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훔치기 쉬운’ 현대차·기아, 2억달러로 끝날까 [조수연 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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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훔치기 쉬운’ 현대차·기아, 2억달러로 끝날까 [조수연 만평]
  • 조수연 편집위원(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장)
  • 승인 2023.05.19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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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도난 집단소송 ‘2700억원’에 합의… 전기차 보조금 제외에 SNS 역홍보 효과 오래 갈 듯

지난 1월 30일 필자는 미국에서 현대차와 기아가 구설에 올랐다는 소식을 전한 바 있다. 그런데 결국 현대차와 기아가 자신들이 제작한 승용차와 SUV가 너무 쉽게 도난당할 수 있다는 집단 소송에 대해 약 2억달러(약 2700억원)의 법적 합의에 동의했다고 CNN이 지난 18일(미국 현지 시각 EDT) 보도했다.

자료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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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합의는 900만명의 차량 소유자가 대상이며, 차량 도난으로 손실을 본 차주들에게는 1억4500만달러가 지급될 예정이다. 이는 차주당 전손(全損)에 6125달러, 차량과 기타 개인 동산 손해에 3375달러까지 지급하는 규모로 알려졌다. 또한 보험비용과 보험이 보상하지 않는 차량 렌털, 교통비 등 실 비용을 포함한다. 이들 손실 보상에 도난 방지 시스템 설치 비용을 추가한 총합의금은 2억달러에 이른다.

문제 차량은 2015년에서 2019년에 생산한 현대차 산타페와 투싼, 기아의 포르테, 스포티지 등이며, 이들은 버튼식 시동이 아닌 키를 이용한 시동 방식 차량으로 유사한 연식의 다른 차에 비해 도난 확률이 두 배였다. 미국 보험통계 조사 기관인 고속도로 손해 정보 연구소(Highway Loss Data Institute)에 따르면, 손해 배상 합의 대상 차량 대부분이 기초적인 자동 도난 방지 기술을 적용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도난 방법은 USB 케이블을 이용했는데 주로 틱톡(TickTock)을 통해 전파됐다.

미국 기아의 법률사무소는 이번 합의가 무료 안전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와 운전대 잠금장치 6만5000개 배포에 이은 최종 조치라고 설명했다. CNN은 현대차와 기아가 도난 방지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현지는 이번 현대차그룹의 배상 합의를 환영하며 다른 자동차 회사에도 경종을 울릴 것이라는 분위기다.

이번 합의는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자동차 보조금 지급 제외에 어려움을 겪는 현대차와 기아가 자칫 소비자 평판 악화로 마케팅에 어려움이 가중될 것을 우려해 신속하게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SNS를 통해 도난당하기 쉬운 차로 역홍보된 효과는 당분간 현대차와 기아가 감당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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