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경제] ‘동학개미’는 다르다… “주식 해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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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동학개미’는 다르다… “주식 해봤어?”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04.09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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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벤 버냉키. /사진='브루킹스연구소' 유튜브 영상 갈무리
벤 버냉키. /사진='브루킹스연구소' 유튜브 영상 갈무리

“상당기간 정상 회복은 힘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전 의장인 벤 버냉키는 7일(현지시간) 코로나19 여파로 2분기 미국 경제가 30% 이상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V자형 회복’ 전망을 거둬들였습니다. 지난달 25일 “코로나는 자연재해”라며 “매우 빠른 경기반등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한 지 보름도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는 이어 “매우 좋지 않은 한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 트위터.
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 트위터.

“꼬리위험이 완전히 사라졌다.”

미국 투자은행 레이먼드제임스의 투자전략가인 에드 밀스는 8일(현지시간) 버니 샌더스 의원의 미국 대통령선거 경선 포기에 대해 이렇게 평가합니다. ‘사회주의자’ 샌더스의 중도 하차에 주식시장은 안도랠리를 펼쳤습니다. 이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3.44% 뛰었고 S&P500과 나스닥도 2~3%대 올랐습니다. 반시장 정책에 대한 우려가 해소됐다는 피드백입니다.

‘꼬리위험(Tail Risk)’. 거대한 일회성 사건이 자산 가치에 엄청난 영향을 줄 수 있는 리스크를 뜻하는 네 글자입니다. 꼬리위험은 발생 가능성이 낮고 예측하기 어렵지만 한번 발생하면 큰 영향을 미칩니다. 2007년부터 서서히 조짐을 보이다가 다음해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가 대표적입니다.

미국 주식시장에 비관론과 긍정적 신호가 교차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증시는 예상 밖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개인 투자자들이 있습니다. 하락장 국면에서 전례 없이 몰려든 ‘개미’들은 지난달에만 11조원어치 넘게 사들이며 지수를 떠받치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최근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개미들은 예전과 다르다고 입을 모읍니다.

코스피지수 추이. /자료=네이버 증권정보
코스피지수 추이. /자료=네이버 증권정보

이번 코로나19 폭락장에 뛰어든 개미를 보면 ‘생애 첫 주식 투자자’들이 크게 늘었습니다. 20~40대 투자자들이 대거 몰려들면서 지난달 주식거래 활동 계좌가 86만1829개 늘어 1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연초 이후 이달 8일까지 개미들은 양 시장에서 25조9700억원어치를 사들였고 주식 투자에 쓸 대기자금으로 43조원을 쌓아두고 있습니다.

주식 투자군이 다양해지면서 시장의 활력을 높이고 있다는 증권가의 평가입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대신증권, 하나금융투자의 3월 신규 주식 고객 중 20~40대 비중은 70.1%에 달해 3분의 2를 차지했습니다. 유진투자증권도 20~40대 비중이 77.6%로 높았습니다. 반면 50대 이상 비중은 20~25%를 보였습니다.

20~40대의 진입으로 주식 회전율(시가총액 대비 거래대금 비율)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양 시장의 회전율은 지난해 각각 8.8, 45.1%에서 지난달 18.3, 93.6%로 2배 가량 늘었습니다. 지난달 거래대금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1400선대까지 밀렸던 코스피지수는 1800선을 회복했습니다. 요즘 젊은 층 인사말이 “주식 해봤어?”로 바뀐 이유입니다.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한 최근의 투자 행태에 금융당국은 신중한 자세를 주문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코로나19로 촉발된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는 과거 금융위기와는 다른 양상”이라면서 “향후 주식시장 예측은 매우 어렵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특히 경험이 많지 않은 신규 투자자들은 현명하고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동학개미운동' 이미지.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동학개미운동' 이미지.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불공평한 시장 시스템을 거론하며 ‘개미’ 표현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불평등한 공매도가 있기에 문제였음” “공매도만 금지시키면 개미는 들어오게 되어있다” “개미가 뭐냐 개인이지 비하언어 쓰지 마라”.

나름의 글로벌경제 전망도 내놓습니다.

“▶2년간 세계 경제침체 온다 코로나가 위기가 아니라 코로나 끝나고 나서가 위기 시작이다 ▶4/15일전에 장기보유 가능 자금 빼곤 현금 확보해라 선거 끝나고 나면 당분간 연기금도 매수 위주의 시장방어 안 해 준다 ▶내수경제 망가진 지 오래인 우리가 그동안 수출로 먹고 살았는데 지금 코로나 사태 와중에도 바이오, 소비재 등 수출로 버티지만 코로나 끝나고 나면 한국 빼고 다 경제 박살나서 수출 물량 사줄 돈들이 없다 미국 GDP 박살난다 즉, 한국 잘못은 아니지만 수출 물량 받아줄 나라들이 망가져서 주가, 세계경제 회복하려면 2년은 걸린다”.

신중한 투자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습니다.

“어찌되었든 주식에 발을 들여놓으면 죽을 때까지 벗어날 수 없다는 것만 명심하세요. 저도 담배는 끊었는데 주식은 못 끊고 있네요. 주식투자자들 중에 대부분은 수익이 목표가 아니라 본전 찾는 게 목표입니다. 그만큼 남의 돈 따기가 쉽지가 않네요... 제발 잘 해서 잃지 마세요”.

조지아의 장미혁명을 소개하는 'Visiting-Georgia' 유튜브 영상 갈무리.
조지아의 장미혁명을 소개하는 'Visiting-Georgia' 유튜브 영상 갈무리.

1855년 오늘(4월 9일)은 일본군과의 전투에서 빨간 피로 생을 마감한 손영각 의병장이 태어난 날입니다. 1991년 오늘은 ‘장미혁명’의 나라 조지아가 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연방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날입니다.

대한민국 증시가 건강한 자본의 수혈로 빨간 장미처럼 활짝 피어났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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