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경제] 연봉 1위 직업과 ‘미네르바’를 기억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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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연봉 1위 직업과 ‘미네르바’를 기억하나요?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04.20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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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민들에게 도움을 주려고 했으나 국가가 침묵을 명령했으니 멈추겠다.”

11년 전 오늘(4월 20일) 서울의 법원은 한 인터넷논객에게 무죄를 선고합니다. 혐의는 ‘정부 경제정책에 대해 인터넷상 허위사실 유포’. 이 논객은 이명박정부 초기부터 포털 토론방에 경제 실정 등 100여건의 글을 올리며 누리꾼들의 환호를 받습니다. 특히 환율 폭등과 리먼 브라더스 파산을 정확히 예측합니다. 인터넷 경제대통령으로까지 불렸던 그는 ‘미네르바’입니다.

공업고등학교와 전문대학을 나온 미네르바가 경제공부를 한 이유는 ‘방어적 차원’입니다. 그는 “1997년 IMF사태 때 개인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심지어 내 친구 부모님께서 자살해 친구와 친구동생이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았다. 나는 내 가정은 내가 지킨다는 취지로 경제공부를 시작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의 글에서 ‘서민’이라는 표현이 곧잘 등장하는 이유입니다.

'미네르바' 박대성씨. /사진=YTN 뉴스 영상 갈무리
'미네르바' 박대성씨. /사진=YTN 뉴스 영상 갈무리

정부가 모레(22일) 개최하는 제5차 비상경제회의에서는 ‘서민과 청년’에 더욱 방점이 주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범위 확대를 비롯해 일용·특수고용직 등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대한 지원, 청년층 긴급 일자리 확보 등 추가 고용대책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입니다. 지난달 일시휴직자가 사상 최대로 늘어 신속한 대책 마련이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먼저 정부는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고용유지지원금은 고용보험 가입 사업장을 대상으로 하는데 그동안 5인 미만 영세 사업장은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있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또 정부는 학습지 교사를 비롯한 특수고용직과 프리랜서 등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대한 생계지원을 늘리기 위한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한국노동연구원 분석을 보면, 지난해 8월 기준 전체 임금노동자 가운데 고용보험 가입자의 비중은 65.8%이지만, 자영업자 등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이 포함된 전체 취업자를 기준으로 하면 49.4%로 크게 줄어듭니다. 이렇다 보니 전체 실업자 수 대비 실업급여 수급자의 비중도 2018년 기준으로 45.6%에 불과합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코로나 사태로 우리 고용시장의 취약한 단면이 가감 없이 드러났고 신속한 응급조치가 필요하다”라며 “3월 고용통계를 보면 취업자 수가 줄어든 대표 업종과 종사상 지위(임시직, 일용직, 영세자영업자)가 뚜렷하게 특정되기 때문에 이 분야에 대한 최우선적 지원이 절실하다”라고 밝혔습니다.

모레 열릴 비상경제회의에서는 신규 일자리 창출 방안도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근 청년 일자리 문이 굳게 닫힌 점을 고려해 고용 빙하기에 기업들이 청년에게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하는 ‘청년 연수제’ 등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날 발표할 추가 고용대책의 사업 방향이나 내용은 이미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20년 3월 노동시장 동향. /자료=고용노동부
2020년 3월 노동시장 동향. /자료=고용노동부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고용정책과 현실의 괴리를 지적합니다.

“2030 젊은세대가 눈이 높아서 취업 못하는 게 아니라 교육수준은 높아지고, 대한민국 일자리는 70년~80년 방식이 그대로인 곳이 많다. 그리고 중소기업의 경우는 여전히 하청기업인 경우가 대다수이다. 마지막으로 NCS국가직무능력이 점점 경력직 채용으로 가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경험이 없으니 자격증이라도 취득해서 할 줄 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고, 자격증 취득이 그렇다고 1년에 한번 꼴 있으면 내년까지 기다려야 하고... 경력집중으로 가다보면 관료제 단점 무사안일주의로 빠지기 쉽지”.

“경력직만 찾으니 신입들은 배울 곳도 없음 경력을 쌓아야 신입이 경력자가 되고 그 경력자들이 신입 기르고 이런 순환식이 되어야 정상인데 지금 현재는 경력자만 찾는데 신입들은 그 경력을 쌓을 기회는 없어서 나중엔 그 분야 경력자는 씨가 말라버림”.

일자리 사각지대에 대한 지원을 거듭 강조합니다.

“실업급여도 받지 못하고, 구직을 원하지만 채용되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지원책도 시급하다” “올해 고등학교 졸업하고 열심히 자격증 따서 1월달 바로 취직( 5인미만 사업장)한 청년..코로나로 무급휴직! 사업주는.... 미안하다며.... 노동법상 5인 이하 사업장은 연차·휴직수당 등등 아무런 보호조치도 없는 법의 사각지대”.

‘나이만 숫자’인 이들에게 항변하는 30대의 글이 가장 눈에 띕니다.

“참 어이가 없어서 내가 2030에 그 30인데, 물고기 낚시좌석이나 내주면서 얻어먹는 거 그만하라고 해요... 우리 자존심도 없습니까? 나랏돈 타러 가는데 우리가 무슨 공돈 받아먹듯이 룰루랄라하는 줄 아나봐? 우리도 생활이 안돼서 친척이고 친구고 얼굴 들고 다닐 수가 없어서 피해 다니고, 코로나에 도서관 문 닫혀서 방구석에서 내 의지랑 싸우면서 패배감에 찌들고, 시험은 2년 갱신에, 기업다니다 짤리듯 이직 준비하는 친구 보면서 그래도 공부시간 확보 타령에... 우리라고 현실에 안주하는 거 아닙니다. 우리도 성취하고 싶은 거 많고, 사회에서 능력 좀 보이고 인정받고 싶다고”.

직업별 평균소득. /자료=한국고용정보원
직업별 평균소득. /자료=한국고용정보원
학력수준별 초임 차이(단위 만원). /자료=한국고용정보원
학력수준별 초임 차이(단위 만원). /자료=한국고용정보원

한국고용정보원이 오늘 발간한 ‘2018 한국 직업 정보’에 따르면 소득이 가장 높은 직업은 기업 임원이었습니다. 2018년 평균 1억5367만원을 벌어 국회의원의 1억4052만원, 외과의사의 1억2307만원을 앞질렀습니다. 같은 날 한국CXO연구소가 200대 그룹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총수 일가이면서 20∼40대인 ‘젊은 임원’이 150명, 최연소는 26세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故(고)로 政治(정치)의 完成(완성)은 社會(사회) 各(각) 勢力(세력)의 綜合(종합) 發達(발달)한 結果(결과)라 謂(위)할지니 彼(피) 白耳義(백이의·벨기에) 社會發達(사회발달)은 其國(기국) 政治(정치)에 完全(완전)한 成績(성적)을 與(여)한 바이니 吾輩(오배)도 政治運動(정치운동)에 新面目(신면목)을 成(성)코자 하면 몬저 社會改造(사회개조)의 新發達(신 발달)을 圖(도)할지라.’

오늘은 언론인이자 독립운동가인 양기탁 선생이 별세한 지 82주기가 되는 날입니다. 선생은 당시(1921년 5월 22일자 사설) 강대국 사이에서 지방조합을 발달시켜 이를 생산과 소비·금융·교육에까지 응용해 서로 돕는 벨기에를 본받자고 강조합니다. 100년 전에 이미 균형발전과 경제의 중요성을 역설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바탕에는 ‘약자계급’이 있었습니다.

“묻노니 우리 약자계급 민족이 강자에 대항하는 운동의 목표는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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