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경제] “찐찐찐찐 찐이야~”… ‘4·15 주사위’ 던져졌다
상태바
[사자경제] “찐찐찐찐 찐이야~”… ‘4·15 주사위’ 던져졌다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04.10 14: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대한민국 임시 정부 국무원 기념 사진(1919년 10월 11일). 앞줄 왼쪽부터 시계반대 방향으로 신익희, 안창호, 현순, 이춘숙. 최창식, 윤현진, 김철. /출처=위키백과
대한민국 임시 정부 국무원 기념 사진(1919년 10월 11일). 앞줄 왼쪽부터 시계반대 방향으로 신익희, 안창호, 현순, 이춘숙. 최창식, 윤현진, 김철. /출처=위키백과

“대한민국 국호를 의결합니다. 땅! 땅! 땅!”

100년 하고도 1년 전 오늘(4월 10일). 중국 상하이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입법부가 첫 업무를 시작합니다. 이날 선출된 임시의정원 초대 이동녕 의장은 대한민국 임시 헌장을 채택하여 공포합니다. 그리고 다음날, 제1차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헌법 제5조에 ‘대한민국의 인민으로 공민자격이 있는 자는 선거권 및 피선거권이 있다’라고 명시합니다.

“4점 만점에 1.66점.”

지난해 12월 대한상공회의소는 국내 300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합니다. ‘20대 국회에 대한 기업인식과 향후 과제’. 응답 기업들은 경제분야 입법에 C학점과 D학점 사이의 낮은 점수를 부여했습니다. 입법 부진 원인은 ‘이해관계자 의식’(40.3%), ‘정쟁 때문에 경제입법이 후순위로 밀림’(32.7%), ‘경제활성화 위한 입법마인드 부족’(20.3%)이었습니다.

국회의사당.
국회의사당.

‘위기극복’. 위험한 고비나 시기를 이겨냄을 뜻하는 네 글자입니다.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의 사전투표가 시작된 오늘(10일), 각 정당들은 ‘위기극복’을 앞세우고 저마다의 공약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밑바닥 살림살이까지 힘든 가운데 경제 관련 공약들에 눈길이 갑니다. 그러나 막상 속을 들여다보면 알맹이가 없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5대 핵심가치, 10대 정책과제’를 뼈대로 제조업 혁신성장과 경쟁력 강화 특별법 제정, 시스템반도체·미래자동차·바이오 3대 신사업 육성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습니다.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민생현장의 생생한 고민이 담긴 생활 밀착형 공약으로 국민들의 삶을 개선하고 변화와 개혁의 씨앗들을 싹틔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래통합당은 ‘경제 재설계 미래 재도약’을 뼈대로 한 정책 공약집을 통해 기업경영 자유 확대, 법인세 인하, 과감한 규제 혁파, 미래세대 세금폭탄 방지, 공매도 규제 강화 등을 내놓았습니다. 김재원 미래통합당 ‘희망공약개발단’ 총괄단장은 “문재인 정권의 절망경제를 희망의 경제로 변화시켜 대한민국 희망의 내일을 열어가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정의당은 공약집에 ‘그린뉴딜’과 ‘불평등 해소 5대 전략’을 담았습니다. ‘그린뉴딜’에는 재생에너지 전력생산 상향, 1000만 전기자동차 시대 개막, 200만호 그린 리모델링을, ‘불평등 해소’에는 청년기초자산제, 부동산투기끝장법, 최고임금제 등이 포함되었습니다. 심상정 대표는 “낡은 기득권 양당 정치를 끝내고 대한민국의 방향타를 미래로 돌리겠다”라고 말했습니다.

21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절차. /자료=중앙선거관리위원회
21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절차. /자료=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이처럼 여야가 나름의 경제 관련 공약을 내놓았지만 재계에선 현장의 목소리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입니다. 코로나19로 총선 이슈가 불합리한 시스템 개선이나 규제 완화에서 벗어나 재난지원금 등 포퓰리즘성 키워드에 쏠리고 있다는 불만입니다. 총선을 앞두고 주요 경제단체 중 각 정당에 공식적으로 공약 의견을 전달한 곳은 중소기업중앙회뿐입니다.

이번에 국회 입성을 노리는 군소정당들도 ‘18세부터 죽을 때까지 매월 150만원’을 준다든지, ‘부모나 조부모를 부양하는 자녀에게는 한 명당 월 333만원’을 지급하겠다는 현실성이 떨어지는 공약을 내놓고 있습니다. 현역 국회의원이 소수 포함돼 있는 정당들 역시 무책임한 경제 공약이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위성정당’ 논란 속에 졸속 창당을 한 비례 정당들도 경제 이슈를 대변할 ‘인물’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시간에 쫓긴 선거법 개정으로 직능 대표성을 갖춘 비례대표 선정이 부실했다는 것입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지난 20대 국회의 공약을 점검해보니 실천하지 못한 비율이 40%나 됐습니다. 이번 21대 국회도 지나간 길을 되밟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찐찐찐찐 찐이야 완전 찐이야, 진짜가 나타났다 지금~”

‘찐’. 진짜의 ‘진’을 세게 발음한 것으로, 속칭 ‘오리지널’을 뜻하는 신조어입니다. 가짜라는 뜻의 ‘짭’이나 ‘짝퉁’과 대칭합니다. 최근 노래 경연대회에서 인기를 얻은 가수의 노랫말에도 등장합니다. 오늘 사전투표를 시작으로 21대 국회의원 선거판에 주사위는 던져졌습니다. ‘짭’이 사라지고 ‘찐’이 나타나는 날, 닷새가 남았습니다.

“가짜가 많은 세상에 믿을 사람 바로 당신 뿐”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