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일제 강점기 ‘최악 전범기업’과 손잡은 아모레퍼시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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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일제 강점기 ‘최악 전범기업’과 손잡은 아모레퍼시픽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0.06.05 13: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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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비시 계열 ‘도쿄 미쓰비시 은행’에 차입금 이자 명목 자금 유출
공교롭게도 중국 사드 갈등 여파로 1위 자리 뺏긴 다음해부터 거래
사진=아모레퍼시픽
사진=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이 2017년 중국의 사드보복 직격탄을 맞은 후 계속해서 실적이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이익이 끝없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일본 전범기업에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돈의 일부를 유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바로 일제 강점기 때 최악의 전범기업으로 꼽히는 미쓰비시그룹의 핵심 계열은행인 도쿄 미쓰비시 은행에 말입니다.

본지가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차입금 차입처를 공시한 2017년부터 살펴본 결과, 2018년부터 도쿄 미쓰비시 은행 아자부 지점(Bank of Tokyo-Mitsubishi UFJ, Ltd. Azabu Branch)으로부터 돈을 빌려 이에 대한 이자 명목으로 전범기업에 자금을 유출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올해 1분기에도 이같은 일은 계속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도쿄 미쓰비시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차입했다고 첫 공시에 나온 것은 2018년 1분기인데요. 공교롭게도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갈등 여파로 업계 1위 자리를 LG생활건강에 내 준 바로 이듬해입니다.

2018년 1분기에 5억엔(한화 50억700만원)을 0.59% 이자율로 빌린 데 이어 2분기에는 6억8000만엔(69억원), 3분기는 5억5000만엔(93억2000만원)을 같은 이자율로, 4분기에는 10억엔(101억3100만원)을 Tibor+0.45% 이자율로 빌립니다.

2019년에도 도쿄 미쓰비시 은행으로부터 차입은 이어지는데요. 1분기에 Tibor+0.2% 이자율로 10억엔(102억8100만원), 2~3분기에 같은 이자율에 각 10억엔(107억3400만원)씩, 4분기에는 11억엔(116억9700만원)을 차입했습니다.

올해 1분기에도 Tibor+0.2% 이자율로 14억엔(158억3000만원)을 도쿄 미쓰비시 은행으로부터 차입하며 이자를 지불하고 있습니다.

‘Tibor’는 일본의 도쿄 은행간 거래금리의 통칭을 말합니다. 국제금융거래의 기준이 되는 런던 은행간거래(LIBOR)의 도쿄판으로, 도쿄 금융시장에서 은행간 단기자금 거래시 적용되는 금리입니다. 최근 3년간 Tibor 3개월물 금리는 0.05~0.07% 사이를 변동하고 있었습니다. 이율에 따라 계산하면 수억원이 최근 일본 전범기업에 유출된 것으로 보입니다.

아모레퍼시픽은 실적이 떨어져도 지난해 아베정부의 경제보복으로 인한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반일감정이 극에 달했을 때도 전범기업으로부터 꾸준히 돈을 빌리면서 이자를 지출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그 액수를 더 늘려가는 추세입니다.

미쓰비시는 일제 강점기 당시 최악의 3대 전범기업(미쓰비시, 미쓰이, 스미토모) 중 하나입니다. 13세 소녀들을 비롯해 10만명이 넘는 한국인을 탄광 등지에 강제로 징용했으나 한국 피해자들에게 사과와 배상을 하지 않고 있죠. 이런 추악한 일에 대해 미국과 중국에는 사과를 했지만 우리나라에만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파렴치한 전범기업입니다.

이들은 2014년 국무총리 산하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가 지정한 전범기업인데요.

우리나라 화장품업계를 대표하는 아모레퍼시픽이 이런 악질 전범기업과 손잡고 매년 차입금에 대한 이자 형식으로 전범기업의 주머니를 채워주고 있는 것입니다.

글로벌 시대에 외국계 기업과 손잡고 투자를 받거나 운용자금을 차입하는 것이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하필이면 전범기업이라는 것입니다.

아베정부가 지난해 경제보복 조치에 나선 직후인 7월 5일 기자간담회에서 최종구 당시 금융위원장도 일본 아니어도 돈 빌릴 데가 많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달리 지금 우리 거시경제와 금융시장은 안정적”이라며 “설령 일본이 돈을 안 빌려준다고 해도 우리 금융기관들이 얼마든지 다른 데서 빌릴 수 있다”고 말한 것이 그것입니다.

