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직송” 김혜수의 ‘발란’ 광고, 프라다 베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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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직송” 김혜수의 ‘발란’ 광고, 프라다 베꼈다?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1.11.19 1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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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 열매처럼 걸린 명품 가방 따는 모습, 2015년 프라다 광고와 흡사 지적
‘오토바이와 오픈카’ ‘돌을 던져 직접 백을 따는 것과 남자가 따주는 것’만 달라
“오마주라기엔 표절 같은 느낌” “이 정도면 인정?”… 논란 일자 해당 광고 중단
배우 김혜수를 모델로 기용한 발란 광고가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발란 광고 영상
배우 김혜수를 모델로 기용한 발란 광고가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발란 광고 영상

배우 김혜수를 광고 모델로 앞세우며 색다른 광고 카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발란’의 ‘명품 직송’ 광고가 표절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2015년 프라다가 자사 제품인 갤러리아 백을 소재로 한 5개의 광고 시리즈 영상 가운데 하나와 흡사하다는 지적인데요.

표절 논란이 일자 발란은 해당 광고 송출을 중단했습니다. 하지만 누리꾼들이 발란의 프라다 광고 표절 의혹을 곳곳에서 제기하면서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 모습입니다.

발란은 지난달 10일 TV를 통해 30초 분량의 ‘명품을 왜 백화점에서 사?’라는 제목의 ‘신선명품 산지직송’ 시리즈 광고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해당 광고가 송출된 이후 경쟁사와의 검색어 트렌드(쿼리) 추이에서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1위를 기록하며 명품 배우 김혜수와의 시너지를 입증했습니다.

발란에 따르면 김혜수와 함께한 캠페인 이후 월 거래액 461억원, 순방문자(MAU) 517만명을 달성했습니다. 최형록 발란 대표는 “명품 플랫폼과 명품 배우의 시너지 효과로 10월 461억원 거래액을 달성하게 됐다”며 “백화점을 뛰어넘는 명품 구매 경험을 고객에게 전하는 발란의 노력이 이번 캠페인을 통해 고객에게 제대로 전달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해당 광고는 배우 김혜수가 드넓은 초원을 배경으로 오픈카를 타고 어디론가 이동하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김혜수가 도착한 곳에는 커다란 나무가 있고, 나무에는 명품 가방들이 열매처럼 걸려 있는 모습이 나옵니다.

나무 앞에 내린 김혜수가 나뭇가지에 걸려 있는 명품 가방 중 마음에 드는 제품을 손으로 가리키자 한 남성이 그 가방을 따줍니다. 그러면서 “저 때깔 좀 봐. 올해도 풍년이네”, “발란은 유럽 현지 부띠끄에서 직접 오니까”라는 김혜수의 목소리가 깔립니다.

해당 광고는 명품을 복잡한 유통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빠르게 얻을 수 있다는 의미를 담은 것입니다. 광고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매출에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습니다. 그런데 이 광고가 갑자기 표절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2015년 프라다가 선보인 ‘The tree, Prada The postman Dreams’ 광고와 흡사하다는 것인데요.

프라다의 갤러리아백을 소재로한 광고의 색감부터 구도까지 완전히 똑같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기자가 약 2분 가량의 해당 광고 영상을 살펴본 결과, 같은 광고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흡사했는데요.

발란 광고에 앞서 공개한 프라다 광고.
발란 광고에 앞서 공개한 프라다 광고.

프라다의 광고는 한 여성이 드넓은 초원을 배경으로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 영상으로 시작합니다. 한참을 달리던 여성은 명품백이 과일처럼 매달려 있는 커다란 나무 앞에 도착해서는 자기가 마음에 드는 하나의 백을 향해 돌을 던져 해당 백을 떨어뜨립니다. 떨어진 백 주변에는 사과로 보이는 빨간 과일도 떨어져 있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여성은 떨어진 백을 메고 오토바이 앞에 서는데, 그 앞으로는 우체부가 우편물을 담은 느린 카트 모양의 차를 타고 우편물을 배달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여성은 오토바이를 타고 유유히 사라지면서 광고는 끝을 맺습니다.

이 프라다의 광고 구도와 발란의 광고 구도가 같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다만 다른 것이라면 오토바이와 오픈카, 돌을 던져 직접 가방을 따는 것과 남성이 따주는 것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태생이 광고쟁이라는 한 누리꾼은 “오마주라기엔 표절 같은 느낌”이라면서 “광고주는 자기들이 지불한 비용이 표절작품으로 탄생한 걸 보면 뭐라고 할까? 어쨌든 매출이 올랐으니 좋다고 할까? 아니면 광고쟁이들한테 속았다고 할까?”라고 비꼬았습니다. 그러면서 “영상이 내려갔네. 그런데 발란에서 해당 영상만 내린거 보면 이미 표절 의도를 숨기려 했던 걸까”라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습니다.

광고분석 블로그를 운영 중인 누리꾼은 “나무가 비슷할 수 있다. 나무에 가방들이 걸려 있는게 비슷할 수 있다. 가방이 떨어지는 씬의 각도가 비슷할 수 있다. 비슷한 점도 있지만 차이점도 있다”면서 “이 광고는 참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으나 여론은 표절로 기울어지는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아, 그 사이에 광고 내렸나 보다. 그리고 급하게 다른 편집으로 올린것 같다. 보아하니 새 편집본에 프레임 수 떨어지는 구간들이 있는거 보니 급했던 게 보인다”면서 “이 정도면 (표절을) 인정하는 건가?”라고 덧붙였습니다.

표절 논란과 관련해 발란 측은 “구체적인 경위를 확인 중”이라는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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