해외 주식의 평균 수익률이 33%로 국내 주식(19.4%)보다 13.6%포인트 높았습니다.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20일까지 국내 주식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과 수익률은 삼성전자 10.35%, 셀트리온헬스케어 28.36%, 현대차 37.27%, SK하이닉스 9.62%, KB금융 3.4%, 삼성전자우 14.47%, 삼성SDI 30.71%, 기아차 21.53%, 신한지주 16.52%, POSCO 21.45%로 평균 수익률은 19.4%입니다.

해외 주식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은 일본증시 상장 종목인 쇼와덴코를 제외하면 모두 미국증시 상장 종목이었습니다. 이들의 최근 한달 상승률은 해즈브로 64.12%, 마이크로소프트 27.45%, 애플 20.8%, 쇼와덴코 16.02%, 알파벳A 18.06%, 델타항공 10.72%, 테슬라 74.57%, 보잉 51.15%, 아마존 29.65%, 알파벳C 18.11%로 평균 수익률은 33%입니다.

한달간 국내외 증시 수익률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 종목에서는 해외 주식이 크게 앞선 것입니다. 같은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21.21, 36.35% 올랐고, 다우존스는 23.3, 나스닥은 24.4, S&P500지수는 22.48% 상승했습니다. 단순 비교할 수 없지만 스마트폰 라이벌 삼성전자와 애플만 봐도 애플의 수익률이 2배가량 앞섭니다.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동학개미운동' 이미지.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동학개미운동' 이미지.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해외 투자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과 ‘애국심’을 함께 표현합니다.

“동학개미? 어디다 갖다 붙이냐?” “국외투자도 동학개미운동인가요? 그러면 우리나라 동학개미운동은 코로나 전부터 시작됐네요”.

일본 증시 종목 투자자들을 꾸짖기도 합니다.
“동학은 안 붙였으면 좋겠다~ 동학군이 일본군 총에 얼마나 많이 죽었나”.

냉철한 투자도 주문합니다.
“위에서 물린 개미는? 저가에서만 다 샀냐?” “동학개미? 투기개미지~~ 조만간 곡소리 날거야~~^^” “팔아야 돈 버는 거죠”.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난달 18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난달 18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2017년 2월 28일 ‘이재용의 삼성그룹’은 세번째 쇄신안을 내놓습니다. 박근혜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하던 특검이 이 부회장을 기소한 직후입니다. 쇄신안에는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고 대관업무를 폐지하겠다는 내용 등이 담깁니다. 그러나 해체된 미래전략실은 1년도 지나지 않은 아홉달 뒤 ‘사업지원TF’로 부활합니다.

2011년 오늘, 교육과학기술부·국사편찬위원회·역사교육과정개발추진위원회는 함께 ‘역사 교육 강화 방안’을 발표합니다. ‘한국사’ 과목을 고교 선택과목에서 필수과목으로 바꾼 것입니다. 영국의 총리였던 처칠은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고 말합니다. 역사는 지울 수 없는 진실의 기록입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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