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12억 오른 대한항공 조원태, ‘2조 혈세’로 배 불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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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12억 오른 대한항공 조원태, ‘2조 혈세’로 배 불렸나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1.10.12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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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항공사 대표 급여 절반으로 뚝 떨어질 때, 조원태는 64% ↑
매출과 영업이익 크게 줄어들자 직원들 평균 급여는 15.6% 축소
경영정상화를 위해 정부로부터 2조원대의 혈세를 지원받은 대한항공이 조원태 회장의 급여를 크게 늘려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사진=한진그룹
경영정상화를 위해 정부로부터 2조원대의 혈세를 지원받은 대한항공이 조원태 회장의 급여를 크게 늘려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사진=한진그룹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위기 극복을 위해 모든 항공회사가 임직원의 급여를 줄이고 있는 가운데,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이 유일무이하게 연봉을 대폭 올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정부로부터 2조원대의 혈세를 지원받은 대한항공이 직원의 급여는 대폭 줄이면서 오너의 급여는 올리자 비판의 목소리가 큽니다.

본지가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2019년과 2020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6개 항공사(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가운데 유일하게 대한항공만이 대표이사의 급여를 올렸습니다.

항공사별로 보면 대한항공 대표이사 조원태 회장의 코로나 발생 이전인 2019년 급여는 13억7835만원이었습니다. 조 회장의 급여는 코로나 발생으로 항공사들이 한참 허리띠를 졸라매던 지난해 17억3241만원으로 오히려 25.7% 늘었습니다. 여기에 겸직하고 있는 한진그룹의 지주사 한진칼의 대표이사(회장) 급여도 대폭 인상됐는데요.

조원태 회장의 한진칼 급여는 2019년 5억1500만원에서 지난해 13억6600만원으로 2배 이상 늘었습니다. 대한항공과 한진칼의 급여를 합치면 2019년 18억9335만원에서 지난해 30억9841만원으로, 모두 12억506만원(64%)이 상승한 셈입니다.

두 회사는 조 회장의 급여 산정기준 이유에 대해 “이사보수지급기준에 따라 직위 및 직무(대표이사 회장), 근속기간, 리더십, 전문성, 회사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했다”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대항항공과 한진칼의 실적을 보면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코로나로 실적이 추락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한항공의 매출액은 2019년 12조3834억원에서 지난해 7조6062억원으로, 38.6% 축소됐습니다. 영업이익도 1761억원에서 1089억원으로 38.2% 줄었습니다. 한진칼 역시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39억원에서 –2211억원으로, 적자 폭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조 회장이 이처럼 배를 불리고 있는 동안 직원들은 허리띠를 졸라매야 했습니다. 대한항공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2019년 8083만원에서 지난해 6819만원으로, 15.6% 줄어든 것입니다. 문제는 코로나 장기화로 정부가 대항항공 경영정상화를 위해 2조원대의 혈세를 지원한 가운데 조 회장만이 자기 주머니를 채우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올해 8월까지 대한항공에 지급한 고용유지 지원금은 1780억원으로, 6개 항공사에 지원한 3343억원 가운데 53%를 차지합니다. 대한항공은 또 지난해 상반기 산업은행으로부터 1조2000억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도 받았습니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말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을 위해 한진칼을 통해 8000억원 규모를 투자하기도 했습니다.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자금이 모두 2조3343억원입니다.

정부로부터 국민 혈세를 지원받으면서도 오너 일가의 배를 불리는 행태에 국회도 화가 났습니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위기에 빠진 항공사들을 국민의 혈세로 지원하고 잇는 가운데 대한항공 총수 일가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산업은행을 통한 자금 지원이나 고용노동부의 고용 유지 지원금 지원 시 기업 경영층의 자구 노력을 의무화하는 등 강력한 책임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대한항공과는 대조적으로 다른 5개 항공사들은 대표이사부터 허리띠를 졸라맸습니다. 먼저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의 급여가 가장 큰 폭으로 줄었는데요. 2019년 20억712만원에서 지난해에는 1억4304만원으로, 무려 92.9%나 감소했습니다. 진에어 대표이사도 같은 기간 5억6850만원에서 1억800만원으로, 81% 줄어들었고, 에어부산 대표이사 급여도 2억4400만원에서 1억4200만원으로 41.8% 축소됐습니다.

티웨이 대표이사 급여 역시 1억9425만원에서 1억2000만원으로 38.2%, 제주항공 대표이사도 2억5220만원에서 1억5800만원으로 37.4% 각각 줄었습니다. 5개 항공사 대표이사의 급여 감소 폭은 평균 58.26%입니다.

6개 항공사의 직원 1인당 급여도 평균 14.8% 감소했습니다. 직원의 급여를 가장 큰 폭으로 줄인 항공사는 티웨이항공으로, 2019년 5367만원에서 3965만원으로 26.1%나 깎였습니다.

에어부산은 5537만원에서 4203만원으로 24.1%, 제주항공은 5479만원에서 4464만원으로 18.5%, 대한항공은 8083만원에서 6819만원으로 15.6%, 진에어는 5468만원에서 5225만원으로 4.4% 감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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