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이건희’와 삼성그룹 주가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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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이건희’와 삼성그룹 주가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10.26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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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10.26사건 직후 궁정동 안가 연회장. /사진=MBC
10.26사건 직후 궁정동 안가 연회장. /사진=MBC

“융화와 총화의 80년대를 앞두고 상부상조하는 사회가….”

1979년 12월 31일, 훗날 국회의원이 된 지상파 방송 가요제 사회자는 <촛불>이라는 노래가 끝나자 계몽성 멘트를 이어갑니다. 해마다 10명의 인기 가수를 뽑아 치르는 가요제는 대통령 서거로 두달이나 미뤄진 터였습니다. 이날 10대 가수에는 당시 대통령의 마지막 연회에 함께한 이도 초대됐습니다. 오늘은 10·26사건 41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서울 여의도에 자리한 전경련 회관.
서울 여의도에 자리한 전경련 회관.

“전경련 해체 이야기는 꺼내기 어렵지만 탈퇴하겠다.”

2016년 12월 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서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힙니다.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 국정조사 청문회 자리에서입니다. 전경련은 1961년 8월 16일 박정희 정권이 부정축재를 이유로 기업인을 구속하자 이병철 삼성 창업주가 국가정책을 돕겠다며 설립한 민간단체입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정경유착’의 통로로 악용됩니다.

1972년 2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62회 생일날, 이 창업주와 이인희 전 한솔그룹 고문, 이건희 회장, 이명희 신세계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함께했다. /사진=삼성그룹
1972년 2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62회 생일날, 이 창업주와 이인희 전 한솔그룹 고문, 이건희 회장, 이명희 신세계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함께했다. /사진=삼성그룹

‘준법경영’. 법률이나 규칙을 잘 따라 기업이나 사업 따위를 관리하고 운영함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정치자금과 사업 특혜를 주고받는 정치인과 기업인 사이의 밀착 관계를 뜻하는 정경유착과 대비되는 사자성어입니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별세와 관련해 준법 문화 정착을 위해 버팀목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위원회는 어제(25일) “삼성의 바람직한 준법문화 정착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는 고인이 남긴 과제라고도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이른바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삼성그룹 차원의 준법 경영 실현 방안을 제시하라고 판결한 뒤, 윤리경영 감시를 위해 지난 2월 출범시킨 독립 기구입니다.

이처럼 이 회장의 별세 이후 준법경영이 주목받는 가운데 삼성그룹주 주가가 요동치고 있습니다. 특히 그룹 안에서 역할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여지는 삼성물산의 수혜가 점쳐지며 주가가 급등하고 있습니다. 26일 오후 1시 8분 기준 삼성물산(028260)은 전거래일보다 17.31% 오른 12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거래량(658만9655주)은 하루 새 23배 늘었습니다.

우선주인 삼성물산우B(02826K)는 상한가를 기록하며 12만3500원에 거래되고 있고 삼성SDS(018260)는 8.12%(1만4000원) 오른 18만6500원, 삼성생명(032830)은 6.81%(4300원) 상승한 6만7400원에 거래 중입니다. 이밖에 삼성전자(005930)는 0.50%(300원) 오른 6만500원, 삼성화재(000810)는 0.26%(500원) 오른 19만6000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건희 회장이 생전에 가지고 있던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 지분은 삼성전자 4.2%, 삼성생명 20.76%, 삼성물산 2.9% 등입니다. 이들 가치의 총합은 약 18조2421억원어치로 이 회장 타계에 따라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삼성물산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장중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는 삼성물산우B 주가. /자료=네이버 증권정보
장중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는 삼성물산우B 주가. /자료=네이버 증권정보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이재용 부회장이 17.3%의 지분 보유로 삼성물산의 최대주주인 상황에서 최소한 삼성물산의 기업가치가 훼손되는 의사결정의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총 10조원의 상속세를 상속인들이 나눠 납부해야 하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향후 배당증액의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말했습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상법과 자본시장법에 따라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이 자사주 형식으로 이건희 회장의 지분을 매입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재용 부회장에게 일부 혹은 전부 상속하는 시나리오가 가장 가능성이 높다”라며 “이 부회장의 지분율이 가장 높은 삼성물산의 그룹 내 중요도는 상당히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고 이 회장의 보유지분이 어떻게 상속될지는 불확실하지만, 경영권 확보에 대한 가족 간 합의가 있다면 삼성물산과 삼성생명, 그리고 가족 보유 지분을 통한 삼성전자 경영권 유지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서로 조언하고 있습니다.

“이때다 싶어 들어갔다가는 큰코 다침” “배당이 있으면 현금유출로 배당락 후 주가조정이 있지” “이회장 일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도 몇조입니다. 한해 계열사에서 받은 배당만 수천억입니다. 계열사 지분 정리는 없을 거고 이부진 지분이 예상보다 증가가 예상됩니다” “오너리스크” “큰 배당이 있으면 현금자산유출로 배당락 후 주가조정이 있다는 건 얘기 안해주는 구만” “조심해야한다 신중히 투자하자” “상속세나 제대로 내라”.

박용진 의원 SNS.
박용진 의원 SNS.

“삼성과 우리 경제의 새 출발, 새 질서가 시작되기를 바란다”. 기성 언론에서 ‘삼성 저격수’라고 부르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어제(25일) SNS에서 또 한번 삼성을 언급했습니다. 이건희 회장의 명복을 빈다고 밝힌 박 의원은 “이제 총수인 이 부회장도 혁신적 태도와 준법경영을 통해 국민의 사랑을 받는 기업인으로 거듭나기 바란다”라고 주문했습니다.

1975년 세기의 대결에서 안토니오 이노키와 무승부를 기록한 김일(왼쪽). 머리에 싸맨 붕대에 흥건한 핏자국이 그날의 경기를 말해준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1975년 세기의 대결에서 안토니오 이노키와 무승부를 기록한 김일(왼쪽). 머리에 싸맨 붕대에 흥건한 핏자국이 그날의 경기를 말해준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더 이상 머리를 쓰면 큰일 납니다”. 보리밥 한끼 먹기 힘들었던 섬마을 프로레슬러는 의사로부터 경고를 듣습니다. 그러나 그의 머리는 가난한 나라의 국민들과 함께 2만번이나 하늘을 날았습니다. 오늘은 ‘박치기왕’ 김일이 세상을 떠난 지 14주기입니다. 온 국민이 하나 되어 응원하는 국가대표 기업은 언제쯤 탄생할까요.

“박치기로 나의 머리는 갈라졌지만 국민들을 하나로 뭉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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