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또 묶었다. 지난해 7, 8, 10, 11월과 지난달에 이어 여섯번째 동결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5일 정례회의를 열고 현재 연 0.50%인 기준금리를 유지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내수 부진 등 경제 불확실성이 높다는 진단에서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해 3월 16일 빅컷을 단행하며 1.25%였던 금리를 0.75%로 내렸다. 이어 5월 28일 추가 조치를 통해 0.50% 수준까지 인하했다. 이번 동결 조치로 9개월째 최저 금리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추가 인하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비교적 안정된 금융시장과 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 과열 논란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또 코로나19 3차 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영향으로 실물경제가 여전히 불확실해 금리 인상 여력은 없다고 판단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 가계 빚 증가도 부담이다. 코로나19에 따른 가계의 빚(신용)은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726조1000억원으로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다.
이주열 한은 총재의 발언은 당분간 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이 총재는 지난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 회의에 참석해 “앞으로 국내 경제의 회복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용해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조치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 기준금리와 격차도 0.25∼0.50%포인트로 유지됐다. 연준은 지난해 3월 기준금리를 1.00~1.25%에서 현 수준인 0.00~0.25%로 낮춘 이후 7번 연속 동결하고 있다.