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산업부 장관 하려면 ‘전범기업’ 티씨케이 사외이사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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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산업부 장관 하려면 ‘전범기업’ 티씨케이 사외이사 필수?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2.04.12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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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정부 ‘백운규’·윤 정부 ‘이창양’, 일본 도카이카본이 투자한 ‘티씨케이’ 사외이사 이력
도카이카본, 중·일전쟁 당시 물자 조달… 강제동원피해조사위원회 전범기업 리스트 올라
백운규 “전범기업 분류 사실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이창양 “퇴임 절차 밟고 있다”
이창양, 인수위 경제2분과 간사 위촉 후에도 LGD 사외이사 재선임… ‘이해 충돌’ 논란
문재인정부에 이어 차기 윤석열정부의 초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가 공교롭게도 같은 전범기업에서 사외이사로 근무한 이력이 있어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이창우, 사진=티씨케이
문재인정부에 이어 차기 윤석열정부의 초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가 공교롭게도 같은 전범기업에서 사외이사로 근무한 이력이 있어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이창우, 사진=티씨케이

문재인정부에 이어 차기 윤석열정부의 초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가 공교롭게도 같은 전범기업과 연루돼 세간의 입길에 오르고 있습니다. 두 정부에 걸쳐 초대 산업부 장관 후보자가 똑같은 전범기업인 ‘티씨케이’(TCK)에서 사외이사를 지낸 것입니다.

티씨케이는 일본 ‘도카이 카본’이 투자한 코스닥 상장사인데요. ‘한국도카이카본주식회사’라는 이름으로 한국에 진출한 뒤 주식회사 티씨케이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전범기업의 이미지를 세탁한 기업입니다.

도카이 카본은 중·일전쟁 등 과거 전쟁 물자를 납품한 이력으로 전범기업으로 꼽히는 기업입니다. 도카이 카본은 티씨케이의 지분 44.4%를 소유한 최대주주입니다. 이러한 기업에 문재인정부 초대 산업부 장관이었던 백운규씨와, 윤석열정부 산업부 장관 후보 이창양씨가 사외이사로 근무한 이력이 있는 것인데요.

백 전 장관은 2017년 7월 후보자 시절, 티씨케이에서 사외이사로 근무한 이력이 밝혀지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습니다. 2014년 3월 30일부터 티씨케이에서 사외이사로 근무했던 것입니다. 그러다 티씨케이가 전범기업과 연관이 있다는 보도가 나온 2017년 7월 5일 사외이사에서 중도 사임했습니다.

당시 백 후보자는 “티씨케이의 최대주주인 도카이 카본이 전범기업으로 분류돼 있다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백 후보자가 티씨케이 사외이사로 재직한 것은 티씨케이의 2대 주주인 케이씨텍에 반도체 관련 기술을 이전했던 인연 때문으로 전해졌습니다. 백 후보자는 이 같은 논란에도 2017년 7월 장관에 임명돼 다음 해 9월까지 역임했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윤석열정부 첫 산업부 장관 후보자인 이창양씨 역시 티씨케이에서 사외이사로 재직 중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본지가 12일 티씨케이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사업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이 후보자는 2009년 3월 18일부터 2014년 3월 21일까지 5년 동안 사외이사로 근무했습니다. 날짜로 봤을 때 이 후보자 후임으로 백운규 전 장관이 티씨케이 사외이사로 선임된 것으로 보입니다.

전범기업에서 사외이사를 역임한 사실이 알려지자 이 후보자는 지난 11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출근길에서 기자들에게 “(사외이사) 퇴임 절차를 밟고 있다. 이미 다 사퇴 의사를 발표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이 후보자는 티씨케이뿐 아니라 SK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에서도 사외이사를 맡았거나 현재도 맡고 있으면서 수억원의 보수를 받아 이해 충돌 소지가 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SK하이닉스에서는 2012년 3월부터 2018년 3월까지 6년간 재직했으며, LG디스플레이에서는 2019년 3월부터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최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간사로 위촉된 이후에도 LG디스플레이 사외이사로 재선임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편 도카이 카본은 1918년 흑연 생산업체로 출발한 이후 총알·포탄 등 각종 전쟁 물자를 조달한 기업인데요. 특히 1940년 8월 15일에는 우리나라 남포 등에 조선동해전극을 설립해 중·일전쟁 군수물자를 조달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위원회가 2012년 발표한 현존하는 299개 전범기업 리스트에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우리나라에는 1996년 진출했는데요. 그해 8월 7일 우리나라 케이씨 및 슝크카본테크놀러지와 일본의 도카이 카본이 합작투자계약에 따라 고순도 흑연 제품의 제조, 수입 및 판매를 목적으로 설립됐으며, 1996년 10월 23일 외국인투자법인으로 등록됐습니다.

2001년 10월 9일자로 회사명을 한국도카이카본주식회사에서 주식회사 티씨케이로 변경한 뒤 2003년 8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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