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히트는 월트 디즈니가 될 수 있을까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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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히트는 월트 디즈니가 될 수 있을까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10.16 1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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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디즈니 형제(로이와 월트)와 월트디즈니 주가.
디즈니 형제(로이와 월트)와 월트디즈니 주가.

“세계를 통틀어 가장 유명한 엔터테이너.”

1923년 오늘(10월 16일), 만화를 유난히 좋아하던 월트는 형의 도움으로 스튜디오를 차립니다. 그리고 5년 뒤 생쥐가 주인공인 최초의 소리 나는 애니메이션은 대성공을 거둡니다. 올해로 백살을 3년 앞둔 엔터테인먼트 회사는 애널리스트 보고서의 단골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지금 월트 디즈니를 사야 하는 13가지 이유.>

빅히트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 증권정보
빅히트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 증권정보

‘기타법인’. 기관투자가(보험·투신·증권사·은행)에 포함되지 않는 국내 법인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통상 비금융 기업으로 시장에서는 해석되지만, ‘기관에 포함되지 않는 법인’이라는 모호한 기준 때문에 실체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상장사가 다른 상장사 주식을, 대기업집단 계열사끼리 주식을 매매할 경우 기타법인의 매매로 보면 됩니다.

요즘 지구상에서 가장 핫한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빅히트가 상장 첫날(15일) 천당에서 나락으로 떨어졌습니다. 이날 주가 하락의 주범은 바로 ‘기타법인’. 기타법인은 이날 하루에만 빅히트 58만5463주를 던졌습니다. 금액으로 따지면 1770억원 규모입니다. 외국인이 593억원어치인 20만7400주를 팔고, 기관이 2만9213주를 매도한 것에 비하면 폭탄 물량입니다.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의장(왼쪽)과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사진=한국거래소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의장(왼쪽)과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사진=한국거래소

빅히트는 1대 주주인 방시혁 의장과 2대 주주인 넷마블, 3대 주주인 스틱인베스트먼트까지는 보호예수를 걸었지만 4대 주주부터는 보호예수를 걸지 않았습니다. 빅히트 4대 주주는 메인스톤 유한회사로 248만2992주(8.71%)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 지분이 많은 곳은 웰블링크(Well Blink Limited)로 177만7568주(6.24%)를 가지고 있습니다.

웰블링크는 외국계 투자회사여서 외국인으로 분류됩니다. 따라서 메인스톤 유한회사 외에 빅히트 주식을 5% 미만 보유한 투자회사들이 상장 첫날 주식을 대거 매도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편 상장 첫날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2배로 형성된 후 상한가 직행)’ 기대감이 꺾인 빅히트는 오늘도 폭락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이 패닉에 빠졌습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빅히트(352820)는 22.29%(5만7500원) 급락한 20만500원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전날 각각 1770억원과 593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주가를 끌어내린 기타법인과 외국인은 이날도 1321억, 238억원씩을 팔아 치웠습니다. 이에 따라 빅히트의 시가총액도 6조7862억원으로 하루 만에 2조원 가량 급감했습니다.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뷔, 슈가, 진, 정국, RM, 지민, 제이홉.(왼쪽부터)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뷔, 슈가, 진, 정국, RM, 지민, 제이홉.(왼쪽부터)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예견된 상황이라며 더욱 신중한 투자를 당부하고 있습니다.

“내가 한달 전에 예언했잖아. 상장 3일 안에 반토막 날 거라고” “하여튼 내가 그리 얘기했건만..15만 간다..주식 이십오년차다..언론플레이..증권방송에 넘어가지 말고..스스로 공부해라” “살짝 올렸다가 또 떨구고.... 13만원까지 가겠넹~” “개미들 다이나마이트 폭탄 맞는 중” “적정가 6만6천원. 군대 확정되면 1만 6천원이다” “소녀팬이랑 아줌마들 쌈지돈 털어서 사옥지었네 ㅉㅉ 주식으로 아재들 주머니까지털고 이것도 능력이다” “저기 들어간 돈은 이제 안나와. 3년동안 알고나 박으야지. 개미들은 기간 못버티고 팔것지. 그럼 그게 다 수익이여. 한두번 써먹는 방법이 아닌데 맨날 당하는 개미”.

“BTS는 연차도 있고 사실상 인기 고점을 찍은 거 아닌가 싶다. 맴버별로 벌만큼 벌었고 개별 활동 하다가 가끔 앨범 하나씩 내고 그렇게 소녀시대처럼 되지 않을까 싶다. 새로운 아이돌을 준비한다고 하니 회사 차원의 관심도 점차 그쪽으로 옮겨갈 듯. 에스엠이나 제이와이피와 달리 우린 플랫폼 컨텐츠 기업이야, 라고 소리치는데 다 거기서 거기다. 시총 JYP의 2~3배 수준으로 평가해본다면 적정가는 10~12만원 정도 될 것 같다”.

지강헌을 소재로 한 영화 '홀리데이'의 인질극 장면.
지강헌을 소재로 한 영화 '홀리데이'의 인질극 장면.

“유전무죄, 무전유죄”. 1988년 오늘, 권총을 든 인질범은 입에 익숙한 말을 외칩니다. 이해할 수 없는 법원의 판결에 대한 분노는 수백억원을 횡령한 전직 대통령의 동생이 풀려나면서 극에 달합니다. 그리고 인질범은 <Holiday>와 함께 영원한 휴가를 떠납니다. 월트 디즈니의 말처럼 돈이 꿈과 함께 찾아오기를 바라봅니다.

“내 모든 것이 꿈과 생쥐 한 마리로 시작했다는 것을 늘 기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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