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복 입고 고개 숙인’ SPC 허영인 회장, 열 달 만에 또 보나 [마포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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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복 입고 고개 숙인’ SPC 허영인 회장, 열 달 만에 또 보나 [마포나루]
  • 서중달 기자
  • 승인 2023.08.10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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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니공장 사고 피해자 끝내 숨져… 네티즌 등 같은 사고 반복 꾸짖어
“허 회장 안전경영에 1000억원 시설투자 약속 어디 갔나” 비난 쇄도
허영인(오른쪽) SPC그룹 회장을 비롯한 계열사 대표들이 지난해 10월 21일 SPC 본사에서 계열사 SPL 제빵공장 사망사고와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허영인(오른쪽) SPC그룹 회장을 비롯한 계열사 대표들이 지난해 10월 21일 SPC 본사에서 계열사 SPL 제빵공장 사망사고와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SPC에선 왜 똑같은 사고가 반복될까요” “이번에 사고 당한 분은 50대 여성이라던데, 이 분도 누군가의 엄마이고 아내일텐데 돈 벌러 간 일터에서 한 가정이 와장창 깨졌네요” “잼버리에 빵이랑 아이스크림 갖다주면 뭐하나요, 다 홍보 퍼포먼스일뿐” “관리감독이 허술해서인가요, 처벌이 약해서인가요” “진정 작업환경 개선이 안되나요? 작업환경 개선에 돈 쓰는게 아까운 걸까요” “불매가 답입니다”.

지난 8일 SPC 계열사인 샤니 제빵공장에서 50대 여성 근로자가 기계에 끼이는 사고를 당해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다가 끝내 숨진 사고를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이 무섭습니다. 이번에 사고가 난 공장에선 지난해 10월 이후 벌써 세 번째 사고가 이어졌다는 사실에 질책이 쏟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샤니 제빵공장에선 지난 7월 50대 근로자가 제품을 검수하던 도중 기계가 오작동을 일으켜 손이 기계에 빨려 들어가면서 손가락이 골절됐고, 지난해 10월에는 컨베이어벨트에서 불량품을 골라내던 40대 근로자가 기계에 손가락이 끼여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이처럼 사고가 잦은 것은 결국 안전관리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인데 이에 대한 회사측의 조치가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비난입니다.

특히 지난해 10월 SPC 계열 평택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여성 근로자가 소스 교반기를 가동하던 중 끼임 사고를 당해 숨진 안타까운 사고 후 엿새 만에 허영인 회장이 대국민 사과와 함께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3년 간 1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했음에도 같은 사고가 반복되는 이유를 묻고 있습니다. 위기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거짓으로 고개 숙이고 말만 앞세운 것 같다는 의심입니다.

SPC그룹은 올해 1월 안전경영선포식을 개최하고 'New SPC'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사진=SPC그룹 홈페이지
SPC그룹은 올해 1월 안전경영선포식을 개최하고 'New SPC'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사진=SPC그룹 홈페이지

들끓던 불매운동을 잠재우기 위해 잠시 고개를 숙였을 뿐 달라진 것이 없는데 그동안 안전사고를 막기위해 어떤 투자를 했는지 밝히라는 요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반죽기계에 작업자의 몸이 끼이면서 발생한 이번 사고만 하더라도 위험 상황을 감지해 자동으로 기계가 멈추게 하는 방재 장치가 있었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입니다.

네티즌들의 주장처럼 왜 같은 공장에서 똑같은 사고가 이어지는 것인지 SPC 측의 설명이 필요한 것으로 보입니다. 허 회장의 약속대로 안전시설 설치에 투자를 했는데도 이같은 사고가 이어진다면 관리감독이 허술해서인지 처벌 수위가 약해서인지에 대해서도 답해야 할 것입니다. 큰 사고가 나더라도 중간관리자만 처벌받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인지 묻습니다.

지난해 사고 당시 불매운동 때도 물론 SPC측의 타격이 있었겠지만 파리바게뜨 매장도 타격이 심했습니다. 파리바게뜨는 대부분 개인이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매장인데 회사의 잘못으로 개인사업자들은 어떤 보상도 없이 그 피해를 몽땅 떠안아 속앓이를 했던 것입니다.

SPC는 지금이라도 안전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안전관리 시스템 투자를 서둘러 ‘인간적인 존중과 배려의 문화를 정착시켜 신뢰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던 허영인 회장의 약속을 지켜야 할 것입니다. 허 회장의 약속이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일회성 쇼’가 아니었음을 증명해야 할 것입니다.

한편 지난 8일 심정지 상태에서 병원으로 이송됐던 사고 피해자는 호흡과 맥박이 돌아와 당일 1차 외과 봉합 수술을 받았지만 안타깝게도 회복하지 못하고 10일 낮 12시 30분쯤 끝내 숨을 거두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사고 원인과 산업안전보건법·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조사를 위해 근로감독관을 급파하고 현장조사에 착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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