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사망사고 2건’ DL이앤씨, 시공능력 톱3 올랐다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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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사망사고 2건’ DL이앤씨, 시공능력 톱3 올랐다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2.08.01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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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시공능력 평가서 지난해보다 ‘5계단’ 껑충… 지난달 고용부 감독결과 위법 164건 적발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올해 들어서만 시공현장에서 2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한 DL이앤씨가 시공능력 평가 3위로 올라섰다. 지난해보다 5계단 뛰어오른 것이다. /사진=DL이앤씨
올해 들어서만 시공현장에서 2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한 DL이앤씨가 시공능력 평가 3위로 올라섰다. 지난해보다 5계단 뛰어오른 것이다. /사진=DL이앤씨

#. 2022년 3월 13일 전선 포설작업 중 이탈된 전선 드럼에 맞아 1명 사망

#. 2022년 4월 6일 토사 반출작업 중 굴착기 후면과 철골 기둥 사이에 끼어 1명 사망

지난해 시공능력 평가 8위 건설사 현장에서 잇따라 사망사고가 발생하자, 고용노동부는 전국 42개 시공 현장과 해당 건설사 본사를 대상으로 감독에 나섭니다. 이어 지난달 21일 내놓은 감독 결과는 예상대로였습니다. 95%가 넘는 현장(40곳)에서 164건의 위법 사항이 적발된 것입니다. 올해 무려 5계단 뛰어오른 시공능력 3위 DL이앤씨의 민낯입니다.

고용노동부 감독 결과, DL이앤씨 42개 시공 현장 중 40곳에서 모두 164건의 법 위반사항이 적발됐다. /자료=고용노동부
고용노동부 감독 결과, DL이앤씨 42개 시공 현장 중 40곳에서 모두 164건의 법 위반사항이 적발됐다. /자료=고용노동부

‘시공능력’이란 건설공사를 맡기는 발주자가 알맞은 건설업체를 선정할 수 있도록 건설공사 실적과 경영 상태, 기술 능력, 신인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능력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2년도 시공능력 평가에서 DL이앤씨가 3위로 올라섰습니다. DL이앤씨는 2020년 시공능력 평가 3위 대림산업이 건설사업 부문을 분할해 신설됐습니다.

DL이앤씨는 지난해 평가에서 다섯 계단 추락하며 내어준 3위 자리를 1년 만에 다시 꿰찬 것입니다. 사실 이번 DL이앤씨의 톱3 복귀는 예고됐습니다. 지난해는 신설법인으로 분류돼 실질 자본금이 전년도보다 3조원 이상 낮게 책정되는 등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평가받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기존 평가방식을 적용받은 올해 다시 원래 순위로 복귀한 것입니다.

2022 시공능력 평가 1, 2위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각각 차지했다. 삼성물산은 9년째 1위를 유지했다. 포스코건설도 4위를 지켰지만, 5~8위는 DL이앤씨 복귀로 순위가 밀렸다. /자료=국토교통부
2022 시공능력 평가 1, 2위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각각 차지했다. 삼성물산은 9년째 1위를 유지했다. 포스코건설도 4위를 지켰지만, 5~8위는 DL이앤씨 복귀로 순위가 밀렸다. /자료=국토교통부

다만 DL이앤씨는 ‘경영평가액’(3위)을 제외하고는 톱3를 벗어났습니다. 공사실적평가액은 8위, 기술능력평가액은 7위, 신인도평가액은 6위를 기록했습니다. 이번 시공능력 평가 1, 2위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각각 차지했습니다. 삼성물산은 9년째 1위를 유지했습니다. 포스코건설도 4위를 지켰지만, 5~8위는 DL이앤씨 복귀로 순위가 밀렸습니다.

GS건설이 3위에서 5위로, 대우건설이 5위에서 6위로, 현대엔지니어링이 6위에서 7위로, 롯데건설이 7위에서 8위로 하락했습니다. 이어 SK에코플랜트가 10위에서 한 계단 올라서며 HDC현대산업개발과 자리를 맞바꿨습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광주광역시에서 잇단 붕괴사고 오명에도 톱10을 지켰습니다.

2022 시공능력 평가 결과는 1일부터 적용되며, 건설공사 발주자는 이 같은 평가를 기준으로 입찰 근거에 활용할 수 있다. /자료=국토교통부
2022 시공능력 평가 결과는 1일부터 적용되며, 건설공사 발주자는 이 같은 평가를 기준으로 입찰 근거에 활용할 수 있다. /자료=국토교통부

10위권 밖에서는 금호건설과 두산에너빌리티의 순위가 크게 올랐습니다. 금호건설은 15위로 일곱 계단을, 두산에너빌리티는 22위로 무려 스물아홉 계단 뛰었습니다. 또 지난해 서울신문을 인수한 호반건설도 11위로 두 계단 올랐습니다. 반면 2019년 헤럴드미디어그룹을 인수했던 중흥건설은 여덟 계단 떨어진 48위를 차지했습니다.

