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경제] ‘보유세 폭탄’ 초읽기… ‘종부세 후보’ 많은 정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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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보유세 폭탄’ 초읽기… ‘종부세 후보’ 많은 정당은?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04.08 1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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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1970년 4월 8일 무너진 와우아파트 참사현장. /사진=서울특별시 소방재난본부
1970년 4월 8일 무너진 와우아파트 참사현장. /사진=서울특별시 소방재난본부

“아파트 무너지는 소리에 얼떨결에 깔린 사람들이 아우성을 치누나.”

50년 전 오늘(4월 8일), 모두 출근을 준비하는 시간. 서울의 와우산에서 굉음과 함께 5층 건물이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사고로 34명이 죽고 40명이 부상을 입습니다. 대통령의 후배였던 서울시장이 잘 보이기 위해 산 중턱에 아파트를 지은 게 화근이었습니다. 당시 가수 조영남은 ‘신고산타령’의 가사를 바꿔 부르다 박정희정부 기관원에 끌려갑니다.

‘세금폭탄’. 세금 부담이 가혹할 정도로 큰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네 글자입니다. 보유세 시한폭탄을 안고 사는 고가 아파트 보유자들이 급매물을 내놓으면서 이들 집값이 수억원씩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고 있습니다. 강남을 중심으로 고가 아파트를 팔 경우, 다음달까지 명의이전을 마쳐야 수천만원 오른 세금을 물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늘(8일) 반포동 중개업소에 따르면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97㎡가 전날 26억8000만원에 팔렸습니다. 같은 면적대가 지난해와 올해 잇따라 34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7억2000만원 낮은 가격입니다. 아크로리버파크는 국내 일반 아파트 가운데 가장 비싼 아파트입니다. 지난해부터 소형과 중형이 3.3㎡당(공급면적 기준) 평균 1억원을 넘겨 거래됐습니다.

서울 반포동 대림아크로리버파크.
서울 반포동 대림아크로리버파크.
서울 반포동 대림아크로리버파크 실거래가. /자료=네이버 부동산정보
서울 반포동 대림아크로리버파크 실거래가. /자료=네이버 부동산정보

시세보다 한참 낮은 가격에 매매가 이뤄진 건 부동산 보유세 때문입니다.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등 보유세는 매년 6월1일을 기준으로 납세의무가 성립됩니다. 파는 사람은 다음달 말일까지 잔금을 받거나 소유권이전등기가 신청되면 사는 사람에게 보유세 부담 의무를 넘길 수 있습니다.

부동산의 경우 과세기준일을 앞둔 시점에 급매물 거래가 집중적으로 이뤄집니다. 급매가 소진된 뒤에는 통상 하반기부터 집값이 반등하는 움직임이 반복됩니다. 그러나 부동산업계는 올해에는 조정이 더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가파르게 진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지난달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가 집값 폭등에 동조해 불로소득을 챙겼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사진=경실련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지난달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가 집값 폭등에 동조해 불로소득을 챙겼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사진=경실련

오늘 <뉴스타파>에 따르면 21대 총선 후보자들 중 종합부동산세를 납부한 경력이 있는 후보자는 261명입니다. 전체 출마자의 18.4%입니다. 정당별로 보면 237명 출마자 중 92명이 종부세 납부 경력이 있는 미래통합당이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37명), 국가혁명배당금당(23명), 민생당(17명), 미래한국당(14명), 우리공화당(13명), 국민의당(9명) 순이었습니다.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7억 급매 건’은 증여 꼼수라며 세무조사를 촉구합니다.

“수천만원 보유세 아끼려고, 7억을 싸게 판다? 정상적인 거래 맞냐? 증여 아니고??” “보유세 몇백 몇천때문에 7억 뚝!!은 말도 안되고... 저것도 잠실 리센츠처럼 아버지와 아들간의 거래같은 특수관계자 거래일 것이다!!! 증여세 줄여 보려는 꼼수라 국세청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7억원이 높은가 보유세 4천이 높은가... 증여네요~~”.

미래를 위해 집값은 반드시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가장 많습니다.

“집값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잡아야 합니다. 그래야 젊은이들에게 희망이 있고 돈은 생산적인 곳으로 흘러 경제가 활성화됩니다” “아직 멀었다 7억 밑으로 가야 정상이지 황금으로 지었냐” “34평 새아파트 적정가격 강남 8억 강북 5억 경기도 3억 끝” “볼 거도 없는 코딱지만한 서울닭장이 20억 ㅋㅋ 잘살어 나는 관심 없으니까”.

1955년 청계천변의 판잣집. /사진=서울 종로구
1955년 청계천변의 판잣집. /사진=서울 종로구

한 전문가는 문재인정부 들어 열아홉번의 대책에도 서울 집값이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임대사업자들에게 ‘양도세 중과’와 ‘종부세 강화’ 등 모든 규제를 면제해주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서울에만 47만채의 등록 임대주택이 있는데 ‘다주택자가 보유한 투자목적 주택의 60%를 차지하는’ 이 물량이 매물로 나오지 않으면 집값은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겁니다.

1970년 오늘, 와우아파트 붕괴로 34명이 죽어간 현장에는 더욱 안타까운 사연이 있었습니다. 무너진 아파트 잔해 아래 판잣집에서도 시신이 발견된 것입니다.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아래 사람은 없습니다. 마천루는 있을지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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