한편 아모레퍼시픽은 2017년 연간 실적 1위 자리를 LG생활건강에 내 준 후 현재까지 업계 2위로 남아 있는데요. 이익도 점점 쪼그라들며 LG생활건강과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2017년 매출액 6조291억원에서 2018년 6조782억원, 2019년 6조2843억원으로 매출은 조금이나마 늘어나지만 영업이익은 7315억원→5495억원→4982억원으로 줄어들고 있으며, 당기순이익 또한 4895억원→3763억원→2824억원으로, 2년 전에 비해 반토막 수준까지 주저앉았습니다.

올해 1분기에는 매출액, 영업이익, 분기순이익이 전년 같은기간에 비해 모두 하락했는데요. 매출액은 22.1% 줄어든 1조2793억원, 영업이익과 분기순이익도 각각 66.8%, 41.9% 쪼그라든, 679억원, 948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쳤습니다.

반면 LG생활건강은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각각 13.9%, 13.2%, 13.9% 늘어났습니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액은 전년보다 1.2% 늘어난 1조8964억원, 영업이익과 분기순이익 역시 각각 3.6%, 3.8% 증가한 3337억원, 2342억원을 기록하면서 아모레퍼시픽을 저 멀리 떨쳐내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실적이 타격을 받을 것이란 예상을 아모레퍼시픽은 몸으로 고스란히 받아들이는 반면 LG생활건강은 이를 보기 좋게 깨뜨리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아모레퍼시픽 최근 3년 주가 추이
아모레퍼시픽 최근 3년 주가 추이

실적은 주가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데요. 최근 2년간 주가 추이를 보면 아모레퍼시픽은 2018년 5월 2일 35만1500원을 정점으로 계속 하락해 4일 종가 기준 17만3000원으로 반토막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LG생활건강은 2018년 6월 22일 148만원으로 최고치를 찍은 후 코로나19 확산이 극에 달할 즈음인 올해 4월 1일 107만1000원까지 하락했다가 4일 종가 14만3000원을 기록하면서 최고치에 근접해 있습니다.

LG생건 최근 3년 주가 추이
LG생건 최근 3년 주가 추이

증권가에서도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전망을 상반되게 보고 있습니다.

전영현 SK증권 애널리스트는 5일 리포트에서 “LG생건은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럭셔리 화장품 기업 반열에 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유일한 기업”이라면서 “향후 브랜드 가치 재고를 동반한 주가 재평가가 기대된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LG생건의 화장품 부분 내 럭셔리 매출 비중(후+숨+오휘)이 71%라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 화장품 소비 회복 국면에서 럭셔리 포트폴리오를 중심으로 업종 내 가장 안정적인 수요 흡수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에 대해서는 “”이니스프리, 마몽드, 라네즈와 같은 중·저가 브랜드 비중이 60% 이상으로 럭셔리 브랜드의 약진에도 전사 실적이 악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중국의 화장품 수요가 회복되더라도 상대적으로 적은 럭셔리 브랜드 라인업으로 인해 그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News In News]

일본의 대표적인 극우기업 미쓰비시는 강제 연행한 조선인의 노동력을 사용해 제2차 세계 대전 때 군수기업으로 성장했는데, 당시 미쓰비시가 주로 생산한 제품이 가미카제 폭격을 위한 ‘제로센 전투기’ 등이었습니다. 현재도 극우 성향 왜곡 교과서 ‘제국주의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을 후원하고 있는 등 일본의 대표적인 극우단체와 정치가를 후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에 미쓰비시는 우리나라에서 ‘남묘호렌게쿄’로 알려진 일본 신흥 종교 단체인 ‘창가학회’와의 유착 의혹을 사고 있는데요. 창가학회의 주거래 은행이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이라는 소문이 자자합니다.

한국 대법원은 2018년 신일본제철과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승소판결을 내렸지만 이들은 여전히 묵묵부답입니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에는 사과를 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하면서서 오히려 법원에 상고장을 내는 등 반성이라는 단어조차 모르는 파렴치한 짓을 일삼고 있는 기업이 미쓰비시입니다.

지난해 7월 아베정부의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에 나선 원인도 2018년 우리나라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조치였다는 해석입니다.

특히 2016년에 배우 송혜교가 전범기업이라며 미쓰비시 자동차 광고 모델 제의를 거절한 사건은 유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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