종합건설업의 업종별 공사실적을 보면 토건 분야는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GS건설 순이고, 토목은 현대건설, 대우건설, SK에코플랜트, 건축은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순이었습니다. 이번 시공능력 평가 결과는 이날(1일)부터 적용되며, 건설공사 발주자는 이 같은 평가를 기준으로 입찰 근거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광주광역시에서 잇단 붕괴사고 오명에도 시공능력 평가에서 톱10을 지켰다. 사진은 광주 화정동 아파트 붕괴 현장. /사진=독자 제공
HDC현대산업개발은 광주광역시에서 잇단 붕괴사고 오명에도 시공능력 평가에서 톱10을 지켰다. 사진은 광주 화정동 아파트 붕괴 현장. /사진=독자 제공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DL이앤씨뿐만 아니라 다른 건설사의 시공 행태까지 꼬집고 있습니다. 특히 잇단 붕괴사고에도 시공평가 톱10을 지킨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불만이 많습니다. 아울러 현행 하청 방식의 시공 시스템으로 순위를 매긴다는 자체가 무리라는 지적과 분양 원가를 공개하자는 주장도 이어집니다.

“대림 이제는 체감상 빅5 아니지. 오너가 건설업 관심도 없고 수주도 점점 줄고 경영평가액 때문에 3위 유지하는데 조만간 굴러떨어질 듯” “DL X판으로 지어놓고 분양 후 관리도 안 되고 무슨 기준으로 만든 순위인지” “OOOO 있지만(살지만) 마감한 거 보면 디게(매우) 어설프다. 다른 건 다 괜찮은데 마감재가 그렇다. 보온성도 좀 떨어지는 것 같고 옵션으로 OO(계열사) 보일러 같은 거는 넣지 좀 마라” “광주에서 짓다 무너져내린 아파트 시공사가 10위네요. 헛참” “현대산업개발은 아파트 무너진 데 아닌가?? 부실 공사 뉴스도 여러 번 나왔었는데 10위라고?”

“OO건설은 대기업 중 꼴찌회사. 우리가 살고 있는 OO는 X판으로 지어났다. 하자투성이고 말로 표현도 못 한다. 지금 소송 중이다” “모르고 댓글 달지 맙시다. 시공능력=품질은 아닙니다” “많이 만든다는 거지 잘 만든다는 건 아니니까 열 내지 맙시다” “건설업 종사자인데 OO 제외하고 나머지 건설사 대부분의 현장은 요즘 근로자 처우나 시공비용 아끼기가 아주 악랄합니다. 분양가 비싸다고 좀 좋게 짓겠지라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강남 비싼 아파트보다 시골구석 분양가 저렴한 아파트가 완성도가 높을 경우도 많아요”.

“건설사 시공이 의미가 있나? 작년에 GS건설에서 노가다(막일) 하던 김씨 아저씨 내년엔 현대에 있고. 그 담엔 대우에 있고. 죄다 하청에 하청이고 똑같은 사람들인데” “그럼 뭐하냐. 하청에 하청을 주고 OOO이 짓는 아파트. 변기마다 XXX으로 넘쳐나는” “업체 갑질 순위인가? 하도급 후려치기 순위인가? 건설사 갑질 지겹다” “별별 거 다 1위 타령하고 있구나? 시공능력 1위? 시험 잘 치를 능력은 있는데 시험 볼 기회가 없어서? 시공능력은 1위인데 일감이 없어서? 1위 타령 그만하고 안전시공 능력이나 확보하소” “그래서 소음 문제는? (분양) 원가 공개하자 제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도 올해 건설 현장에서의 사망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다만 고용부 발표자료에서 사고가 발생한 해당 건설사 실명은 제공되지 않았다. /자료=고용노동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도 올해 건설 현장에서의 사망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다만 고용부 발표자료에서 사고가 발생한 해당 건설사 실명은 제공되지 않았다. /자료=고용노동부

한편 고용부는 앞서 DL이앤씨 시공 현장 감독 결과, 안전관리 미흡 등으로 과태료 약 3억2000만원을 부과했습니다. 아울러 본사 감독에서도 안전관리비 부적정 사용 등을 적발해 과태료 약 9000만원을 매겼습니다. 고용부는 “감독 결과 DL이앤씨가 구축한 안전보건 관리체계는 아직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습니다.

고용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사망사고가 2건 이상 발생한 건설사는 DL이앤씨를 포함해 7개사입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이후로만 따져도 5개사입니다. 고용부는 현재 SK에코플랜트, 계룡건설산업에 대해서도 감독 중이고, 대우건설과 화성산업도 조만간 진행 예정입니다. 최근 건설사들의 언론사 인수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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