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경제] ‘문화상인’ 백남준, ‘방역한류’ 정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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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문화상인’ 백남준, ‘방역한류’ 정은경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04.06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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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1983년 뉴욕스튜디오에서의 백남준. /사진=백남준아트센터
1983년 뉴욕스튜디오에서의 백남준. /사진=백남준아트센터

“한국의 문화를 수출하기 위해 세상을 떠도는 문화 상인이다.”

1984년, 서울에서도 손꼽히는 부잣집 막내아들이 35년 만에 귀국합니다. 한국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한 50대 초반의 아티스트. ‘왜 외국에서만 활동하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자신을 문화를 파는 상인이라고 표현합니다. ‘한류’의 원조이자 10여년 뒤 한류를 정확히 예견한 굿장이.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 백남준입니다.

“국민이 이름을 알기 전, 그는 언제든 교체될 수 있는 관료에 불과했다.”

2020년 4월, 뉴욕의 큰 신문사는 한국의 한 여성 공무원을 집중 조명합니다. ‘단호한 메시지, 잘 분석된 정보, 침착함의 조화. 코로나19가 확산할수록 카리스마를 앞세워 선출직 정치 지도자보다 침착하고 유능한 보건 당국자. 한국의 성공적 대응에 핵심 역할을 한 그녀’.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입니다.

서울대병원 근무 시절의 정은경 본부장. /출처=KBS대구 유튜브 영상 갈무리
서울대병원 근무 시절의 정은경 본부장. /출처=KBS대구 유튜브 영상 갈무리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맨왼쪽)이 지난해 5월 서울시 용산구의 노숙인 결핵관리시설을 방문해 시설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질병관리본부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맨왼쪽)이 지난해 5월 서울시 용산구의 노숙인 결핵관리시설을 방문해 시설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질병관리본부

‘방역한류(防疫韓流)’. 전염병이 발생하거나 유행하는 것을 미리 막는 데 한국의 대응이 본보기가 됨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코로나19가 세계로 확산하면서 한국산 손소독제, 진단키트, 손세정제 등의 수출이 크게 늘었습니다. 한국이 방역·위생 모범사례로 주목받으면서 이와 관련된 ‘메이드인 코리아’ 제품의 수요가 많이 늘어난 것입니다.

오늘(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손소독제 수출액은 569만달러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604.1%의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올 들어 손소독제 수출 증가율은 1월 12.5%에서 2월 2081.9%, 3월 604.1% 등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코로나 확산이 본격화한 2∼3월 두달로 따지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배 가까이 늘어난 셈입니다.

진단키트 수출액은 4865만달러로 지난해 3월보다 117.1% 늘었습니다. 청와대는 지난달 코로나19 검사를 위한 진단키트 5만1000개를 아랍에미리트(UAE)에 긴급 수출했다고 밝혔습니다. 외교부에 따르면 한국에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입을 문의하거나 요청한 국가는 지난달 25일 현재 총 47개국에 달합니다.

손소독제와 진단키트를 비롯해 코로나19 사태로 수출 증가세가 가팔라진 품목으로는 가공식품, 세안용품, 손세정제 등이 있습니다. 손세정제 수출 증가율은 1월 10.2%에서 2월 104.7%, 3월 81.4%로 급등했습니다. 라면, 김치, 즉석밥, 즉석식품, 가공육 등을 포함하는 가공식품은 지난달 54.1%, 세안용품은 68.9%의 높은 수출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재택근무와 실내생활이 확산함에 따라 컴퓨터와 무선통신기기의 수출 증가율도 각각 82.3%와 13.3%로 집계됐습니다. 이들 코로나 관련 용품의 수출이 ‘방역한류’ 바람을 타면서 수출 실적의 악화를 막는데도 큰 몫을 했습니다. 3월 수출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급격히 위축될 것으로 우려했으나 전년 같은 기간보다 0.2% 감소하는데 그쳤습니다.

코로나19 국가별 확진자 추이. /자료=질병관리본부
코로나19 국가별 확진자 추이. /자료=질병관리본부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이번 기회에 나라 위상도 더 올라갔으면 하는 바람을 쏟아냅니다.

“이럴 때일수록 제대로 된 정품을 수출해서 한국의 위상을 더 높였으면 좋겠습니다. 중국처럼 회수되는 일 없길 바라봅니다. 대한민국을 사랑합니다. 힘내자요~~!!!” “코로나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고통 속에 하루하루 버티며 힘겹게 보내고 있지만 한국은 이번 기회가 세계에서 각광 받을 절호의 기회일 듯. 중국이나 일본을 제치고 우뚝 서서 강한 대한민국이 됩시다. 꼭 이겨냅시다. 코로나 대한민국 홧팅!!”.

영세 봉제업체들을 살려야 한다는 주장도 눈에 띕니다.

“옷 봉제를 하던 업체들이 의료용 마스크 부족으로 봉제마스크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의료용 마스크가 어느 정도 공급이 원활해졌는데 이제 봉제마스크는 수출제한에서 풀어서 어려워진 섬유업체들이 살 길을 열어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가뜩이나 어려운 국내 섬유산업이 이번 사태로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수출은 중단되고 내수 경기는 실종되어 이대로 간다면 섬유업계 종사자의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입니다”.

최초의 근대올림픽이 열린 그리스 아테네의 파나티나이코 경기장. /사진=위키백과
최초의 근대올림픽이 열린 그리스 아테네의 파나티나이코 경기장. /사진=위키백과

1896년 오늘(4월 6일), 그리스 아테네 파나티나이코 경기장에서 첫 근대 올림픽이 열렸습니다. 최초였던 만큼 없던 것도 많았습니다. 성화도 없었고 성화 릴레이도 없었고 올림픽 선서도 없었습니다. 여자 선수들은 참가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124년 동안 신기록만큼 많은 것이 생겨났습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 처음을 만드는 ‘한류정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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