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저축은행중앙회장 ‘민-관’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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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저축은행중앙회장 ‘민-관’ 격돌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2.01.21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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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화경 하나저축은행 대표 vs 이해선 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2파전 유력
오화경 하나저축은행 대표(왼쪽)와 이해선 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오화경 하나저축은행 대표(왼쪽)와 이해선 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박재식 저축은행중앙회장의 임기가 지난 20일 종료되면서 차기 회장 후보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 20대 회장 선거는 지난 선거와 마찬가지로 민(民)‧관(官) 후보 간의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대 회장 선거에서는 남영우 전 한국투자저축은행 대표와 박재식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이 맞붙었다. 그 결과 관료 출신인 박재식 후보가 당선됐다. 역대 저축은행중앙회장 가운데 우리금융 회장 출신인 18대 이순우 회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관료 출신이었다. 이순우 전 회장은 단독출마 방식으로 사실상 추대됐다.

따라서 이번에도 관료 출신이 득표에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지만, 회원사 일각에서는 업계를 잘 아는 인사가 오기를 희망하는 분위기도 돌고 있어 최종 결과는 예단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번 선거에는 민간 출신인 오화경 하나저축은행 대표이사와 금융당국 출신 이해선 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의 2파전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당초 후보로 4~5명이 하마평에 올랐으나 오 대표와 이 전 위원장으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오 대표는 유진투자증권과 외국계 금융사인 HSBC 영업총괄(전무)을 거쳤다. 아주저축은행, 아주캐피탈 대표이사를 맡은 뒤 2018년부터 하나저축은행을 이끌어왔다. 10년 이상 저축은행 업계 경력을 쌓은 만큼 저축은행업계의 이해와 전문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오 대표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관료 출신이 힘이 있는 것이 아니라 내부의 다양한 의견을 통일시키는 것이 진정한 힘”이라면서 “민간기업에서 목표지향적 과제를 해결하고 조직을 다뤄본 경험을 바탕으로 저축은행산업의 역할과 방향성에 대해 중앙회 조직 차원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싶다”라고 밝혔다.

또 “당국과 국회 출신 전문가로 자문그룹을 구성해 이들이 짜낸 탄탄한 규제완화 논리를 바탕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중앙회장 개인기로 대관(對官)을 하는 시대는 지났다”라고 강조했다.

이해선 전 위원장은 행시 29기 출신인 정통 관료 출신이다. 김대중정부 시절 금융감독위원회 혁신행정과장과 은행감독과장을 지냈다. 이후 금융위 은행과장과 중소서민금융 정책관 등을 거친 뒤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과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을 지냈다. 관료 출신으로서 금융당국과의 소통에서 역할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전 위원장은 “서민과 영세 소상공인들이 저축은행 고유의 영업기반이었는데 금융의 디지털화, 계속되는 금리 인하 등으로 이러한 영업기반이 무너지고 있다”라며 “저축은행업계의 새로운 고객 기반을 무엇으로 가져올지 업계의 장기적인 먹거리도 찾겠다”라고 말했다.

또 “당국과의 긴밀한 의사소통, 은행·보험 등 다른 업권과의 이해관계 조율 등이 중요한 만큼 정책을 다뤄본 경험과 네트워크가 풍부한 중앙회장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약 약속한 성과를 제대로 내지 못할 경우 임기를 마치기 전에 중앙회장 자리에서 내려오겠다고 밝혔다.

한편 저축은행중앙회는 21일 회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공식 선거공고를 냈다. 이날 공고를 시작으로 다음 달 4일까지 후보 등록을 마치고, 같은 달 17일 임시총회에서 전국 79개 저축은행이 1사1표 투표로 차기 회장을 선출하게 된다.

저축은행중앙회장의 임기는 3년이며, 연봉은 5억원(각종 수당 포함)에 달한다. 그동안 관료 출신이 사실상 독식해온 저축은행중앙회장 선거의 판도가 이번에는 바뀔지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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