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경제] 신의 직장 ‘기름집’ 패닉… ‘원유개미’는 멘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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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신의 직장 ‘기름집’ 패닉… ‘원유개미’는 멘붕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04.28 1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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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존경하는 인물은 이순신, 장래 희망은 대통령.”

1970~80년대 초등학생들의 거침없는 대답입니다. 시간이 지나며 대통령은 희미해지고 그 자리를 과학자, 변호사, 대기업 직장인, 회사원이 채웁니다. 지난해 12월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이 좋아하는 직업 1~3위는 운동선수, 교사, 크리에이터였습니다. 유튜버를 포함하는 크리에이터가 전년도 3위였던 의사를 끌어내렸습니다.

/자료=통계청
/자료=통계청

“적성과 흥미, 안정성보다 월급이 많아야 최고.”

어제(2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청소년(13~24세)들의 직업선택 으뜸 조건은 ‘수입’이었습니다. 조사대상을 중학생 이상으로 올리니 ‘현실’에 눈높이가 맞춰집니다. 선호 직업을 기업 유형별로 구체화하면 어떨까요. 국가기관(22.25)·공기업(19.9%) 등 10명 중 4명꼴로 ‘나랏밥’을 좋아했습니다. 대기업(18.8%)·자영업(10.2%)은 그 뒤를 이었습니다.

‘신의 직장’. 근무환경이나 복지 등이 매우 좋은 직장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네 글자입니다. 억소리 나는 연봉과 두자릿수 근속연수로 신의 직장으로 알려진 곳이 있습니다. 취업준비생들에게 이른바 ‘기름밥이 최고’라는 로망을 심어준 정유업계입니다. 신의 직장 정유업계가 국제 유가가 급락하며 패닉에 빠졌습니다.

국내 정유 4사 중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에쓰오일이 쇼크 수준의 실적을 내놓았습니다. 에쓰오일은 1분기 영업손실이 1조73억원으로 집계됐다고 어제 공시했습니다. 매출은 5조1984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5조4262억원)보다 4.2% 감소했고 손익은 2704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했습니다. 분기 적자는 지난해 2분기(905억원 손실) 이후 세분기만입니다.

에쓰오일의 대규모 적자는 모두 정유 부문에서 발생했습니다. 석유화학과 윤활기유 부문은 1분기 각각 665억원과 1162억원의 이익을 낸 반면 정유 부문의 영업손실은 1조1900억원이엇습니다. 올 들어 국제 유가 급락으로 정제마진(석유제품 가격ㅡ원유 가격)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손해를 보며 장사한 탓입니다. 원유와 석유 재고분도 대규모 손실로 잡혔습니다.

에쓰오일의 충격적인 실적에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의 실적도 걱정스러운 상황입니다. 업계에서는 정유 4사의 1분기 영업적자 규모가 4조원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업계는 2분기가 더 걱정입니다. 코로나19 상황 개선 가능성이 낮고, 세계 각국의 석유 ‘수요절벽’이 다음달까지 장기화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입니다.

/그래픽=뉴스웰
/그래픽=뉴스웰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잘 나갈 때 잔칫상’을 가리키며 공적자금은 언감생심이라고 목소리 높입니다.

“유가 오를 때는 천문학적인 흑자내서 상여금 잔치 해놓고 혹여 유가 내려 적자났다고 공적자금 투입이니 하는 개소리할 생각하지마라. 전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정유사 임직원 평균연봉이 1억이 넘던데... 여태까지 이윤은 반영했나요? 적자만 반영하구” “그동안 좋았자나? 고유가로 전국민 어려울 때..젤 웃지 않았나?” “그동안 정유업체 천문학적인 조단위 영업익 내도 국가에 내기보다 상상초월하는 성과급잔치 했으니깐 이번엔 월급 기본급 까서 적자 메꿔라 좋을 땐 가져가고 나쁠 땐 손 벌리면 안 되지 사기업이”

“유가 상승기에는 재고분을 비싸게 팔아먹으면 1조 이익 챙기잖아. 하다하다 기름쟁이를 다 걱정해 주냐? 기름쟁이는 지구 끝까지 살아 남는다” “정유사 케미컬은 절대지원 안됨. 대량손실은 길어야 7~8월이면 끝남. 그동안 돈도 많이 쟁여놓았고 하반기에 경기 풀리면 유가 다시 50불 이상으로 올라감. 비행기 뜨고 배도 다시 뜰 거임. 반도체 정유 석유화학 이 3개가 그나마 아직도 중국추격 덜 받고 대규모 이익 나는 업종임”.

‘장부상 적자’를 지적하며 곧 원상회복을 예상합니다.

“그냥 유가하락에 따른 재고원유가 장부상 가치 하락한 그냥 회계적 적자면서 무슨 장난치나” “1500원 주고 대량 구매했더니 1000원에 파니까 계속 손해 보는 거지 뭐. 원유 다시 올라가면 지금 1000원에 사오는 거 1500원에 팔 수 있으니 다시 손해 회복할 수 있음”.

삼성 레버리지 WTI 원유 선물 ETN 27일 주가. /자료=네이버 증권정보
삼성 레버리지 WTI 원유 선물 ETN 27일 주가. /자료=네이버 증권정보

어제 거래가 재개된 레버리지 WTI(서부텍사스산) 원유 선물 ETN(상장지수증권) 4종이 일제히 급락했습니다. 매매 가격이 실제 가치보다 크게 높은 비정상적인 괴리율이 지속되면서 또 3거래일동안 매매가 중단됐습니다. 이들 종목은 많게는 두번, 적게는 한번의 하한가를 맞아야 괴리율이 정상 범위에 진입한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추가 손실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예를 들어 국제유가가 10달러일 때 ETN 상품 1주를 1000원에 샀다고 가정해보면, 유가가 40% 떨어지면 일간 수익률 2배를 추종하는 상품 가격은 80% 떨어져 200원이 됩니다. 여기서 유가가 40%가 오르면 8.4달러로 회복하지만 ETN 가격은 수익률 2배를 추종해도 360원에 그칩니다. 게다가 연휴로 주식시장이 다음달 6일 재개장 예정이어서 개인투자자들은 빠르게 손절매할 기회마저 잃어버렸습니다.

1971년 달에 착륙한 아폴로 15호의 우주인 제임스 어윈이 거수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1971년 달에 착륙한 아폴로 15호의 우주인 제임스 어윈이 거수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19년 전 오늘, 우주선 ‘소유즈’가 쏘아 올려집니다. 탑승 우주인은 8일간 지구를 128회 돌며 우주정거장을 방문하고 돌아옵니다. 우주인은 놀랍게도 미국 기업인 데니스 티토. 당시 우리돈으로 286억원을 치르고 우주여행을 한 셈입니다. 얼마 전 한 구직사이트 설문조사에서 취준생들의 꿈의 직장은 ‘연봉 3000에 연1회 해외여행’ 수준이었습니다.

보통 직장인이 우주여행을 한다는 건 달나라 이야기입니다. 세상에서 으뜸인 달은 대통령이 꿈이던 시절, ‘토끼가 방아 찧던 달’입니다. 아홉날 뒤면 보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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