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의 한진칼 유상증자 참여, ‘혈세 낭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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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은행의 한진칼 유상증자 참여, ‘혈세 낭비’ 논란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11.23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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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 발행가격, 증권사 목표가의 2배 넘어… 이번주 ‘법원 판단’에 촉각
강성부 KCGI 대표.
강성부 KCGI 대표.

“산업은행과 정책당국의 항공업 통합과 실업우려에 대한 궁여지책이다.”

한진그룹 경영권을 둘러싸고 조원태 회장과 갈등을 벌이고 있는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지난 20일 내놓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와 관련한 보도자료입니다. 국책은행과 정부 당국이 ‘조 회장의 경영권 방어에 동참하게 된 참사’의 본질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한 것입니다.

오늘(23일)도 한진칼 주가가 강세를 보인 가운데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 지분 확보를 위한 유상증자의 가격 적정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기업가치와 무관하게 치솟은 주가 때문에 국민의 혈세가 제대로 회수되기 어려울 수 있어서입니다.

이날 한진칼(180640)의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3.26% 오른 7만61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한진칼우(18064K)도 3.61% 뛴 5만4600원에 마감했습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3자 연합’(조현아·강성부펀드·반도건설)이 한진칼 지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소식 등이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KCGI의 종속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는 지난 12일 메리츠증권과 한진칼 550만주를 담보로 한 계약을 맺었습니다. KCGI 쪽은 이번 계약 등을 통해 1300억원을 대출받았습니다. 조 회장도 하나은행에서 42만5000주를 담보로 받은 대출(100억원)과 하나금융투자에서 한진칼 15만주를 담보로 받은 대출(27억원)을 연장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들어 경영권 분쟁으로 한진칼 주가가 이처럼 널뛰고 있는데 산은의 참여로 경영권 이슈가 해소되면 발행 수익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 데 주목하고 있습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유상증자 방식을 제3자 배정으로 한다는 것에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한진칼 주가 추이.
한진칼 주가 추이.
23일 한진칼, 대한, 아시아나항공 주가. /자료=네이버 증권정보
23일 한진칼, 대한, 아시아나항공 주가. /자료=네이버 증권정보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에게 우선권을 줘야하는데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증자하게 되면 주주의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추진하면 관련 규정에 따라 할인율이 10%로 정해지는데, 아시아나 항공을 인수하는 한진칼의 유증 할인율은 30% 이상은 되어야 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특히 경영권 분쟁 이슈가 터질 때마다 널뛰는 주가도 기업가치에 만지 않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한진칼의 주가 추이를 보면 지난해 11월 22일 3만2250원이다가 경영권 이슈가 불거진 올해 4월 20일 11만1000원으로 3배 넘게 뛰었습니다. 이후에도 지난 9월 말 6만원대 후반이던 주가는 지난 16일 산은의 유상증자 참여 발표에 9만5500원까지 올랐습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진칼 적정주가를 제시한 증권사 4곳의 평균 가격은 2만9500원입니다. 앞서 지난 16일 한진칼이 책정한 신주의 발행가액 7만800원의 절반도 되지 않는 것입니다. 대신증권은 최근 목표주가 3만1000원을 유지했습니다. 유안타증권은 3만3000원, KTB투자증권은 3만원을 제시했습니다. IBK투자증권은 지난 9월의 2만4000원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산은의 유증 참여로 인한 혈세 누수 우려 속에 KCGI가 신청한 ‘한진칼의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결과가 이번 주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가처분 신청에 대해 전문가들도 절차적인 면에서 주주를 설득하는 작업이 부족했다고 지적합니다. 산은이 경영권 분쟁에서 사실상 조원태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것입니다.

이를 의식한 듯 산은은 법원의 판단을 앞두고 여론전에 돌입했습니다. 산은은 이날자 보도자료를 통해 “양대 국적항공사의 통합, 항공산업 구조개편 작업을 성공적으로 이행해 나가기 위해서는 한진칼에 대한 보통주 투자가 필요하다”라며 “이는 현 계열주의 경영권 보호를 위해서가 아님을 재차 강조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근거 없는 의혹 제기에 대해선 강경 대응도 예고했습니다. 산은은 “국책금융기관으로서 국가기간산업의 근본적인 개편 작업이 갖는 의의와 중요성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책임을 부담하고 있다”라며 “그 어떤 근거 없는 의혹제기와 비난에 대해 의연하고 단호히 대처하겠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조원태 회장(왼쪽)과 조현아 전 부사장. /사진=한진그룹
조원태 회장(왼쪽)과 조현아 전 부사장. /사진=한진그룹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산업 독점 및 특혜 논란과 함께 주주와 국민들의 피해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항공사 독점체제는 좀 그런데” “절대 반대다. 독과점에 결국 국민들 손해, 그리고 산은이 왜 지금 경영권 싸움에 끼어들어 재벌에게 특혜를 주냐” “일반주주들 불쌍하다. 정부는 왜 지분경쟁에 참여하는가. 명분도 실리도 없는 합병이다” “누군가 그러더라 대한항공이 아시아나 먹은 건 숙제였다고... 숙제가 끝났다~라고 무슨 뜻일까”.

“1. 신기술 도입 - 아니죠? 2. 재무구조 개선 - 아니죠? 그럼 3. 경영권 방어 - 모르죠? 그럼 신주발행은 불법이에요. 이건 유치원생도 알 만한 일인데.. 나라가 하겠다니 불법이 불법이 아닌 세상 되는 거면.. 대체 사법독립은 어느 나라가 하는 겁니까??” “결국은 손해는 주주몫일뿐 이러니 대기업이 나쁘단 소리 듣는 거야. 능력 없는 ceo에 정말주주들 죽어나는 구나”.

지금 여론은 주주 가치와 국민 이익에 반하지 않는 산업은행과 정책당국의 결정을 촉구하는 것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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