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에 돈 빌리셨나요”… ‘2444억 경감’ 나도 혜택?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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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에 돈 빌리셨나요”… ‘2444억 경감’ 나도 혜택?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06.21 1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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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주요 시중은행과 인터넷 전문은행 대출금리 비교. /자료=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주요 시중은행과 인터넷 전문은행 대출금리 비교. /자료=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와, 중금리 늘리라고 했더니 기존 대출 고객들 금리를 올리네.”

오늘(21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4월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3.73%였습니다. KB국민·신한은행보다 0.47%p 높습니다. 지난해 10월(2.88%)만 해도 국민(2.92%), 신한은행(2.82%)과 비슷했던 카뱅 대출금리는 당국의 ‘중금리 대출’ 압박과 무관치 않습니다. 전날 대출금리 인하 소급적용을 밝힌 저축은행과 다른 행보에 누리꾼들의 볼 멘 소리가 이어집니다.

‘소급적용’. 법률이나 규칙 따위가 시행되기 전에 일어난 일까지 거슬러서 영향을 끼치는 것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저축은행업계가 <이자제한법 및 대부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2018년 11월 이전 대출자에게까지 소급적용하기로 결정하면서, 모든 고객이 금리인하 혜택을 볼 수 있게 됐습니다. 약 58만2000명의 대출 이용자가 2444억원의 이자 부담을 덜게 된 것입니다.

21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 돈을 빌려 쓴 고객을 대상으로 법정 최고금리 인하 혜택을 적용한 ‘금리 부담 완화방안’을 마련했다고 전날 밝혔습니다. 이 방안은 대부업법 시행령 개정안 적용 대상뿐 아니라 모든 대출 고객의 이자율을 연 20% 이하로 내리는 것입니다. 새 대부업법 시행령은 다음 달 7일부터 법정 최고금리를 연 24%에서 연 20% 이하로 인하합니다.

저축은행업계가 이자제한법 시행령 개정령을 소급적용하기로 하면서 58만명이 넘는 대출 이용자가 2444억원의 이자 부담을 덜게 됐다. /사진=픽사베이
저축은행업계가 이자제한법 시행령 개정령을 소급적용하기로 하면서 58만명이 넘는 대출 이용자가 2444억원의 이자 부담을 덜게 됐다. /사진=픽사베이

이에 따라 모든 저축은행은 2018년 11월 1일 이후 체결 및 갱신·연장한 대출과 앞으로 취급하는 대출에 대한 금리를 연 20% 이하로 내려야 합니다. 저축은행중앙회의 이 같은 시행령 소급적용으로 SBI·OK·웰컴·한국투자 등 대형 저축은행도 금리를 내립니다. 페퍼·JT친애·상상인저축은행은 이보다 앞서 금리인하 소급적용을 밝힌 바 있습니다.

박재식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은 “이번 금리부담 완화방안을 통해 약 58만2000명 고객에 약 2444억원의 이자경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단기적으로 경영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저축은행의 역할과 신뢰를 높일 수 있는 전환점으로 삼겠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소급적용으로 저축은행에서 돈을 빌려 쓰고 있는 고객들은 1인당 평균 42만원의 이자 부담을 덜 수 있게 됐습니다. 대출 고객들이 이 같은 금리인하 혜택을 받으려면 별도의 신청 서류는 필요가 없습니다. 거래하고 있는 저축은행에서 금리인하 결과를 고객에게 문자나 이메일, 전화 등을 통해 안내할 예정입니다.

금리부담 완화방안으로 저축은행에서 돈을 빌려 쓰고 있는 고객들은 1인당 평균 42만원의 이자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사진=저축은행중앙회
금리부담 완화방안으로 저축은행에서 돈을 빌려 쓰고 있는 고객들은 1인당 평균 42만원의 이자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사진=저축은행중앙회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최고금리 20%도 여전히 높다라면서 ‘양극화 해소’에는 도움이 될 거라며 반기고 있습니다. 아울러 예대마진으로 배 불리는 금융사들의 ‘이자장사’에 대한 쓴 소리도 이어집니다.

“그동안 없는 사람 많이 우려먹었다. 20%도 많다. 법정최고금리를 쓸 정도면 없는 사람이 쓰지 있는 사람이 쓰겠나. 어쨌든 양극화 해소에 조금은 도움 될 거 같아 환영한다” “20프로의 이자도 고리대금이다. 10프로 더 낮추어야 한다” “1년에 24% 대출이자를 내다가 4% 줄어든 20%를 낸다고 달라질게 있을까? 연 4% 이자를 내기도 힘든데! 24% 대출이자를 내는 경우의 정도가 되면 거의 끝자락 일듯한데?” “그동안......ㅁㅏㅇㅣ 뭇다 아이가~~ㅜㅜ””.

“금융사들 저축하면 이자 쥐꼬리 주고 대출은 이자가 넘 비싸다. 금융사 다니는 것들 연봉으로 다 들어간다” “금융기관들 수익률 대폭 낮춰야한다. 산업특성상 공익성을 더 부여하고 사익은 낮추어야 한다. 저것들 자금원 대부분이 국민들의 세금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특히 금융기관 직원들에 대한 특혜나 과도한 직원복지는 반드시 대폭 축소시켜야만 한다. 그게 정의고 공정이다” “이게 진짜 좋아진 거면 이전엔 얼마나 안좋았단 거지...???” “제 1.2금융권 가산금리제 없애라~!”.

신한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수신 상품, 즉 예금이나 적금 상품을 간소화하고 있다.
신한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수신 상품, 즉 예금이나 적금 상품을 간소화하고 있다.

한편 은행권에 따르면 수신 상품, 즉 예금이나 적금 상품을 줄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신한은행은 4월 말 21개이던 적금 상품을 다음 달까지 18개, 올해 말까지 15개 수준으로 줄일 방침입니다. 하나은행도 예·적금 상품을 지난 4월 말 40개에서 36개로 줄이고, 지난 18일부터는 외화정기예금 5종도 모두 판매 중지했습니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도 이보다 앞서 일부 수신상품 판매 중단을 결정했습니다. 업계에서는 풍부한 유동성으로 수신이 몰리면서 굳이 상품을 늘려가면서까지 자금을 끌어올 필요성이 없어졌다고 풀이합니다. 여기에 인터넷 전문은행처럼 주력 상품만 남겨두는 등 상품 라인업 간편화 추세도 이 같은 흐름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내다봅니다.

은행권에서는 이 같은 상품 간소화와 함께 임직원 감소세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최근 10년 사이 시중은행 직원이 8000여명 줄었는데 올해 1분기에만 1200여명이 짐을 쌌습니다. 은행원 감소현상은 인공지능(AI)을 통한 업무 자동화와도 무관치 않습니다. 한 누리꾼의 말처럼 로봇이 아닌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은행을 만들 때입니다.

“IB 투자은행 업무를 확충하지 않는 이상 단순히 예대마진 등 업무로 돈을 벌어왔던 직장들 서서히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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