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경제] 배달의민족·n번방·이버멕틴… “고로나야, 죽이분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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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배달의민족·n번방·이버멕틴… “고로나야, 죽이분대이!”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04.07 12: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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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신민주 기본소득당 서울 은평을 후보가 지난달 23일 국회 앞에서 'n번방 원천봉쇄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기본소득당
신민주 기본소득당 서울 은평을 후보가 지난달 23일 국회 앞에서 'n번방 원천봉쇄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기본소득당

‘苦擄裸也(고로나야, 괴롭게 발가벗겨 사로잡자)
苦魔害拏(고마해라, 괴로운 마귀가 나를 해하려 붙잡으면)
粥以紛大離(죽이분대이, 가루로 크게 분리하여 죽쑤어버리자)’

우리말 소리를 빌려 사자성어, 한문을 만드는 놀이가 코로나19 사태로 버전업했습니다. 영화 <친구>의 대사를 패러디한 듯한 글귀들은 ‘쎈’ 경상도 억양으로 읽어야 창작자 의도에 가까워집니다. 코로나19로 가뜩이나 국민들 심기가 불편한데 ‘죽이분대이’ 심정의 일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집단 성착취 영상거래, 이른바 ‘n번방’ 사건의 공범 의혹을 받고 있는 일명 ‘와치맨’이 피의 사실을 부인했습니다. 와치맨은 어제(6일) 열린 재판에서 “단체 대화방 관리나 만든 것에 대해서는 일체 관여하지 않았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하지 않은 일로 저의 가족들이나 지인들이 피해 받고 고통 받는 것은 못 참을 것 같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김범준 대표(오른쪽). /사진=우아한형제들
김범준 대표(오른쪽). /사진=우아한형제들

배달 수수료 논란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배달의민족’이 부랴부랴 수습에 나섰습니다.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의 김범준 대표는 어제 직접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새로운 요금체계도 보완하고 이번 달 수수료의 절반을 음식점주들에게 돌려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분노한 누리꾼들은 앱 삭제와 함께 ‘불매운동’을 선언하고 나섰습니다.

‘완전박멸(完全撲滅)’. 모자람이나 흠이 없이 모조리 잡아 없앰을 뜻하는 네 글자입니다. 미국 식품의약청 승인을 받은 구충제 이버멕틴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48시간 이내에 완전히 박멸한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의 과학전문지 사이언스데일리는 지난 4일 호주 모나시대학 연구소의 카일리 왜그스태프 박사가 이 같은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사이언스데일리의 '이버멕틴' 관련 보도.
사이언스데일리의 '이버멕틴' 관련 보도.

왜그스태프 박사는 “단 한번 투여된 용량에도 24시간 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RNA가 상당 부분 줄어들었고 48시간이 지나자 RNA 전부가 완전히 사라졌다”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세포 배양 실험 결과이기 때문에 코로나19 환자에게 직접 투여하는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연구 결과는 <항바이러스 연구>(Antiviral Research) 최신호에 발표됐습니다.

‘이버멕틴의 실험결과’에 전문가들은 연구결과가 실제 인체에도 적용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의견입니다. 전병율 차의과학대학 교수는 어제(6일)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사람에게 적용된 게 아닌 세포 배양된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실험”이라며 “앞으로 환자에게 직접 투여하는 임상 실험을 통해서 이버멕틴의 효과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전 교수는 또 이버멕틴 구충제의 부작용을 언급하며 섭취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그는 “말라리아 약도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자) 일부 시민들이 사재기로 구입했는데 이게(이버멕틴) 그냥 단순히 우리가 타이레놀 복용하듯 먹는 약이 아니다”라면서 “실제 사망한 사례가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해외직구 쇼핑몰에 올라온 이버멕틴. 1곽 4정(6mg)에 3만9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해외직구 쇼핑몰에 올라온 이버멕틴. 1곽 4정(6mg)에 3만9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하루빨리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구충제로 인해 전세계가 멸망하지 않을 듯... 구충제의 끝이 어디인지 궁금하네” “구충제가 임상 실험이 따로 필요한 것도 아니고 바로 투약해서 검증하면 되는 건데 시간을 끌고 있다고? 20만이 넘게 발병했는데? 그냥 주가나 올려보겠다고 언플하는 걸로 보임” “시간 없다 빨랑 죽어가는 코로나 환자한테 투여해봐라... 세포배양 실험만 하지 말고,,, 하루가 급하다... 임상실험하려면 지금 환자가 수만명 있는데.. 얼른 해봤으면.. 원래 그 약이 부작용도 없고 쓰던 약이라며”.

애타는 심정에 ‘음모론’까지 등장합니다.

“구충제(알벤다졸,펜벤다졸,메벤다졸)가 암세포도 죽입니다. 이미 이걸 알고 국내 제약회사 암관련 의사, 또는 암환자를 상대로 돈을 버는 이해관계자들 권력자들이 국내에 이 약품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막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약이 개구충제 펜벤다졸과, 그와 함께 복용하는 CBD오일입니다. 이미 암환자들 스스로 이약 먹고 암 완치판정 받은 사람들 하나 둘씩 나오고 있으나 언론은 이를 국민이 알지 못하도록 절대적으로 은폐하고 숨기고 있습니다”.

가격을 거론하며 코로나19 사태 종식을 기원하기도 합니다. 현재 해외직구 쇼핑몰에 올라온 이버멕틴은 1곽 4정(6mg)에 3만9000원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 곧 종료되겠네요. 이버멕틴은 대량생산이 가능한 가장 저렴한 구충제입니다”.

프랑스 7월혁명을 표현한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여신’. 베토벤은 프랑스 혁명을 기리며 영웅 교향곡을 나폴레옹에게 헌정하려 했으나, 황제가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악보 표지를 찢어버렸다는 일화가 있다. /사진=위키백과
프랑스 7월혁명을 표현한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여신’. 베토벤은 프랑스 혁명을 기리며 영웅 교향곡을 나폴레옹에게 헌정하려 했으나, 황제가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악보 표지를 찢어버렸다는 일화가 있다. /사진=위키백과

배달의민족이 촉발한 수수료 논란에 국민들은 이참에 배달앱의 횡포를 완전박멸하자고 소리 높입니다. 지자체들은 공공 배달앱 출시에 나섰고 온라인에서는 전화주문 캠페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공공앱을 출시한 군산에서는 1만명이 넘는 시민이 가입했고 15만명 가까운 회원을 보유한 맘카페에서는 소상공인을 보호하자는 ‘착한배달 운동’이 시작됐습니다.

215년 전 오늘(4월 7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웅장한 교향곡이 초연됩니다. 지휘자는 2년에 걸쳐 곡을 만든 ‘음악의 성인’ 루트비히 판 베토벤. 청중을 감동으로 몰아넣은 곡은 교향곡 제3번이자 E플랫장조 작품번호 55, 바로 ‘에로이카(영웅)’입니다.

더 나은 나라를 만드는 대한국인, 당신들이 영웅입니다.

4월7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환자 현황. /자료=질병관리본부
4월7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환자 현황. /자료=질병관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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