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경제] 총알과 돈 뿌리는 ‘헬리콥터’, 끝은 어디?
상태바
[사자경제] 총알과 돈 뿌리는 ‘헬리콥터’, 끝은 어디?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04.27 13: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 헬기가 전일빌딩 주변을 비행하고 있다. /사진=5.18기념재단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 헬기가 전일빌딩 주변을 비행하고 있다. /사진=5.18기념재단

“헬기 소리와 함께 지축을 울리는 기관총 소리가 드르륵….”

1989년 2월 3일, 지역 방송에 출연한 조비오 신부는 5·18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증언합니다. 당시 계엄군 헬리콥터에서의 총격, ‘기총소사’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로부터 28년 뒤, 계엄군의 사령관은 회고록에서 사실이 아니라며 고인이 된 신부를 ‘사탄’이라고 헐뜯습니다. 오늘(27일)은 이와 관련, 전두환이 광주의 법정에 두번째로 선 날입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 트위터.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 트위터.

“통화정책회의는 현재 헬리콥터 머니를 논의하고 있지 않다.”

닷새 전(22일·현지시간),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국제유가 폭락과 관련해 “소비자 물가지수가 향후 수개월간 상당히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헬리콥터 머니’ 투입 가능성은 거듭 부인했습니다. 헬리콥터 머니는 경기를 띄우기 위해 많은 돈을 찍어내고 시중에 공급하는 마지막 형태, 비전통적인 통화 부양책입니다.

‘헬리콥터’. 회전날개를 돌려 띄우는 힘과 미는 힘으로 비행하는 항공기를 뜻하는 네 글자입니다. 일반 비행기와 달리 수직 이·착륙할 수 있는 장점에도 두 사례에서 보듯 부정적인 어감이 강합니다. 소비 진작과 경기 부양, 세계 각국이 두 토끼를 잡기 위해 헬리콥터 머니를 뿌리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보통사람’의 경제생활을 엿볼 수 있는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자료=신한은행
/자료=신한은행

신한은행은 오늘 빅데이터(지난해 9~10월 전국 만 20~64세 경제활동자 1만명 이메일 조사)를 활용해 만든 ‘2020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 상위 20% 가구의 지난해 평균 부채 잔액은 1억2498만원으로 1년 새 1642만원 늘었습니다. 부채의 77.4%는 주택담보 및 전월세자금 대출이었고, 대출의 87.7%는 시중은행에서 받았습니다.

반면 소득 하위 20% 가구의 지난해 평균 부채 잔액은 3646만원이었습니다. 이 중 부동산 관련 대출 비중은 68.8%, 일반 신용대출 비중은 12.5%였습니다. 특히 이들 가구는 신용도가 떨어지다 보니 카드사(16.8%), 저축은행(8.4%), 대부업체(2.8%) 등 제2·3금융권 대출 상품 이용률이 상대적으로 높아 상당한 이자 부담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소득가구와 저소득가구의 부동산 자산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상위 20% 가구의 부동산 자산 규모는 1년 새 3126만원 오른 데 반해 하위 20% 가구는 오히려 55만원 떨어졌습니다. 두 계층의 부동산 자산 격차는 2018년 11.6배에서 지난해에는 12.3배로 더욱 벌어졌습니다.

한편 지난 3년 간 부동산을 산 사람은 전체 응답자의 11%였습니다. 이들이 구입한 부동산은 유형별로 ▲아파트 84.7% ▲빌라·다세대 주택 6.7% ▲단독주택 5.5% ▲오피스텔 1.9% ▲빌딩·상가 내 주택 1.3% 순이었습니다. 이 기간 아파트 구매 금액별 상승액을 살펴보면 구매 당시 5억~6억원대 아파트는 평균 1억224만원, 7억원 이상 아파트는 1억6629만원 올랐습니다.

/자료=신한은행
/자료=신한은행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부동산투기 차익 환수해 재난지원금에 사용하라는 제안을 합니다.

“부동산폭등 나라 전체가 부동산 투기세상을 초래한 다주택투기자·갭투기자 차익 환수해야 한다. 서민 경제 박살내고 투기화시킨 적폐세력 다주택 투기자는 보유세·종부세·증여세 강화해서 환수해서 지원금 이용해라.”

투기꾼 등 세금도둑을 겨냥한 듯한 지적도 이어집니다.

“대한민국은 돈이 없는 게 아니고 도둑이 너무 많다.”

우리나라의 소득불평등도가 심하지 않다는 근거도 제시합니다.

“우리나라가 소득불평등이 극심한 사회인가요? 극심하다는 게 타국과의 비교를 기준으로 한 거라면 oecd 소득 불평등 지수 보시고 오길.”

부의 분배를 위해 이른바 ‘살찐 고양이법’인 임금 상한제 도입도 주장합니다.

“어디서부터 부의 분배가 잘못됐을까?? 가난한 사람들이 노력 안 해서 그렇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다. 적당히 벌고 적당히 분배해서 모두가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어야 한다. 따라서 자본주의에서 임금격차 상한제는 무조건 필요하다. CEO와 말단 사원의 임금격차를 제한하면서 말단 사원들의 임금을 보다 더 많이 높이는 자본주의의 원칙을 지키면서 분배성을 강화하는 이 제도는 꼭 필요하다. 최저임금만 드립다 높이지만 말고.”

산불 진화 중인 헬리콥터. /자료사진=산림청
산불 진화 중인 헬리콥터. /자료사진=산림청
산불 발생현황. /자료=산림청
산불 발생현황. /자료=산림청

산림청이 지난달 발간한 산불 통계연보에 따르면 최근 10년 동안 100ha 이상 피해를 낸 산불은 총 13건입니다. 지난 24일 발생한 경북 안동 산불은 이 기간 세번째 규모입니다. 피해규모 1, 2위는 지난해 4월 강원도 고성, 강릉의 산불로 각각 1266, 1260ha의 산림이 경제적 손실을 봤습니다. 소방청에 따르면 2018년 소방헬기 출동 건수는 5190건이었습니다.

51년 전 오늘은 볼리비아 독재자 레네 바리엔토스가 사망한 날입니다. 죽기 5년 전 부통령이던 그는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합니다. 다음해 대통령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고 미군의 도움을 얻어 반대 세력을 진압합니다. 당시 남미 혁명가 체 게바라도 체포 다음날 재판 없이 총살합니다. 바리엔토스는 게바라가 죽은 지 2년 뒤 사망합니다. 사인은 헬기 추락사.

40년 전 광주의 하늘을 날았던 헬리콥터는 ‘진실’을 알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