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경제] 21대 국회, ‘이것’ 못 잡으면 4년 뒤 부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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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21대 국회, ‘이것’ 못 잡으면 4년 뒤 부메랑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04.17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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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3.15 부정선거 관련 재판 장면.
3.15 부정선거 관련 재판 장면.

“염려 마시고 푹 쉬고 오십시오.”

4·19혁명이 일어난 1960년 5월 29일 김포공항. 하와이로 쫓겨 가는 전직 대통령은 배웅 나온 권한대행에게 마지막이 될 말을 듣습니다. 그리고 5년 뒤 3·15 부정선거를 끝내 시인하지 않은 채 사망합니다. 최인호는 <가족>에서 이 죽음을 ‘독재자다운 비참한 말로’라고 비평합니다. 45년 전 오늘(4월 17일)은 4·19혁명 묘역이 국립묘지로 승격한 날입니다.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게 폭행당하는 광주시민. /사진=5.18민중항쟁기념 대전충남행사위원회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게 폭행당하는 광주시민. /사진=5.18민중항쟁기념 대전충남행사위원회

“여러분은 교도소에 가지 마라.”

12·12쿠데타가 일어난 지 18년이 되던 1997년 12월 22일. 두 전직 대통령이 얼굴에 가득 웃음을 띤 채 안양교도소와 서울구치소에서 풀려납니다. 머리숱이 없는 사람은 기자들을 향해 농담까지 던집니다. 15대 대통령선거가 있던 당시 국민의 74%가 이들의 사면을 반대했습니다. 앞서 23년 전 오늘은 두 사람에 대한 대법원 선고가 내려진 날입니다.

‘군주민수(君舟民水)’. 백성은 물이요, 임금은 배라는 뜻의 네 글자입니다. 백성은 한 나라의 임금을 세울 수도 물러나게 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지도자는 그만큼 ‘민심(民心)’을 잘 읽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2020년 민심의 바로미터인 21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막을 내렸습니다. 민심을 관통하는 경제 이슈들도 차기 국회와 함께 물 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오늘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저출산·고령사회 대응 국민 인식 및 욕구 심층 조사 체계 운영’ 정책 현안 보고서에 따르면 만 19∼49세 성인남녀 2000명(미혼 947, 기혼 1029, 이혼 및 사별 24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아이를 낳지 않은 이유로 미혼과 기혼 모두 ‘경제적 어려움’을 가장 많이 꼽았습니다.

미혼의 44.7%는 ‘출산하지 않는 주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라는 물음에 ‘경제적으로 안정되지 않아서’라고 답했습니다. 이어 ‘아이 양육 및 교육 비용이 부담스러워서’19.3%), ‘아이 없이 생활하는 것이 여유롭고 편해서’'(12.6%), ‘아이 돌봄 시설 및 서비스가 만족스럽지 않아서’(7.8%), ‘아이 키울 주거환경이 마련되지 않아서’(7.6%)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경제적 문제로 출산을 꺼리는 것은 기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미혼처럼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를 ‘경제적 불안정’으로 꼽은 응답비율이 37.4%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양육비 및 교육비 부담’(25.3%), ‘아이 없이 생활하는 것이 여유롭고 편해서’(11.9%), ‘아이 키울 주거환경이 마련되지 않아서’(10.3%), ‘돌봄 시설 및 서비스가 만족스럽지 않아서’(8.3%)였습니다.

/자료=KB부동산 리브온
/자료=KB부동산 리브온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주거안정’이 우선이라며 비싼 집값의 현실을 한탄합니다.

“집값부터가 잘못되었음.... 주거 안정이 되어야 가정을 만들지....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현실적인 부분에서 타협하게 되는데.... 현실의 결혼은 대출 2~3억 깔고 시작해야 하는데.... 결혼과 동시에 은행에 저당 잡힌 인생인 것..... 15~20년은 죽어라 일해야 하고.... 자식 생기면 투 잡이라도 뛰어야 하는 것이 21세기 저성장 시대의 대한민국 현실이다.... 이것을 각오해야 결혼하는 것이다.... 자식 생기면 부부간에 사랑을 바탕으로 팀워크가 생김.... 육아를 위해 뭉친 팀.... 이것도 각오해야 함”.

“정말 팩트만 말씀드리죠.... 일반 봉급쟁이로 기본 빠져나갈 거(보험+통신료+월세+생활비) 빼고 한푼도 안 쓰고 20년 모아야 살 수 있음. 한달 100만원+1년 1200×20년 해봐야 2억4천 ㅡㅡ요즘집값 최소 3~4억 맞벌이해야 겨우 살 수 있다는 건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가능하다 하더라도 미래에 대한 불안과 재미가 없어 결혼 안하고 애 안 낳고 싶어짐 한달에 100만원 밖에 못 모으냐는 머저리 같은 댓글 달지 마세요 대한민국 현실입니다”.

2020년 3월 고용동향. /자료=통계청
2020년 3월 고용동향. /자료=통계청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을 거두자 집을 많이 가진 부자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대출규제와 다주택자 세금 압박 등 부동산 정책이 더욱 강화될 거라는 걱정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문재인정부의 집값 안정화 정책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여 이달부터 다음 달까지 부동산 매물이 쏟아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오늘 통계청이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자가 1년 전보다 20만명 가까이 줄었습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10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입니다. 연령별로는 20대 17만6000명, 40대 12만명, 30대에서 10만8000명이 줄었습니다. 이들 20~40대의 일자리 감소는 출산율과 직결됩니다. 집값을 잡고 일자리를 늘려야 하는 숙제가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2020년 5월 30일. 제21대 국회 출범이 앞으로 40여일 남았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굴곡 많은 근·현대사를 통해 ‘투표’의 힘을 보고 배우며 느꼈습니다. ‘민심’을 읽지 못하는 국회는 4년 뒤 ‘낙선’이라는 부메랑을 맞습니다. 이번 선거 로고송이 다시는 불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싹 다 갈아 엎어주세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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