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1등’ 삼성카드의 고객민원 민낯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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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 1등’ 삼성카드의 고객민원 민낯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 조수연 편집위원(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장)
  • 승인 2023.02.27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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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은행들의 성과급 잔치는 어제, 오늘 얘기는 아니다. 필자는 금융지주 경영진과 이들에 충성하는 임원들의 놀라운 성과급 얘기를 10년간 줄곧 들어왔다. 2008년 금융위기를 일으킨 후 국민 혈세로 구제받고도 성과급 잔치를 벌인 파렴치한 미국 금융기관의 성과급 잔치는 미국만의 얘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결국 은행들 성과급 잔치에 질린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비상 경제 대책 회의에서 ‘금융은 특허산업을 보호받는 공공재’라고 일갈하자, 일주일 뒤 ‘제1차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TF’를 개최하는 등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모두 일사불란한 행보를 보이는 중이다.

/자료=금융위원회
/자료=금융위원회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1차 TF에서 ‘고물가 고금리로 국민 부담이 가중하는 상황에서도 막대한 이자수익으로 역대 최고 성과를 거두고, 수익으로 고액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을 콕 집어 지적했다. 또한 금융당국은 은행을 비롯한 보험 등 금융산업의 성과 보수 체계에 대한 전방위적인 점검에 착수했다.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이 카드회사의 임원 성과 자료를 제출받자 카드사들은 어떤 불똥이 튈지 긴장하고 있다.

/자료=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성인 1인당 평균 2.5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신용카드는 국민 생활에 뗄 수 없는 금융 인프라라고 할 수 있다. 상당 부분 국민 생계를 기반으로 경영 수지를 지탱하는 카드회사인 까닭에, 정부는 2021년 말 가맹점 수수료 인하 조치를 단행했다. 이에 카드사는 줄곧 경영 수지 악화를 개선하는 데 필요하다며 수수료 정상화를 요구했다. 이러한 배경에서 카드사는 수수료 감소를 상쇄하려는 듯 가계대출 억제와 금리 이상 시기에 경제적으로 막다른 골목에 처한 저신용자에게 고금리 대출을 제공하며 막대한 돈을 벌었다. 지난해 금리 인상기에 비은행금융기관 총자산수익률은 카드사로 대표되는 여신전문 금융회사가 저축은행을 단연 앞섰다.

/자료=여신금융협회
/자료=여신금융협회

여신금융협회 인용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신용카드 평균 금리가 10% 중후 반이었다. 생활고에 시달리는 서민들은 은행 신용대출이 막히면 카드사 신용대출인 장기 또는 단기 카드론을 쓰고, 이것도 한도가 차면 신용구매 한도까지 물품을 할부 구매한 후 ‘깡’(할인 재판매)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며, 불어난 결제 대금은 일부만 갚고 나머지를 분할 결제하는 리볼빙(회전 결제)으로 돈을 빌리며 생계를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진다. 신용카드는 대부업체로 가기 전 가장 손쉬운 막바지 대출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는데, 저신용자들은 빚더미에 순식간에 빠져들지만 이들 대출 상품은 모두 20%에 육박하는 고금리로 카드사에 높은 마진을 약속한다. 카드사가 이 같은 사회적 부작용을 모를 리 없지만, 일부는 수수료 인하라는 경영 수지 악화를 핑계로 이를 묵살하고 영업수익 챙기기에 몰두했을 가능성이 크다. 결과적으로 국민 경제는 어려운데 지난해 카드사는 막대한 경영 실적을 올렸다.

이런 가운데 한 카드회사가 은행 못지않은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금융당국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삼성카드가 홈페이지에 공시한 경영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6223억원으로 12.9% 증가했다. 이에 연봉의 5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삼성화재 47%, DB손해보험 41% 등 보험업계 성과급 수준보다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반면 카드사가 국민에게서 고금리를 받으며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에 비하면 고객 서비스는 형편없었다. 여신금융협회가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카드사 고객민원은 전 분기 대비 72%나 증가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성과급 지급률 1등인 삼성카드의 민원이 127%나 증가했다는 것이다. 10만명당 환산 건수는 현대카드(2.58), 신한카드(2.23)에 이어 2.16건이었지만, 증가율은 125%로 세 자리였다. 서민들 주머니를 쥐어짜서 성과급 챙기는 것도 1등이었지만, 고객 울리는 서비스 태만도 1등을 차지한 것이다. 금융소비자가 어떤 카드를 이용해야 유익한지 잘 선택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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